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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와 코칭 & 멘토링

막내 아이의 치명적인 질문 답변 못하는 박사

by 코리안랍비 2023.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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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이의 치명적인 질문 - 바이러스 Virus
그리고 아무말도 없었다.


오늘 아침에는 아인이가 동화책 3권을 가지고 왔다.
유치원에 일찍 보내야 하는데,동화책을 한사코 읽겠다고 한다.
그래서 무슨 책을 읽는가 살펴 보았더니,
이솝우화 한편과 독일동화와 한국동화였다.
그 중에서 한권만 읽는다고 하였다.
제목이 [눈사람아, 춥지] 였다.

아인이는 그 동화책을 초등학교 3-4학년들이 읽듯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줄줄이 읽어댄다.
나는 순간 눈이 휘둥그래져서,

"아인아, 책을 빨리 읽는구나"

난 아인이와 그 동화책을 같이 읽고, 눈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성발달에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었다.
그 동화책을 다 읽고나서 , 유치원에 가기 전에
내가 운영하는 학원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학원에 도착하여 아인이에게 물한잔을 주고서,
"오늘은 무엇을 물어보고 싶니?"

"음... 아빠 바이러스가 뭐야?"
"뭐, 바이러스? 너가 어떻게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알아, 어디서 보았니?"
"음... 티비에서 봤는데, 바이러스는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거래요"

"그렇지, 바이러스가 뭘까?"
아빠로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을 해주기가 정말 어려운 질문이었다.
거기다가 6살짜리가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알아야 할 이유도 없는데, 무척 궁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아인이는 아빠가 박사니까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음, 바이러스란, 세균보다 작은 병원균이야. 이 균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서 세포라는 곳에서 서식을 하고, 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게 만들어. 그리고 세포에서 계속 번식하고 자라서 퍼지게 된단다."

"아빠, 똑똑하다. 그런데 바이러스 속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헉, 순간 그 질문에 눈앞이 캄캄해진다.
그래도 생명공학을 나름 공부한 사람이어서 추가설명을 하기로 했다.
"바이러스 속은 말야, RNA나 DNA라는 단백질로된 유전물질로 구성되어 있단다"

"와, 아빠, 똑똑하다. 그럼 RNA나 DNA는 영어같은데... 뭐예요?"

이제 나는 더 이상 대답해 줄 수 없었다. 솔직히 ,RNA나 DNA는 전문가들도 어려워하는 유전정보를 가진 물질인데, 나는 아예 속수무책이었다.

"아인아, 아빠는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

그러자 아인이의 대답이 무섭다.
"아빠, 학원에 이렇게 책이 많은데, 몰라요?, 공부 좀 하세요, 책도 읽으시구요"

아인이의 직격타에 그만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음, 알았다, 아빠가 요즘 책을 안읽기는 한다. 하루에 한권은 읽어야 하는데..."

아인이는 또 다른 질문을 하려고 준비한다.
어서 아인이를 데리고 가야 하는데,
또 다른 질문이 날라올까봐 미리 선수를 치기로 하였다.

"아인아, 이제 유치원 가자, 늦었네, 선생님이 기다리신다."

그렇게 아인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는 학원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바이러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는 라틴어로 '비루스'라고 하며,
'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을 새로 배웠다.
아인이 덕분에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었다.

유태인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어리석은 질문에도
반드시 대답을 잘 해 주려고 노력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는 말을 자주 해준다.

유태인 가정을 보면, 최소한 1000권 이상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질문을 하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책에서 찾는 연습을 한다.
그래도 모르면 도서관에 가서 알아본다.
그래도 모르면 학교 선생님들이나 교수들에게 물어본다고 한다.
그래도 모르면 계속해서 바른 대답이 나오기까지 노력한다.
그래서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사람들이 바로 유태인이다.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무서운 민족이 유태인이다. 이를 '후츠파' 정신이라고 부른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한, 기가 안죽는" 그런 의미이다.

한국부모들은 모르면
"나도 몰라, 아빠에게 물어봐, 아니면 책봐" 하면서 책임을 회피한다.
그런 아이는 반드시 삐뚫어진 사고방식을 갖기 쉽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은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는다.
공부 잘하기를 바라면서, 공부하지 않는 부모에게
아이들은 모범이 되지 않는다.

그런 아이들이 호기심이 많아도 기가 죽어서
학교에서도 질문을 하지 않으며
어디서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다.
나도 유대인 사고방식이 강하여서
수없는 질문을 만들어서 물어 보았는데,
제대로 답변해 주는 선생과 교수들을 만나 보기가 어려웠다.
나중에 친구들도 나를 싫어했다.

나의 질문은 이렇다.
"인간은 왜 걸어가죠?"
"인간은 왜 날지를 못하죠?"
"인간은 왜 심장이 하나죠?"
지금 생각하면 별들에게 물어볼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든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질문을 하는 사람은 잠시 바보가 되지만,
질문을 하지 않는 사람은 영원한 바보가 된다."

아인이의 질문을 답하기 위하여 나는 책을 더 봐야 하고,
치명적인 질문을 답하기 위해서 다양한 책을 접해야 한다.
아인이는 늙어가는 아빠를 공부시키는 꼬마 철학자이다.


ㅡ 지금 2020년 아인이는 초등 2학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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