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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동식물의 문학사 & 탐험사&세계사

동식물의 세계사 10, 세계 3대 주식 옥수수의 세계사

by 코리안랍비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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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의 세계사 2020년 05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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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주식 옥수수의 세계사

옥수수하면 할머니가 생각이 많이 난다. 할머니는 여름과 가을이면 자주 옥수수를 삶아 주시고, 옥수수 밥도 많이 해주시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가 중고등학교 시절인데 친할머니는 손자와 손녀들을 위해서 감자와 고구마는 물론 옥수수를 자주 삶아 주셨다. 나에게 옥수수를 할머니를 기억하게 하는 좋은 식품이다. 그래서 나는 여름이 되면 옥수수 농장에서 약 10다발이 넘는 옥수수 꾸러미를 사다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2자루 정도는 집에서 재워놓고 실컷 옥수수를 삶아서 자녀들에게 준다. 그리고 아파트 이웃에게도 나누어준다. 옥수수는 정이다.

그리고 나의 학원 겸 연구소에서도 학생들에게 팝콘을 자주 나누어주고 대화를 한다. 옥수수 팝콘을 싫어하는 학생들은 없다. 심심풀이도 이보다 좋은 게 없다.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고, 팝콘을 먹으면서 이렇게 글도 쓴다.

  • 강원도 옥수수 꾸러미 말린 것 - 다음 출처 이미지


중국을 통하여 백두산과 연변에 갈 일이 있는데 그때마다 관광버스를 타고 한없이 길고 긴 옥수수 밭을 구경하게 된다. 여름과 가을에 걸쳐 두 번을 가보았는데 거의 8시간을 달려도 옥수수 밭이 끝도없이 펼쳐져 있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옥수수와 팝콘을 구경하는 것도 관광의 재미이다.

중국의 노벨상 작가인 모옌의 [붉은 수수밭]이 생각나는데 사실 석양에 비추는 가을 들판의 옥수수 밭이 정말로 붉은 피의 바다와 같이 보인다. 장예모 감독이 영화화하여 더욱 유명해진 모옌의 작품이 아직도 내 서재이 있고, 나는 옥수수 밭의 드넓은 풍경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동식물의 세계사 제 22차에는 옥수수가 선정된 것이다.

옥수수는 밀과 쌀 다음으로 많이 식용으로 먹히는 세계 3대 식품이다. 하지만 생산량은 압도적으로 세계 1위이다. 이 옥수수의 세계속으로 들어가본다.



<옥수수의 개요>
옥수수는 영어로는 CORN이라고 부르고, 남아메리카에서는 MAIZE라고 부른다. 원산지는 아메리카이며, 영국이나 스페인 그리고 포루투갈이 남북 아메리카를 정복한 후에는 유럽으로 급속히 퍼지고, 나중에는 아시아로 건너왔다.

옥수수는 키크고 날씬한 식물이다. 약 2-3미터 정도로 크게 자라며, 대 하나에 위 아래로 걸쳐서 옥수수가 6-7개씩 달린다. 옥수수는 보통 6,7월에 수정이 되면 8월이면 옥수수의 수확이 이루어진다. 만일 수확을 하지 않으면 옥수수 낱알이 땅에 떨어져서 종자를 퍼뜨리게 된다.

옥수수는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일년생 식물이다. 옥수수 수염이라고 부르는 것이 암꽃이며, 옥수수대 위쪽에 피는 벼처럼 달리는 이삭이 수꽃이다.
옥수수를 쌀과 밀을 압도하는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보이며, 높은 식물성 지방 함량을 보유하며, 무엇보다 어떤 토질이나 수질을 가리지 않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래서 아프리카나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는 옥수수를 밀이나 쌀보다 더 귀한 작물이라고 여긴다. 감자와 더불어서 옥수수가 없었다면 인류의 생존에 큰 문제를 일으켰을 것이다.

“음 귀한 인류를 위한 옥수수로세” - 어느 옥수수 전문가의 감탄사

다만 옥수수는 엄청난 지력을 소모하여 옥수수를 심은 땅은 다음해에 다시 심으면 수확이 떨어진다. 그래서 옥수수 농장들은 윤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이 가장 많은 옥수수를 생산한다. 그런데 윤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콩을 심으면서 옥수수를 재배한다. 한국도 중국에서 엄청난 양의 콩을 수입하고, 옥수수도 수입을 한다.

