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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동식물의 문학사 & 탐험사&세계사

동식물의 세계사 30,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상어의 세계사

by 코리안랍비 202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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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상어의 세계사

최근에 ‘상어가족’ 이라는 인기동요가 대단한 인기를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가사를 잠시 여기에 실어본다.

아기 상어 뚜 루루 뚜루 귀여운 뚜 루루 뚜루 /엄마 상어 뚜 루루 뚜루 어여쁜 뚜 루루 뚜루 / 아빠 상어 뚜 루루 뚜루 힘이 센 뚜 루루 뚜루 / 할머니 상어 뚜 루루 뚜루 자상한 뚜 루루 뚜루 / 할아버지 상어 뚜 루루 뚜루 멋있는 뚜 루루 뚜루 / 우리는 뚜 루루 뚜루 바다의 뚜 루루 뚜루 /사냥꾼 뚜 루루 뚜루 상어 가족! /상어다 뚜 루루 뚜루 도망쳐 뚜 루루 뚜루 / 도망쳐 뚜 루루 뚜루 숨자! 으악! / 살았다 뚜 루루 뚜루 살았다 뚜 루루 뚜루/오늘도 뚜 루루 뚜루 살았다 휴! / 신난다 뚜 루루 뚜루 신난다 뚜 루루 뚜루 / 춤을 춰 뚜 루루 뚜루 노래 끝! 오예!

2016년 발매되어 큰 인기를 얻은 핑크퐁의 ‘상어 가족’은 언뜻 ‘곰 세 마리’처럼 상어 가족을 소개하는 노래 같지만, 알고 보면 포식자인 상어 가족에게 쫓기다 살아난 물고기의 안도를 그린 노래다. 상어의 실상을 모르는 사람은 이런 귀여운? 노래에 속아서는 안된다. 그저 음정과 리듬이 정말 끌리게 구성된 즐거운 중독성 노래일 뿐이다. 수능 금지곡으로 선정된 곡이며, 잘못된 성(性) 정체성을 심어주는 노래라는 비판을 받았다.

내 고향은 보령이다. 이곳 바닷가에는 자주 상어가 출몰한다. 그런데 그 상어가 사람을 잡아 먹는 일이 가끔씩 있었다. 그래서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었다. 이 무시무시한 상어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상어를 소개합니다.>

상어는 한자어인 사어(鯊漁)라고 불리우며, 상어는 순우리말이고 옛말은 ‘두루치’였다. 고생대부터 존재해 온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운다. 상어에서 수많은 종류가 존재한다. 나는 그 중에서도 ‘고래상어’라는 동물을 잠시 연구한 적이 있다. 이 고래상어는 몸 길이가 최대 20미터 이상까지 자라면 갑각류, 오징어,플랑크톤 같은 작은 동물을 걸러서 먹고, 동치는 산만해도 유순한 종이다. 이 ‘고래상어’가 성경에 나오는 저 유명한 요나 선지자를 삼킨 거대물고기로 알려져있다.


일반인들이 자주 떠올리는 대형 상어들 중에서 [백상아리]가 있는데 영화에서(예, 조스) 등장하여 유명한 ‘상어종’이 되었다. 이 백상아리는 크기가 약 6미터 정도까지 자라면서 그럼면서 매우 희귀한 종이며 멸종위기중이다. 1975년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명작영화 ‘조스’에서는 10미터가 넘는 괴물 상어로 나왔다. 어떤 영화의 세트장에서는 이 ‘조스’를 기계장치로 만들어서 놓았는데 이 장치가 작동하여 사람을 물어 죽인 기록도 있다. 그래서 상어가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라고 하는데 도리어 반대이다.

상어는 ‘바다의 사냥개’라고 불릴 만큼 놀라운 청각과 후각을 가지고 있다. 상어가 먹이를 물면 반드시 머리를 마구 흔들어댄다. 씹을 때 턱이 좌우로 움직이지 않으므로 흔들어서 먹이를 자르고 상처를 줘서 죽이는 것이다.


‘바다의 무법자’의 상어의 놀라운 특징중에 하나가 ‘간의 크기’이다. 간(肝)이 자기 체중의 25%를 차지한다. 그래서 부레가 없는 대신에 간이 커서 물에 뜰 수 있도록 발달한 것이다. 정말 간이 큰 사람은 상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상어가 이렇게 간일 클 줄은 나도 미처 몰랐다.(현대해양자료)


<상어의 전투력>
흔히 바다의 최강자라는 인식이 있으나, 중대형 상어를 제외하고는 그리 강력하지 않다. 그래도 바다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의 지위를 얻는다. 대부분의 종들이 육식성이며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 물리면 극히 위험하다. 이빨이 뽑혀도 얼마든지 다시 재생된다. 여러 해안가에 가끔씩 상어가 출몰하는데 수영하거나 서핑을 하다가 백상아리류에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백상아리는 사실 온 몸이 무기다.

