본문 바로가기
하브루타와 코칭 & 멘토링

하브루타 러닝 타임, 교학상장과 효학반에 대하여

by 코리안랍비 2023. 12. 9.
728x90
반응형
SMALL


敎學相長 (교학상장)효학반

하브루타에 가장 밀접한 사자성어라면 당연 교학상장입니다.


교학상장은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진보시켜 준다’ 라는 뜻입니다. 사람에게 가르쳐 주거나 스승님에게 배우거나 모두 자신의 학업을 증진시킨다는 것입니다. 교학상장은 가르치는 일과 배우는 일이 서로의 공부를 진보시키는 것입니다.

일본의 유명한 작가였던 ‘나쓰메 소세키’는 “나는 죽을 때까지 진보하겠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진보하기 위해 날마다 자신을 鞭撻(편달)하였습니다. 우리도 죽을 때까지 진보하려면 '교학상장'의 자세를 겸비해야 합니다.




한국은 오랫동안 유학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유학은 종교라기보다는 철학이며, 유학은 관직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등용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유학은 교육과 학문으로서의 입장이 강하였습니다. 원래 교학상장은 禮記(예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예기의 학기편을 보면,

“學然後知不足 敎然後知困(학연후지부족 교연후지곤)
知不足然後能自反也 知困然後能自强也(지부족연후능자반야 지곤연후능자강야)
故曰敎學相長也 (고왈교학상장야)“


“아무리 좋은 玉(옥)이라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이런 까닭으로 옛날 어진 임금은 가르침과 배움을 우선으로 삼았다. 배워 본 후에 자신의 부족함을 알 수 있으며, 가르친 후에 비로소 그 어려움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가르치고 배우면서 더불어 성장한다고 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교학상장은 스승과 제자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서경 열명(書經 說命)에서도 '남을 가르치는 일은 자기 학업의 반을 차지한다'는 '효학반(斅學反)'을 다시 한번 강조했던 것입니다.

교학상장은 자주 인용되나, 효학반은 아마 처음 보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탈무드는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성서와 영어를 가르치면서 도리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묻고 답하면서 더 많은 서로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 농암 김창협 선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오늘날의 대학급인 성균관의 책임자 (지금으로 말하면 총장)가 되어 유생을 깨우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부족한 내가 외람되이 大司成(대사성)에 임명되어 사직을 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뻔뻔하게 스승의 자리에 앉게 되었으니, 나 스스로 거칠과 경박하여 선비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변명하기에 구차하지만 나의 뜻은 그저 매일 성균관에서 밤낮으로 여러 유생들과 만나며 할 말이 있으면 서로 고해주고 의심스러운 것이 있으면 서로 토의하고 착한 것을 보면 반드시 칭찬해 주고 잘못된 일을 들으면 반드시 주의를 주어, 마음과 뜻이 골고루 미쳐 敎學相長(교학상장)함으로써 나를 임용한 국가의 뜻에 조금이나마 副應(부응)하고 싶을 뿐입니다.” 라고 하면서 농암 선생은 철저히 겸손한 인품으로 사람들을 대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교학상장은 지성과 더불어서 중요한 겸손과 겸비의 자세를 요구합니다. 상대방을 최대한 높여주며 자신을 최대한 낮추는 자세야말로 유학의 근본적인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브루타는 유대교 교육철학입니다. 이 교육철학이 지금껏 유지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주고, 서로 좋은 우정의 학습시스템을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수 많은 학습법들이 존재하지만, 하브루타의 학습법은 ‘교학상장’에 가장 근접한 형태입니다.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과 하나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성서와 탈무드를 놓고 갑론을박하지만 그리하여도 서로 흐트러짐이 없는 마음가짐을 갖게 합니다.

이스라엘 유학 중에 많은 학생들이 서로 묻고 답하며, 그리고 아이디어와 의견을 수시로 전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이 깊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교수와 학생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지만 아직 학생들간에 지적 토크나 우정의 시스템을 갖춘 경우는 상당히 적습니다. 대학 현장에서도 ‘나 혼자 공부한다’ [나.혼.공]이 많습니다. 함께 공부하며, 함께 연구하고, 함께 서로를 이끌어주는 ‘교학상장’의 자세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끔 강연을 할 때 반드시 ‘지적 친교나 사귐을 위한 짝꿍’을 맺어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합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서도 반드시 친구의 장점과 위대성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탈무드는 ‘자신보다 한 수 위의 친구를 사귀어라’ 라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자신보다 한 수 아래 낮다고 해서 무시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브루타는 겸손의 가치가 무척 중요합니다. 독서를 오랫동안 하면서 ‘벼가 익으면 저절로 고개를 숙이듯이, 책을 많이 涉獵(섭렵)하게 되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약성경 야고보서 4장 6절에는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겸손한 사람과 어울려야 합니다. 교만한 사람에게 겸손하게 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겸손한 사람을 얻고, 서로 성장시켜주는 진정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얕은 공부는 자신의 이기심과 욕심만을 배양하는 공부하고 할 수 있습니다.
깊은 공부는 반드시 교우와 함께 하는 공부이며, 이타심과 배려를 배양하는 공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도 늦지 않았습니다.
날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십시오. 혼자 공부를 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쓸 대상이나 모임을 찾아 보십시오. 상당히 건전하고 바른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학상장의 자세는 나이가 50이 넘어서도, 60이 넘어서도 갖추어야 할 평생의 里程標(이정표)와 목적의 기준이 됩니다. 공부합시다. !! 늦지 않았습니다. !! 아직 힘과 여력이 있을 때 하십시오. 저와 여러분은 可能性(가능성) 그 자체입니다.

2023년 8월 27일 일요일 저녁에
‘無二書院)’에서 김재훈 쓰다.


무이서원은 – 둘도 없는 도서와 토론을 위한 장입니다. 언제 아산에 오십시오. 약 1만 여권의 책이 있습니다. 맛있는 식사도 대접하겠습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