미국 중부에 길게 걸쳐 있는 대규모의 농업지대를 팜벨트(Parmbelt]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중북부지역인 아이오와,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시간, 무주리 중에 걸쳐 있는 대단위의 옥수수밭 지대를 콘벨트(Cornbelt)라고 부른다. 미국은 엄청난 양의 옥수수를 생산하며 세계 제 1의 수출국이기도 하다.

작년도에 아베 총리가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고 옥수수 8조원어치를 구매약속을 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그냥 하염없이 '멍청한 스트롱맨' 아베는 아마도 최고의 친미주의자이다. 사실 일본에도 옥수수 생산량이 많은데, 뭐에 쓸려고 그 많은 옥수수를 구매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남의 나라 이야기이니 그리 신경쓰지 마시라.

<옥수수의 놀라운 활용>

옥수수는 아메리카에서도 북부 멕시코가 원산으로 알려져 있다. 밀과 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이다. 옥수수는 사실상 가축의 가장 중요한 사료로서 인류의 육식까지도 책임지고 있고, 생산 효율성은 다른 작물이 따라오기 힘들다. 우리가 먹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그 사료가 주로 옥수수가 많으나 얼마나 위대한 식물인지 모른다.

옥수수는 또한 바이오 에탄올을 추출할 수 있는 놀라운 식물이다. 이것은 고갈되어가는 가솔린의 대체에너지로 사용하려는 시도도 많다. 미국과 브라질에서는 과잉생산된 옥수수를 이용하는 자동차가 버젓이 돌아다닌다. 이름하여 ‘에탄올 자동차’다. 에탄올 수요가 늘자 식량이 부족한 아프리카는 사실 옥수수 구경도 하기 힘들어진 현실이다.

그래서 옥수수가 KDI의 보고서에 따르면, 옥수수를 규정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옥수수가, 식량일까? 사료일까? 아니면 연료일까? 하는 논쟁이다. 가축과 인간보다 자동차가 옥수수를 더 소비한다고 한다.

옥수수늘 잘 알다시피, 액상과당을 만드는데도 이용되며, 옥수수 전분(옥수수 녹말, 콘스타치라고도 하는 것)을 만들고, 전분을 효소가 산으로 가수분해하여 고구마 전분보다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옥수수는 우유와 궁합이 잘 맞아서 많은 옥수수들이 시리얼로 만들어진다.

또한 홉과 함께 맥주의 좋은 원료이기도 하다. 그 맥주들을 여기서 소개해보련다.
미국의 버드와이저, 밀러 멕시코의 코로나와 솔, 일본의 삿포르와 아사히 슈퍼 드라이, 이탈리아의 페로나와 포르스트, 스페인의 에스트라야 담 바르셀로나, 한국의 카스 후레쉬 등이 있다.


<옥수수의 다른 기원>
중앙아메리카의 한 부족인 아우아인들의 구전에는 신에게 먹을 것을 기원하자 붉은 개미가 땅속에서 옥수수 종자를 물고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중미의 마야문명이나 페루의 잉카문명에서도 경제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옥수수의 중요성에 대한 기록이 등장한다. 옥수수의 조상으로는 [테오신트 TEOSINTE]가 가장 유력시된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옥수수는 멕시코의 테우아칸 계곡에서 발견된 옥수수이다. 콜럼버스가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한 후 유럽으로 옥수수가 소개되었다.


<인류창조의 재료 옥수수?>

브리테니커 백과사전을 검색해보니 옥수수가 인류 창조의 재료라고 나온다. 또한 박정훈이라는 멕시코에 사는 분의 글에도 소개된 것이다.

