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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동식물의 문학사 & 탐험사&세계사

동식물의 세계사 11, 늘 푸른 소나무의 세계사

by 코리안랍비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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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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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푸른 소나무의 세계사

그동안 동물들만 다루었더니 식물들이 아우성을 친다.

“우리도 다루어주세요.” 그래서 제일 먼저 고른 식물이 바로 [소나무]이다.식물들에게도 동물처럼 12 간지가 있다면, 제일 간지나는 것은 소나무이다.그 다음으로는 대나무를 고르고 싶다.

한국의 산하를 보면 주종이 바로 [소나무]이다. 세계적인 소나무 사진작가인 배병우는 “한국인들은 소나무를 제일 좋아하는 나무이며, 한국인들의 얼굴은 소나무를 많이 닮았다”고 한다. 영국의 전설적 가수인 엘튼 존이 그의 소나무 사진을 비싼 가격에 구입했다고 한다. 소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의 북부 고원지대만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 골고루 분포한다.

“숲은 인류 역사의 출발이자 인류 미래의 희망이다” 라고 한다. 인간보다 먼저 지구상에 존재한 나무는 인간을 존재케 한 주요 에너지였다. 따라서 인간의 숲에 대한 인식은 곧 인류의 역사관이기도 하다. 한중일에서는 이 숲에 대한 가치와 보존에 특별히 신경을 썻다. 숲이 사라지면 곧 민족도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숲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나무 숲’이다. 오늘 이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다각도로 해본다.



<소나무의 송(松)자>
소나무는 한자로 송(松)자를 쓰는데 이 글자의 오른쪽은 공(公)자인데 이 나무가 모든 나무의 윗자리에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시진이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보면 “소나무는 모든 나무의 어른(長)이다” 라고 한다.

그런데 이 글자의 어원은 바로 진시황제와 관련이 있다.
시황제가 길을 가다가 소나무를 만나 비를 피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보답의 의미로 ‘목공(木公)’이라는 칭호를 내렸다고한다.(사기의 시황제본기에 등장) 그래서 두 글자가 합쳐져서 송(松)자가 되었으니, 이 소나무의 가치와 평가가 대단하다는 것을 자고로 알 수 있다.


<소나무 숲>
소나무가 많은 숲은 어디가나 좋다. 전국 각지에는 어디가나 소나무 숲이 있다. 한국은 소나무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에만 소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원에도 반드시 소나무가 있다. 사계절 푸르름을 유지하는 상록수이기에 정원수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이다. 지금은 아파트의 조경수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소나무이다.

경주시에 가보면 신라의 많은 왕릉들을 볼 수 있다. 이 신라왕릉등은 대부분 <송림(松林)>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거기에는 사진작가들이 자주 와서 작품을 남기려고 애를 쓴다. 고려왕릉이나 조선왕릉도 송림을 주위에 조성을 한다. 우리나라의 상당수 좋다는 무덤을 가보면 주위에 소나무를 심어 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소나무 숲은 ‘천년의 숲’이라고 불리운다. 경주 삼릉의 소나무 숲은 강력히 추천하는 곳이다. 한군데가 더 있다면 안동 하회마을에 만송정숲(천연기념물 473호)도 추천한다. 이 숲은 서애 유성룡의 형님이 약 1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서 조성된 숲이라고 한다.

이 소나무 숲이 한중일에는 흔하게 보이는 것이지만 러시아나 다른 나라에서는 희귀종이나 보호종으로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현존하는 생물들 중에서 제일 오래된 것도 소나무이다. 미국의 화이트 마운틴 산맥에는 소나무과인 브리슬콘 파인(Bristlecone Pine)들이 서식하는데 이중에는 수령이 4천살이 넘은 것도 있다고 한다. 이것은 비유적으로 이집트 피라밋이 기원전 2600년 전부터 지어진 것인데, 예수가 살던 시대에도 이미 2600살이 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나무는 원래 건조하고 척박한 기후에서 힘들게 자라야만 오래 산다고 한다. 그래서 산악지형의 바위틈에서 나는 소나무를 분재로 많이 하는 이유가 있다.


<소나무의 용도와 쓰임>
소나무는 쓰임새가 많기도 하다. 일단 소나무 숲을 가면 피톤치드라는 방향성 물질이 있는데 이는 다른 식물의 접근을 막고 도리어 사람들의 심신에 힐링의 기운을 불어 넣어준다.
솔방울은 기름을 많이 머금어서 불을 붙이는 불쏘시개나 연료 그 자체로 유용하다. 송화가루는 악재로도 많이 쓰인다. 솔잎은 갈아서 죽을 만들어 보릿고개를 버티는데 사용했다고 한다.<본초강목> 지금 현대인들에게 배가 고프다고 솔잎을 먹으라고 권할 수 없다. 우리 선배세대들이 참으로 고생을 맣많이 했다는 생각을 도리어 해야 한다.

