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작과 고전 이야기

삼국지경영학17, 최고의 모사는 누구인가, 순욱인가, 공명인가?

by 코리안랍비 2022. 9. 20.
728x90
반응형
SMALL
 



삼국지 모사론 - 조조의 책사 순욱의 일대기
<<2인자는 리더를 분별하여 섬겨야 한다.>>

삼국지는 바다와 같은 책이다. 그래서 방향감각을 갖지 않고 읽으면 그저 재미있게 읽혀지는 책으로만 전락한다. 청년시절에 [무협지]를 많이 읽었는데, 밤을 세워서 읽고 또 읽은 기억이 난다. 삼국지도 이에 예외가 아니다. 방학이면 3박 4일 정도에 걸쳐서 삼국지를 읽어나가고 있으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
이런 독서를 [재미독서]라고 부른다. 삼국지는 정말 재미있는 책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삼국지를 다른 각도와 관점에서 보면 정말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론식 접근을 하면 된다. 군주론, 장수론, 모사론, 병법론, 미인론, 전략론으로 나누어서 보면 누구나 삼국지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오늘은 모사론을 다루어보고자 한다.

삼국지에 나오는 모사는 군주 다음가는 2인자들이 있다.
촉나라에서는 유비의 제갈량이 있다. 오나라에서는 순권의 노숙이 있다. 그런데 위나라에서는 조조의 수석책사인 [순욱]이 있다.

나는 왜 순욱에 집중하는가 하면 그도 한나라의 부흥을 꿈꾸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유비가 한실부흥을 꿈꾸면서 제갈량을 수석책사요 2인자로 모신 것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조조는 한실부흥보다는 자신의 왕국을 세워나가는 정복가형 인물이었다. 조조의 한계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조조에게는 많은 모사들이 있었다. 순욱과 정욱, 그리고 곽가, 순유, 화흠, 가후, 사마의 등이 그들이다. 이중 사마의는 순욱에 의해 천거가 되었으며 나중에 제갈량에 맞서 대활약하였고, 명석한 곽가는 도중에 죽는다. 따라서 조조는 순욱과 정욱을 중심으로 위나라의 살림을 꾸려나간다.
성서에도 [모사가 많으면 경영을 이루거니와] 라는 잠언의 구절이 있다. 위나라의 조조휘하에는 가장 많고 탄탄한 참모진을 구축하고 있었고, 이로인해 강성대국으로서 천하를 도모할 능력을 갖추었다.

오늘 모사론을 말하면서 가장 뛰어난 모사는 순욱이다. 사실상 전략과 지모에서는 정욱이나 다른 가후보다는 순욱이 가장 뛰어났다. 모사는 요샛말로 참모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예로부터 훌륭한 군주들은 좋은 참모들을 거느렸고, 참모들은 또 훌륭한 주인이나 주군을 찾아 섬기면서 그들의 주인이 대업을 이룰 수 있도록 지혜를 제공했다.

한고조인 유방이 장량을 모사로 쓰지 않았다면 항우를 꺽고 한나라를 세우지 못하였을 것이다. 일찍이 수경 선생은 유비가 제갈량을 얻고, 방통을 얻는 다면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천하를 도모하지 못한 것은 하늘의 뜻이 달랐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오늘은 조조의 수석모사인 순욱을 중심으로 나의 [모사론]을 펼칠 것이다.

순욱은 자가 문약이다. 영천사람이다. 그곳은 군사적 요충지여서 자주 전투가 일어나는 곳이었다. 이에 순욱은 고향인 영천을 떠나 가솔들을 거느리고 기주 지방으로 떠난다. 그는 너무나 영민하여 고향사람들에게 그곳을 떠나라고 자주 종용을 한다. 그래서 떠난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전란통에 죽게 되었다. 순욱이 그렇게 출중한 능력과 예측력을 갖추게 된 것에 대한 배경은 어느 문헌에도 찾기 어렵다.

다만 삼국연의에 나오는 글로서 가늠해 볼 일이다.
어려서 하옹이란 사람이 순욱을 보고서 [왕좌지재] 라고 하였다. 그만큼 큰 인물이 되어서 왕이 될 인물을 모실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대장군 원소의 휘하에 들어갔다. 원소는 그를 극빈으로 대우하였지만 순욱은 그의 사람됨이 그릇됨이 적음을 보고서 그를 떠나 조조의 군영으로 들어간다.