하늘과 땅을 만든 신들은 들짐승, 날짐승, 파충류들을 만들고 이들에게 말한다. “우리들의 이름을 찬양하라. 우리들이 너희들이 어머니들이고 아버지들이다.” 그러나 신들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동물들은 섬길 줄 몰랐다. 이렇게 해서 인간을 창조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진흙으로 빚어 인간을 만들었다. 그러나 지성이 없고 경건함이나 창조주를 섬길줄 몰랐다. 그래서 신들이 다시 모여서 의논한 결과 나무로 인간을 만드는 것이 그럴듯하였다. 나무 인간은 인간의 외양을 갖추었고 말도 했다. 살 곳도 지었으며 아들과 딸들도 낳았다. 그러나 심장이 없고 지성이 부족하였다. 게다가 이들은 창조주를 잊었으며 이로인해 큰 벌을 받게 되었고, 나중에는 세상에 대홍수가 나오게 되었다.

두 번의 실패를 겪은 신들은 이번에는 옥수수로 인간의 몸을 빚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익스무카네]라는 신의 사자가 내려왔다. 그는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존재였는데, 인간을 위해 희고 노란 옥수수 이삭을 빻아서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옥수가 이들에게 원기를 주고 정력을 주었다. 이들에게 이름을 주었는데 바로 ‘키체 마을의 조상들’이 되었다.

이 신화는 인간창조와 홍수신화가 곁들여진 것으로 마야문명의 일원인 과테말라의 성서인 <포폴 부> 라는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들에게 일종의 [옥수수 신앙]이 있는 것이다.


<옥수수의 이름들>
옥수수라는 말은 원래 그 자체로 ‘곡물, 작물’이라는 말이 있다.‘콘’ 이라고 부르지만 자신의 이름을 갖지 않는 유일한 식물이 옥수수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유달리 옥수수에 대한 이름일 많다. 일단 ‘강냉이’가 있다. 또한 옥수꾸, 강내미, 옥시기라는 말도 있다. 중국에서는 옥촉서(玉蜀黍), 포미(砲尾)라고도 한다. 그런데 옥미라고도 부른다. 최근에는 ‘옥미’라는 말을 자주 쓴다. 군대에서 잠시 암구호를 할 때 암호가 옥수수인데, 같은 동기가 ‘옥시기’라고 했다가 심하게 혼난 적이 있다.

옥수수는 아메리카인들의 주식이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도 ‘인디안밥’이라는 시리얼이 나와 있다. 아이들에게 우유와 함께 인디안밥을 주면 정말 잘 먹는다.
‘강냉이’라는 말이 궁금하여 사전을 보니, 원래 ‘강남에서 온 것’이라는 의미이고, 여기서 강남이라는 말이 바뀌어진 말이다. 옥수수는 구슬같이 노란 수수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이 말이 중국음의 ‘위수수’ 라는 말이 유래하여 한자의 우리식 발음인 옥수수가 되었다고 하는데 다만 지방마다 달리 이름이 생겨났다.


<한국의 옥수수의 재배역사>

우리 나라에서 옥수수의 재배가 시작된 것은 고려시대부터이다. 아마 중국에서 전래를 한 것으로 보며, 16세기 포루투갈 사람들에 의해서 중국에 들어오고, 우리나라에는 산간지방에서 주로 재배를 하였다. 그런데 식량부족현상이 일어날 때 조선반도에서는 여러 지역에서 옥수수를 재배하여 부족을 매꾸는 소중한 식물이 되었다. 1960,70년대 보릿고개 시절에 이 옥수수가 귀중한 식량원이 되기도 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가장 많이 재배되는 것은 마치(馬齒)종 으로서 씨알이 굵고 커서 말 이빨처럼 움푹 패인 모양을 갖추고 있다. 마치라는 말은 바로 ‘말의 이빨’을 가르킨다. 그러나 이것은 식용에 맞지 않고, 찰옥수수라고하는 폭립종이 있다. 대표적으로 괴산 대학옥수수가 유명하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옥수수의 효능>

중국의 고의서 본초강목엔, “옥수수는 단맛이 있으며 독성이 없고 위장을 다스리며 막힌 속을 풀어준다” 라고 기술돼 있다.동의보감에는 “옥수수 수염이 배뇨장애 해소, 신장기능 개섢효과가 있다” 라고 하는 대목이 있다.
간식용 옥수수는 찰옥수수, 단옥수수, 초당옥수수가 있으며, 맛과 씹힘성이 달라 소비자마다 기호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찰옥수수가 가장 인기가 많다. 그런데 단옥수수나, 초당옥수수는 찰옥수수보다 단맛이 많아 아이들이 좋아한다. 심지어 초당옥수수는 쪄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냥 생으로 먹어도 단맛이 난다. 드셔보시라.