소나무는 목재로 질이 좋아 오랫동안 이용되었는데, 기둥.서까래, 대들보 등 건축재나 조선용으로 사용되었다.
조선시대에 금강송이 제일 가는 소나무였다.
그래서 “금강송 100년이면 궁궐이 1000년 간다”라고 조선시대에는 금강송에 대한 벌목이 철저히 금지되었다. 바로 궁궐에 들어가는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서 그런 법이 지어진 것이다.

조선의 소나무는 재질이 튼튼하여 심지어 임진왜란 시기에도 대활약을 하였다. [조선을 구한 소나무]라는 책을 보면, 조선의 판옥선이 일본의 첨저선과 부딪치면 일본의 배는 그냥 박살이 날 정도로 단단한 나무였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은 이 소나무로 만든 배로 승리한 것이다.

또한 좋은 소나무에는 송이버섯이 공생하기도 한다.
소나무 뿌리는 독성이 강하여 주위에 다른 나무들이 버티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송이가 거기서 자란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또한 소나무를 베면 6,7년후 뿌리에서 외생근균인 버섯이 생기는데 이것을 ‘복령(복신)’이라고 한다. (본초강목)


<소나무 사랑이 대단한 조선>
삼국시대 때부터 마을 주변에 소나무숲을 가꾸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함부로 소나무를 베어서는 안되고, 국가의 허락을 받고 나서야 벌목이 가능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더욱 소나무에 대한 가치가 커져서 심지어 나라에서는 정조임금이 발의한 <송금사목>이라는 소나무 보호법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너무 관청에서 지나치게 소나무를 보호하니 소나무 목재의 값이 비싸졌다.

<자산어보>로 유명한 정약용의 형님인, 정약전은 소나무에 대한 저서를 남겼는데, 그 저서의 이름이 <송정사의>이다. 그는 “소나무 베기를 금지하기보다는 사유든 국유든 소나무를 심고 가꾸면 세금혜택을 주며 식목을 장려하고, 산허리 위로 화전을 금지함이 차라리 좋지 않겠느냐” 하며 비판하기도 하였다.


<세한삼우 그리고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소나무는 조선을 대표하는 상록수이면서, 비바람과 눈보라의 역경 속에서도 모습이 푸르니 꿋꿋한 절개와 의지의 상징이 되었다. 이 때문에 율곡 이이는 세한삼우(歲寒三友)로서 소나무, 대나무, 매화(송죽매)를 꼽았다. 고산 윤선도는 이 소나무를 벗으로까지 여길 정도였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국보 그림인 세한도가 있다.
이 세한도는 자신의 애제자인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이다.
세한도는 겨울이 되어도 북풍한설 세한(歲寒)에 푸르름을 유지하는 상록수 소나무의 절개와 지조가 느껴지는 명작이다.

물론 세한도에 등장하는 싯구는 논어의 자한(自汗)편에 등장하는 공자의 말씀이다.“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알 수 있는 것이다.(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재미있게도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택에 가보면, 백송(白松)이 있다. 껍질이 하얀색을 띄는 백송을 보면 백의(白衣)를 입은 선비의 모습을 닮았다.

충북 보은에 정이품송도 유명하다. 세조가 속리산에 행차할 때 어가가 소나무 가지에 걸릴 뻔했지만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올려 아가를 무사통과했다는 이유로 정2품 벼슬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충북 보은의 상징인데, 강품과 병충해로 고생하여 가지가 부러지며 수난을 겪은 나무이다. 아직도 그 자리에는 정2품송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나무의 관직이 높으니 농담조로 그 앞에서 공손히 절해야 한다는 문화해설사가 있었다.


어려서 애국가가 생각이 난다.
애국가에도 보면 2절에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라는 대목이 있다.

소나무가 우리 민족의 기상과 얼을 나타나는 대표적인 나무인 것이다. 예전에 서울 남산 근처에서 근무하였는데, 남산위에 저 소나무들은 정말 철갑을 두른 듯한 인상을 받았다. 남산에는 자생 소나무만 3만 그루이상이 존재한다. 남산에 들리거든 소나무 탐방로를 거닐길 바란다.

소나무는 또한 은행나무 다음으로 오래 사는 나무로 알려져 장수의 상징이어서 십장생(十長生)중의 하나로 삼았다.
소나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알려면
계명대의 강판권 교수의 <나무철학이나 조선을 구한 소나무>을 권한다.


<소나무에 대한 찬가>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보면,
“송백은 백목의 장(백목지장)” 이라고 불렀다.

사명당은 청송사(靑松辭)에서
“소나무 푸르구나 초목의 군자로다
눈서리 이겨내고 비오고 이슬 내린다 해도 웃음을 숨긴다.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변함이 없구나!
겨울, 여름 항상 바람불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라고 예찬했다.
이 찬가는 발음 때문에 하고 싶지 않았는데 꼭 넣고 싶었다.

실학자인 성호 이익 선생은 송(松)자를 분해하여 [十八公]이라고 불렀다.
<성호전집>

“소나무가 자람에 정명이 있나니
무리들 중에서 천성이 빼어나다
길게 뻗은 십팔공이여
붉은 갑옷에 푸른 수염 난 늙은이로세
하늘로 치 솟기를 곡 원한 건 아니어서
곧은 줄기가 되레 옆으로 뻗었어라”

다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산께서도 소나무에 대한 예찬을 했는가 살펴보니
마침 서재에 있는 <다산시문집>에 등장한다.