그런데 상어에 물릴 확률은 별로 없다. 반대로 개에게 물릴 확률은 상어에게 물릴 확률보다 무려 10배 이상은 된다. 그렇다고 개를 박멸할 수도 없고, 상어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런 상어가 바닷속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존재하는 이유가 다른데 있다. 바로 상어는 부레가 없다. 놀랍게도 상어만 유일하게 부레가 없다고 한다. 부레없는 물고기는 물속에서 생존이 불가능하다. 상어는 어류면서 부레가 없어서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그래서 여기 저기 계속 돌아다닌다. 그리고 상어가 쉴새 없이 지느러미는 움직이며 헤엄치기에 죽을 때까지 휴식을 취할 수 없다고 한다. 상어가 최상위 포식자가 된 또다른 이유는 바로 상어는 입을 벌린 채 헤엄을 치는데 바로 아가미에 운동기능이 없어서다. 그래서 상어의 입을 벌리고 헤엄치는 모습은 다른 어류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한다.


<상어잡이>

아주 비싼 음식중에 하나가 ‘샥스핀’이다. 이를 공급하기 위해 수많은 상어가 남획되고 죽어간다. 연간 죽어가는 상어가 1억 마리 정도 된다고 한다. 지나친 포획으로 인하여서 지구상의 약 70%의 상어가 소멸되었다고 한다.
암시장에서 샥스핀은 킬로당 약 600에서 1000달러에 거래된다고 한다. 거기에 심해상어의 간으로 만든다는 스쿠알렌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상어는 많은 이들의 사냥감으로 인기가 많은 어종이다. 어려서 상어고기를 먹어 본 적이 있는데 육질이 무척 부드럽고 식감이 좋다. 어느 나라든 고래와 더불어서 상어도 포획을 해서는 안되는 동물이다. 이슬람이나 유대교에서도 상어는 ‘부정한 동물’로 인식되며 먹어서는 안되는 어류이다.


<상어가족은 엄마가 더 세다>

‘상어가족’의 동요로 다시 가보자. ‘동아사이언스’를 보니 상어가족에 나오는 대사가 문제가 된다. 거기에 대한 펙트 체크를 한 것을 잠시 보았다.

[엄마 상어가 어여쁘다하고
아빠 상어가 힘세다라고 묘사하였다.]

그러나 실제 상어를 살펴보면 할아버지 상어보다 할머니 상어가 크고, 아빠 상어보다 엄마 상어가 더 크다. 재미있는 것은 할머니 상어가 엄마 상어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상어의 서열도 암컷이 수컷보다 더 높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사는 어류는 상어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사는 어류는 무엇일까? 상어의 한 종류인
그린란드상어다. 2016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는 북대서양의 수심 600미터에 서식하는 그린란드 상어가 400년 이상을 사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이 상어는 1년에 1cm를 자라며, 150살이 되어서야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상어다. 그래서 상어가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이유다. 400살이 넘은 상어라면 아마도 조선조 초기가 조금 지난 시점에서 태어나서 2020년이나 되어서야 죽을 정도의 나이다. 그래서 어떤 해양학자는 ‘상어가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물고기’라고 칭한다.


<이유극강의 상어 하지만 4억년만에 위기를 맞다>

태풍이 불면 소나무는 부러져도 버드나무는 살아남는다. 노자는 이를 이유극강(以柔克剛)이라 표현했다. 부드러움으로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이다.(이유제강) 부드러움으로 4억년 이상 바다를 지배하고 있는 동물이 있다. 상어다. 물렁뼈인 연골로 되어 있는 상어는 몸의 유연성이 다른 경골어류보다 훨씬 좋다. 연골 덕분에 입을 크게 벌릴 수 있어 먹잇감을 공격하기 유리하고, 한 번 물면 크게 흔들어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상어 중에는 수심 5000m 해저에 사는 종도 있는데, 이 역시 연골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수심 5000m에서는 약 500기압의 압력을 받게 된다. 그처럼 심한 압력을 받는 곳에서는 단단한 경골일수록 충격이 커 부러지기 쉽지만 연골인 상어는 고압을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다.