조조는 그를 보면서 "나의 장자방"이라고 극찬을 하였다. 그래서 그를 사마로 삼았다. 그의 나이가 겨우 29살이었다.

순욱은 고향 영천에 있을 때부터 마음속에 큰 뜻을 품고 있었다. 그는 명문가 출신으로서 유교의 이념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그는 개인의 영달보다는 어지러운 난세를 바로잡아 한실의 중흥을 목표로 삼았으면 대의를 구현할 인물은 조조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그에게 의탁한 것이었다.

그는 조조에게 21년동안 전심전력을 바쳐 봉사를 하였다. 순욱은 조조를 지성으로 섬겼고, 조조도 순욱을 사랑하여 그의 말을 중시여겼다. 모사로서는 사실상 제갈량만큼 우대를 받았고, 2인자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 되었다.

하지만 순욱의 그 말로는 비극이었다. 바로 그는 한실중흥이라는 의를 중시여겼기 때문이다.

완벽한 모사였으나 역린을 건드리다

모사로서 21년을 섬겼지만 조조는 한실을 배반하고 스스로 황제가 되려 하고 있었다. 이것은 순욱으로서는 천만뜻밖의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조조와 순욱이 서로 갈라서는 불편한 관계가 된 대사건이 있었다.

건안 17년, 장사 동소가 승상인 조조에게 위나라의 위를 얻고, 구석을 더하여, 공덕을 빛내라고 하라고 진언한다. 위나라의 위를 얻는 것은 한실의 왕족이 아니면 안되는 것이며, 구석은 천자가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게 하사하는 아홉가지 물품을 말한다. 그것을 받는 것은 바로 왕권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때 시중으로 있었던 순욱은, 그 불가피함을 역설한다.
"승상께서 의병을 일으키어 한실을 도움에 있어서 마땅히 충정의 뜻을 갖고 겸퇴의 절의를 지킬 것이며, 군자는 덕으로 백성을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간언하자, 조조는 안색이 변해 그 자리를 떠난다. 그로부터 둘사이는 급랭하게 된다. 결국 동소의 진언대로 조조는 왕위에 오를 준비를 하게 된다.

이에 순욱은, "내 오늘에 이 일이 있을 줄은 짐작지 못하였다." 라고 깊이 탄식한다.


토사구팽(충성스러운 개를 결국 죽인다)
그해 겨울에 조조가 강남으로 진군할 때, 그는 순욱에게 동행을 명령했으나 순욱은 조조에게서 살의가 있음을 짐작하고 병을 청탁하여 따르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조조로부터 선물이 왔다. 순욱이 열어보니 빈 합이다. 순욱이 조조의 뜻을 짐작하고 약을 마시고 세상을 떠난다. 그의 나이 50 이었다. 당시 사람들이 모두 애석히 여겼다.

세상에는 순욱이 조조의 역린을 건드리는 실수를 범하여 화를 입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이는 토사구팽이라고 할 수 있다. 한고조인 유방이 자신의 가장 뛰어난 장수며 모사인 [한신]을 제거한 것도 결국 역린을 건드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현대적으로 보면 모택동의 2인자인 저우언라이도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절대권력의 국가에서 2인자는 결국 토사구팽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체제비판의 성격이지만 전 정권인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다.

잠시 역린에 대해서 설명한다.
역린은 용의 몸에 붙어 있는 81개 비늘들 중 딱 하나, 거꾸로 붙어 있다고 하는 비늘. 이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날뛴다고 하며 동시에 용의 급소라고 할 수 있다.
유래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법가사상서 한비자 중 역린지화(逆鱗之禍)의 고사. 여기서 용은 나라의 왕이나 직장상사 같이 전권이 있는 지배층/윗사람을 의미하며, 그 사람의 눈에 들어서 실세가 되면 올라타는 것이다. 그리고 역린은 윗사람의 약점, 아킬레스건, 콤플렉스 혹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권한을 뜻한다.
역린은 용의 약점부위이며 누군가 이 역린을 건드리면 용은 그 역린을 건드린 사람을 지구 끝까지라도 쫒아가서 반드시 죽인다고 한다.