“현의 정자 둘러싼 것 모두가 대나무인데
마당 앞의 한 소나무 우뚝 속아 드높구나
빽빽한 잎 긴 가지 태양을 가렸고
꾸불꾸불 얽힌 가지 찬 서리를 이긴다네”


<성서속의 나무예찬>
성서속에는 소나무는 아니지만 특이하게도 나무예찬이 있다.
욥기 14장 7절에서 12절이 그것이다. 무척 희망적인 말씀이어서 여기 본문에 삽입하여도 좋다.

“나무는 소망이 있나니 찍힐지라도 다시 움이 나서
연한 가지가 끊이지 아니하며 그 뿌리가 땅에서 늙고
줄기가 흙에서 죽을지라도 물 기운데 움이 돋고, 가지가 발하여 새로 심은 것과 같거니와 사람은 죽으면 소멸되나니 그 기운이 끊어진즉 그가 어디 있느뇨 물이 바다에서 줄어지고 하수가 잦아서 마름같이 사람이 누우면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하늘이 없어지기까지 눈을 뜨지 못하며 잠을 깨지 못하느니라.” 나무들도 성서 시대에서도 위대한 존재로 인식되었음이 틀림없다. 생명의 본질을 너무나 잘 말씀해준 구절이다. 우리가 우리 인생의 유한성을 잘 알고, 나무에게서 겸허함을 배워야 한다.


<해송 - 스트레스를 가장 잘 풀어주는 소나무>
예전에 어떤 의학관련 글을 읽다가 해송에 대한 극찬을 본 적이 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가장 잘 푸는 방법을 소개하는 대목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신발을 벗고 백사장을 손을 잡고 걸어가라는 글로 시작하는데 옆에는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고, 위에는 푸른 하늘의 햇살이 내리쬐고,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한손에는 신발을 잡고, 한손에는 손을 잡고, 그리고 사랑을 속삭이며, 멀리 해송(海松)을 보라고 한다. 바닷가에는 해송숲이 어디가나 있다. 이 해송숲을 바라보면서 유유히 걸으면 스트레스가 가장 잘 풀린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사랑하는 연인과, 아니면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와 함께 해수욕장을 거닐어 보라. 다시 사랑과 낭만이 돌아올 것이다.


소나무에 깃든 우리 문화
<심훈의 상록수, 양희은의 상록수, 안치환의 상록수>

심훈의 상록수는 교과서에서 익히 아는 내용이다.
이 글을 읽으며 심훈의 [상록수]에 나오는 박동혁과 채영신의 러브 스토리에서부터 한결같은 푸르름으로 농촌을 계몽하고 사람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돕고자 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다시 읽어보아도 감동이다. 이들은 ‘소나무 같은 사람들’이라고 불러도 된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우리가 익히 들었던 김민기 작사 작곡에 양희은 가수의 1978년도 노래이다. 제목은 상록수인데, 아마 심훈의 [상록수]를 연상하게 하는 노래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소나무처럼 어려운 시기에 꿋꿋하고 푸르른 삶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노래이다. 오늘은 이 노래를 몇 번이고 듣는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 노래를 찾는 사람들
거센 바람이 불어 와서
어머님의 눈물이
가슴 속에 사무쳐 오는
갈라진 이 세상에
민중의 넋이 주인되는
참세상 자유 위하여
시퍼렇게 쑥물 들어도
강물 저어 가리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창살 아래 내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창살 아래 내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창살 아래 내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이 곡은 안치환이 고 박영근 시인의 <솔아 솔아>에서 착안하여 부른 노래이다. 운동권 가요로서 가장 사랑받는 곡이지만 지금 들어보아도 그저 눈물이 나는 곡이다. 원래 박영근 시인은 노동자 시인인데 <취업 공고판 앞에서> 라는 시다. 그의 시집이 마침 서재에 있어서 다시 살펴보았다. 그는 생전에 소나무를 무척 좋아하는 전형적인 한국인이었다. 여러 가수들이 안치환의 노래를 지금도 리메이크해서 부른다.

그리고 취업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20대 젊은이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힘을 내고 푸르름을 더욱 갖기를 소망한다.


늘 푸른 EVER GREEN 에버그린, 상록수 소나무
그리고 이 소나무를 사랑하는 이 강산의 한국인들
시와 소설, 노래와 그림에 가장 사랑받는 대중적인 컨텐츠가 바로 소나무이다. 소나무에 대한 글을 쓰자면 한도 끝도 없다. 다만 오늘 심훈의 상록수, 양희은과 안치환의 ‘소나무 정신’이 담긴 노래들을 들어봄이 어떤지... 커피를 마시면서, 과거를 회상하면서, 늘 푸르름을 잃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의 글을 마친다.

  • 경주의 소나무 - 구글 출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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