상어는 부드러운 골격을 보충하기 위해 경골어류보다 더 질기고 강한 피부를 지니고 있다. 순린이라는 무수한 돌기 모양의 비늘 탓에 골프공의 딤플처럼 물의 저항이 줄어들어 빠른 속도로 헤엄칠 수 있다. 기생생물이 피부에 정착하지 못한다. 상어의 연골은 상어가 평생 질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상어 연골에는 콘드로이친과 히알루론산, 콜라겐 등의 단백질이 함유돼 있어 체내 영양분을 공급하고 면역력 강화 및 상처 치유 효과를 낸다. 이로 인해 상어는 병이나 암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상어가 단단한 뼈로 진화하지 않고 연골어류로 남아 있는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4억년 전이라면 육지에 나무가 처음 등장하기 전이며, 척추동물이 육지로 올라오기 전인 까마득한 세월이다. 생명의 역사에 있었던 다섯 차례의 대멸종 위기도 모두 무사히 넘겼다.요즘 상어가 위기에 처해 있다.

<상어도 암에 걸린다?>

자연계의 상어에 암이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없었는데, 최근 여러 종류의 상어에 종양이 발견된 것. 특히 상어 연골 자체에서 종양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다른 해양동물의 암 역시 점차 늘고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인간의 해양 오염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해양 산성화로 인해 상어가 후각 능력을 상실하면서 공격 성향이 감소되고 먹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문제는 해양 산성화 진행 속도가 너무 빨라 상어가 그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 것 같다는 추정이 나왔다는 점이다. 상어에 최대 위기가 닥친 셈이다. 위기의 상어는 생태계의 조절자에서 이제는 생태질서가 깨어짐에 희생이 될지도 모른다. 상어를 구하라.
<국민일보 이성규 과학 칼럼니스트의 글 인용)

<조스와 스필버그>
1975년 개봉한 영화 ‘조스’는 포스터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피 한방울 등장하지 않지만 여느 공포물 못지않게 강한 서스펜스를 유발한 이 조스 포스터는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불렀다. 조스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4]가 흥행 신기록을 세울 때까지 최고의 히트작은 조스였다. 이 영화가 개봉된 후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줄어 들었다는 일화가 있다.

당시 27살이던 무명의 젊은 유대인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이 조스를 시작으로 하여, ‘데이더스’ ‘E.T', 그리고 쥬라기 공원으로 연이은 흥행을 이루어 할리우드에서는 [마이다스의 손]으로 자리를 잡았다.

원래 조스는 피터 벤츨리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하한 것이다. 줄거리는 단순한데, 마이애미 해변에 식인 상어가 출몰하여 상어에게 아들을 잃은 경찰서장 마틴(로이 샤이더)이 해양학자 멧(리차드 드레이퍼스), 상어잡이 퀀트(로버트 쇼) 등을 모아 상어잡이에 나선다. 마치 모비딕을 잡으려는 ‘에이하브’ 선장 같은 모습이 연출된 영화이다.

이 영화의 배경음악이 정말 압권이다. 이는 ‘영화음악의 거장’이라고 불리우는 존 윌리엄스의 작품이다. 이 ‘조스’ 주제 음악으로 그는 1976년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된 [조스] 이후 [딥 블루 씨], [전복된 배], [다크 타이드], [베이트], [언더 워터] 그리고 [47미터] 라는 영화등은 모두 식인상어를 등장하여 여러 갈등과 서스펜스를 일으킨다. 나는 이중에서도 <47미터>를 권한다.

이 영화가 에릭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라는 2016년에 출간된 책과 연관이 깊다. “바로 우리가 엄청난 풍요 속에서 살아가는 수동적 소비자이며 인간 본질을 생계비 벌이에 투자하고 있다”고 에릭 프롬은 말한다. 이는 상어는 바로 거대기업의 이미지이고, 이 거대기업에 인간은 그저 수동적 소비를 해야 하고, 자신은 정작 인간임을 망각할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서곡숙 교수)


문학으로 만나는 상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보면 정말 천신만고 끝에 잡은 청새치를 피냄새를 맡고 상어떼가 다가와서 물어 뜯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청새치의 뼈 잔해만 가지고 뭍으로 온 노인은 허무함에 지쳐 잠이 들어버린다.
그런데 그 청새치를 지키려고 하는 그 순간에 그 노인이 말한 대사가 정말 의미심장하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라는 말을 자주 되뇌인다.