옥수수를 고를 때 수염이 많은 것은 그만큼 옥수수 알도 알차다. 옥수수는 영양손실이 빨라서 되도록 이면 이른 시기에 먹는 것이 좋다. 아니면 냉동보관하는 것이 좋다.옥수수는 여름철 다이어트에도 참 좋다.

[스마트라이프]라는 잡지를 보니,
우리가 미쳐 몰랐던 옥수수의 놀라운 7가지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1. 그 자체가 에너지 덩어리다. (탄수화물 풍부)
2. 피부가 좋아진다.(항산화물질이 풍부)
3. 잇몸건강에 좋다.(베타시토스테이라는 성분)
4. 머릿결이 좋아진다. (콜라겐 성분)
5. 장기간 먹으면 좋다.(빈혈, 당뇨, 고혈압에 효과)
6. 옥수수 수염도 버리지 말자.(신장과 방광염에 효과)
7. 변비와 신경안정에도 도움을 준다.(식이섬유 풍부)


<인터스텔라와 옥수수밭>

갑자기 왠 인터스텔라? 깜짝 놀랄일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을 가장 놀라게 만든 영화 감독이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은 베트맨 시리즈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편이지만, 특히 ‘인셉션’과 ‘인터스텔라’라는 작품은 한국팬들로부터 열렳판 지지를 받았다.

인터스텔라에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인류 최초의 길들인 식품이면서 인류 최후의 식량이 옥수수라는 것이다. 미국인들의 옥수수 사랑은 대단하다.
인터스텔라는 영화가 시작하면서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이 인상적이다. 시대는 근 미래인 2040년이다. 기후변화와 갖가지 병충해로인해 인류가 경작할 수 있는 곡물은 옥수수뿐이라는 설정이다. 이 설정대로라면 ‘옥수사’가 인류의 미래식량이다. 인류의 마지막 곡물이 이 영화에서는 왜 하필 옥수수일까? 궁금하다.

이 영화를 찍으려고 무려 3년전부터 ‘놀란’ 감독은 옥수수 밭500에이커를 사서 옥수수를 키웠다고 한다. 500에이커는 우리 나라 평수로는 65만평이다. 그는 옥수수밭을 영화의 세트장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마구 옥수수 밭을 파괴하는 장면을 만든다. 거두절미하고, 미국인들의 옥수수 사랑은 대단하다.

옥수수의 영향력, 이제는 우리 나라에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식량부족국가’라고 부른다. 식량자급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나라이다. 그런데 쌀만 자급율이 90% 대를 유지하고 나머지 곡물은 10%도 되지 않는다. 우리 나라는 식량을 수입하는 나라이다. 외국에 의존하다 가는 언젠가는 큰 코를 다칠지 모른다. 그래서 그 대용으로 옥수수를 많이 재배하고 옥수수로 키워낸 우리의 식자재를 만들어야 한다.(영화제작자 이주익의 글 상당수 참조)


<옥수수 박사 김순권>
옥수수하면 이 박사를 모르면 간첩이다. 김순권 교수는 우리 나라의 농학자이다. 그의 별명은 ‘옥수수 박사’이다. 노벨 평화상 후보로 여러번 올랐으나 받지를 못한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김순권 박사는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홀대한 세계적인 ‘옥수수 박사’이다. 그의 업적과 공로를 나중에 중국이 훔쳐간다.
그는 미국이 55년간 연구한 옥수수 교잡종(하이브리드)를 불과 5년만에 개발하였다. 그가 만든 수원 19호는 강원도 옥수수 농사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에 충격파를 던졌다. 아프리카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고, 나중 중국에서도 그에게 러브 콜이 왔다. 그의 영어식 별명은 ‘닥커 콘’ 이였다.

