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0일(현지 시각) 노르딕 리스폰스 2024 연합훈련에서 위장복을 입은 해병대원이 상륙작전 중 이동하고 있다. 노르딕 리스폰스 2024는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나토 연합 군사훈련으로, 2006년부터 2년마다 노르웨이 북부 극지방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진행된다. 그동안 ‘한랭 대응(Cold Response)’ 훈련으로 불렸으나 올해부터 명칭이 변경됐다. 이번 방어훈련에는 새 회원국이 된 핀란드와 스웨덴도 함께 나섰다.
210년간 중립을 지켜온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32번째 동맹국으로 들어오게 됐어요. 스웨덴은 2022년 5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석 달 만에 나토 가입 의사를 밝혔지만 나토 회원국인 헝가리와 튀르키예의 반대로 가입이 늦어졌어요. 규정상 나토에 가입하려면 모든 회원국의 허가가 필요하거든요. 그러던 중 두 나라가 입장을 바꾸면서 스웨덴은 21개월 만에 나토에 합류하게 됐어요. 나토가 뭐기에, 서방국가들은 나토 가입에 열을 올리는 걸까요?
평화를 위해 75년 전 세워진 군사동맹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집단방위(集團防衛)를 상징하는 나토 제 5조 핵심 조항에 담긴 원칙이에요. 나토는 1949년 네덜란드·미국·벨기에·이탈리아·영국 등 영미권과 유럽 12국이 러시아(옛 소련)의 유럽 침략과 위협에 맞서기 위해 설립된 군사동맹이에요. 이름 자체부터 북대서양 국가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가입할 수 없죠. 나토의 목표는 러시아를 둘러싼 서방국가들이 집단방위를 통해 평화를 지키는 거예요. 조약에 따라, 한 회원국이라도 적에게 공격당할 경우 나토 회원국들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서로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죠. 1952년 그리스·튀르키예, 1955년 서독, 1982년 스페인, 1999년 체코·폴란드·헝가리가 차례대로 가입했어요. 1990년대 러시아의 옛 소련 체계가 무너지면서 지난 30여 년간 동유럽국을 중심으로 나토 회원국은 늘어났죠. 러·우 전쟁이 발생했을 때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핀란드는 전쟁 발발 두 달 뒤인 2022년 4월, 회원국이 됐어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핀란드에 이어 최근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입하면서, 나토는 북극권의 중요한 요충지(要衝地·군사적으로 중요한 곳) 발트해(북유럽과 중앙유럽 사이에 위치한 바다)를 품게 됐어요. '러시아의 호수'로 불렸던 발트해는 이제, '나토의 호수'로 불리게 됐죠. 발트해 연안에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인 칼리닌그라드가 있는데요. 이곳은 러시아 발트함대(러시아 해군의 4개 함대 중 하나)의 본거지이자,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등 주요 핵무기가 배치돼 있죠. 여기에 북극을 둘러싼 덴마크·미국·아이슬란드·캐나다 등이 모두 나토 회원국이 되면서 북극해 또한 나토가 품게 됐는데요. 북극에는 러시아 해군의 핵심 부대인 북부 연합부대가 자리 잡고 있어요. 이들이 자리 잡고 있는 북극해 일대에는 석유, 천연가스, 니켈, 아연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경제적으로 중요한 곳으로도 꼽히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원유·원자재 수출 통로가 막히자 북극항로를 활용해 아시아권 수출을 확대한 바 있어요. 하지만 이마저도 나토에 의해 봉쇄될 위기에 처했죠. 러시아의 북서쪽 육로는 핀란드에, 해로는 스웨덴에 가로막힌 형국이기 때문이에요.
나토 가입 승인까지 2년 걸린 스웨덴… 그동안 왜 안 받아준 거죠?
스웨덴은 나폴레옹 전쟁(1814) 이후 주변 서방국가를 비롯해 어떤 나라와도 군사동맹을 맺지 않았어요. 스웨덴은 대표적인 중립 노선을 지켜온 국가로, 스스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북유럽 최대 규모 육·해·공군을 유지해 왔죠. 하지만 튀르키예와 헝가리는 그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어요. 튀르키예는 자신들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지원했다는 이유로, 헝가리는 스웨덴이 헝가리를 비(非)민주적인 나라라고 비판해온 것을 문제 삼았죠. 그러던 중 스웨덴은 오랫동안 유럽연합(EU)에 가입하고자 했던 튀르키예를 도와주는데요. 이를 계기로 헝가리는 스웨덴과 전투기 판매 협정을 맺는 등 두 나라는 스웨덴의 가입을 다시 찬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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