조조로 부터 왕패지업을 이루는 데 큰 공을 세운 그가 조조의 역린을 건드린 것은 이상한 일이다. 단순한 실수일까? 아니면 한실의 충신으로 역사에 남기를 바랬던 것일까?

조조는 얼마후 위왕이 되어 한실을 배반한다. 그리고 그가 죽자 그의 아들 조비는 스로 황제가 되어 한실을 완전히 멸망시킨다. 순욱으로서는 그러한 과정을 지켜보지 않고 간 것이 복이었던 것이다. 조조 부자가 세운 위나라는 결국 얼마 가지 않는다. 순욱은 자신이 추천한 사마의를 통해 조조의 세력을 제거한다. 결국 사마씨가문에 의해 위나라도 멸망을 받는다. 역사는 참 아이러니다.

사마광의 [자치통감]에 보면, 순욱을 관중과 비교한다.

순욱이 위 무제를 도와서 약한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난세를 치세로 바꾸었으며, 천하의 열 가운데 8 나라를 차지하였으니,
그 공적은 관중의 그것을 능가하고도 남는다고 평가한다.
"더구나 관중은 자기가 모시던 주군인 자규를 위하여 죽지 않았으나,
순욱은 한실을 위하여 죽었으니 그 어짐이 관중보다 앞서는 것이다" 라고 극찬을 한다.


나는 모사 순욱의 일생을 보면서,
권력의 무상함부터 시작해서, 인생의 무상함도 본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인물이지만 결국 버림받는 비운의 인물로 전락한다.
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그는 [의를 숭상하고 의를 위해서 목숨도 버리는 충의지사] 라는 것이다. 조조를 섬겼지만, 심지어 2인자의 반열에 올랐지만 의를 제 1에 놓고 살다가 간 인물이다.

세상사를 쉽게 논해보자. 세상에서는 실력있고 능력있는 쓸모있는 사람을 불러온다. 그런데 나중에 쓸모가 없으면 버린다. 나는 이를 여러번 경험하였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쓸모없는 사람들을 불러다가 쓸모있는 사람들로 만드셨다. 제자중에 7은 어부였지만 나중 사람낚는 어부가 되고 인류의 스승들이 되었다. 그래서 난 의의 종교인 기독교를 따른다.

살면서 나는 진정한 리더를 만나보지 못하였다. 리더라기 보다는 보스였고, 보스라기보다는 그저 주먹구구식 독불장군들이 더 많았다. 의로운 심정과 자존심이 강하여서 나의 진정성과 의로움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정리를 하였다. 지금도 그런 관계정리에 연습이 잘 된 사람이다.

삼성계열사에서 근무를 할 때나, 경영컨설팅 회사나 대형학원에 근무할 때나 사장이나 원장은 왜이리 높아보였는지 모른다. 그들의 말이라면 목숨이라도 걸어야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의에 어긋나고 잘못된 관행이 앞서면 나는 조직을 과감히 벗어버렸다.

그렇게 나와보니 대기업의 사장도, 대형학원의 원장도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보다 못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같이 있을 땐 대단해도 나와보면 별거없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대의]와 [명분]이다. 대의와 명분에 어긋나면 설사 손해를 보고, 심지어 목숨이 달려 있더라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지성인이고 21세기 선비이다.

그래서 나는 조선의 [선비정신]을 다른 기사도 정신이나 신사도 정신보다 더 높이는 것이다. 막스 베버는 조선의 [선비정신]을 최고의 정신으로 꼽았던 사회학자였다.

오늘 순욱을 통해서 깨끗한 의를 위해서 더러운 불의를 목숨과 바꾸는 모습에 큰 배움을 얻는다. 공맹사상잇 유학의 가치도 새롭게 보게 된다. 사람이 근본 배우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의가 아니면 나아가지 말아야 한다.

의리가 있는 사람이 결국 영웅이다. !!

  • 순욱의 석상 / 중국출처 이미지

 

 게시판 선택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