그는 1년의 3분의 2를 외국에서 보냈는데, 특히 중국에서 그에게 러브 콜을 보내고 동북 3성에서 그의 품종이 재배가 된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에게 지원을 거의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옥수수와 관련된 식량자립도가 겨우 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가 3류다보니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중국은 그가 만든 옥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 연구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이미 농약이 필요없는 찰옥수수와 꿀옥수수 등 신품종들도 상품화하였다. 캄보디아나 러시아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도 개발하였다. 무엇보다 굶주리는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59번이나 북한을 오갔던 인물이 ‘옥수수 박사’이다. 그의 자서전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상상나무에서 나온 것을 읽어보면 안다.



문학속의 옥수수
시속의 옥수수

2012년 이상 문학상 수상자인 김영하 작가가 있다.
지금은 티비에도 자주 등장하는 슈퍼스타 작가이기도 하다.
그가 쓴 소설중에 <옥수수와 나> 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육체적, 물질적 욕망이 삶의 진정성을 파괴하고 있다는 현실의 문제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거대 자본 앞에 탐욕적이 되어가는 개인이 모습을 드러내며 옥수수와 나는 한 몸이라는 것을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지만 그러나 그것에 대한 극복 가능성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도시문명속에서 인간관계의 파기나 인간성의 파괴라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문학속에서 보여주며 문제의식을 갖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문제의식’ 말이다. 이마저도 없는 인간은 그저 자본주의에 함몰된 천박한 존재로 치부되어질 것이다. 그 한 대목만 소개한다.


「한 정신병원에 철석같이 스스로를 옥수수라 믿는 남자가 있었다.
오랜 치료와 상담을 통해 자신이 옥수수가 아니라는 것을
겨우 납득한 이 환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귀가 조치되었다.
그러나 며칠 되지도 않아 혼비백산 병원으로 되돌아왔다.

“아니, 무슨 일입니까?”

의사가 물었다.

“닭들이 나를 자꾸 쫓아다닙니다. 무서워 죽겠습니다.”

환자는 몸을 떨며 아직도 닭이 자기를 쫓아오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면서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의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안심시켰다.

“선생님은 옥수수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거, 이제 그거 아시잖아요?”

환자는 말했다.

“글쎄, 저야 알지요. 하지만 닭들은 그걸 모르잖아요?”」


두 번째로 교과서에서 자주 나오는 유명한 시다.
지금도 잘 외우는 시이다. 30년이 넘었는데도 외우는 것을 보면
아직 내 머리가 녹슬지 않았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의 김상용 시인의 시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를 타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 김상용 (金尙鎔.1902~51)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시인은 이화여전의 교수이기도 했고, 이승만 정부에서는 강원도지사도 지냈다고 한다. 그가 이 시를 쓴 것은 아마도 강원도에서 썼을 것이며, 아마도 강냉이를 보면서 척박한 곳이지만 자연의 일원으로서 소중한 역할을 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을 것이다. 이 3연으로 된 시는 정말 깔끔하다.

첫연은 농촌으로 들어가 집으로 짓되 남쪽으로 창을 내고, 약간의 전답을 마련하여 손수 농사를 짓겠다는 내용이다.

2연은 누군가가 화려한 도시 생활로 되돌아오라고 꾀어도 결코 돌아가지 않고 새 노래를 들으면서 살겠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3연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왜 이렇게 궁벽한 곳에서 사느냐고 묻는다면 대답 대신 웃겠다는 내용이다.

그는 지금으로 말하면 ‘자연인’이며,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그렇게 목놓아 외쳤던 [전원회귀] 사상가 루소의 후손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을 보면,
‘자연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보다 더 대단한 철학자’라고 극찬한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면 자연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자연을 파괴하고 도시를 건설하면서
인간은 타락의 길로 간 것이다.
자본주의가 더욱 가속화되면 인간은 도리어
자연의 흔적과 향수를 찾아갈 것이다.

하지만 결코 자연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김상용 시인은 이를 깨닫고 그저 웃을 뿐이다.

“왜 사냐고?” 누가 물으면
나도 그저 ‘허허’ 하면서 소박하게 웃어줄 것이다.
나도 '도시속의 자연인'이다.

앞으로 옥수수가 익거들랑 같이 자셔도 좋소

얼마전 수확한 옥수수를 삶다.
  • 다음 출처 이미지 - 옥수수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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