내가 노인과 바다를 읽으면서 건진 가장 귀한 대목이다. 현대의 고 정주영 회장이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말을 했는데 아마도 이 노인의 불굴의 포기치 않는 정신에서 그 말이 나왔을 수도 있다. 우리가 노인이 되어도 강한 생명력으로 설사 청새치의 뼈만 남아도 무서운 현실이라는 ‘상어떼’와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상실의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이길 힘을 얻을 수 있는 귀한 책이라고 보여진다.

다시 한번 노인과 바다의 가장 명대사를 남긴다.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다.
인간은 파괴될 수 있지만 패배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시련, ‘84’일이 있다.”

  • 노인과 바다 - 청새치와의 84일간의 사투 - 뉴시스 출처 이미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나레이 베이’>
또 하나의 위대한 작품은 아마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작품이다. 인간의 상실(喪失)에 대한 격조 높은 장송곡이라 불리우는 <하나레이 베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의 소설 <하나레이 베이>는 영화로 만들어져 나왔다하루키의 이 ‘기묘한’ 이야기가 어떻게 영화로 그려졌을까. <하나레이 베이>는 하루키의 천재적 상상력이 사뿐사뿐, 마치 무하마드 알리가 이전의 캐시어스 클레이란 이름이었을 때 나비처럼 스텝을 밟는 느낌으로, 그러다가 어느 새 얼굴에 핵폭탄 같은 주먹을 안기듯 심장에 쿵 하는 충격을 주는, 기이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이다.

<하나레이 베이>는 하루키의 단편 모음집 <도쿄 기담집>에 실려 있는 소설 가운데 하나이다. 피아노 바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중년 여성 사치(요시다 요)는 하와이 호놀룰루 해변으로 서핑 여행을 떠났던 19살 아들 타카시(사노 레오)가 상어에 물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타카시는 오른쪽 다리를 상어에게 뜯겨 그 충격으로 익사했다. 하루키는 소설에서 이렇게 묘사한다.

“상어가 사람을 즐겨 잡아먹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살덩어리가 내는 맛은 어느 쪽인가 하면 상어의 기호에는 맞지 않는다. 한 입 베어 먹었다가도 대개는 실망해서 그냥 가버린다. 그래서 상어에게 습격을 받더라도 패닉상태에만 빠지지 않으면 한쪽 팔이나 다리를 잃을 뿐, 살아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녀의 아들은 너무 놀랐고 아마 심장발작 같은 것을 일으켜 대량의 바닷물을 마시고 익사했을 것이다.”


하루키는 인간의 살이 상어의 기호식품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어쨌든 그의 소설 속 주인공 사치는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하와이 해변 하나레이에 가게 됐고 이후 이상한 기분이 들어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를 찾아가게 된다. 세월이 10년쯤 흘러 그곳에서 과거 아들 또래의 남자 아이 둘을 만나게 되는데 어느 날 그 아이들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는다.

“혹시 보셨어요? 아줌마가 앉아 있는 모래사장 뒤쪽에 외다리 서퍼가 서 있는 거요?”
“다리가 한 쪽이 없어?”
“네. 오른쪽이요.”
사치는 큰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타카시가 돌아와(혹은 저승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해변 주변을 헤맨다고 생각한다. 사치는 그날 밤부터 며칠간 해변을 미친 듯, 이 잡듯 뒤지고 다닌다. 하루키의 소설을 보면 이 기담(奇談)의 섬뜩함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 마츠나가 다이시 감독의 하루키 문학에 대한 해석 능력이 참으로 올바르고 지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키의 소설은 기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 <하나레이 해변>은 결국 인간의 상실(喪失)에 대한 격조 높은 장송곡 같은 작품이라는 것을 간파해 냈기 때문이다.
<하나레이 베이>는 결국 삶을 이어가게 하는 모티브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려 한다. 외다리 서퍼가 됐든 무엇이 됐든 그것은 구체적인 무엇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든 무엇을 대상으로 하든 원망, 증오, 한숨마저도 구체적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다이시 감독은 소설 속에 없는 장면을 영화에 덧붙여서 이야기를 확장시켰다. 사치는 외다리 서퍼 유령을 찾아내지 못한 채 도쿄 집으로 돌아와 10년 동안 박스 속에 넣어 덕 테이프로 꽁꽁 싸놨던 아들 타카시의 물품들을 꺼낸다. 아이의 옷가지들을 들춰내며 사치는 그때서야 꺼이꺼이 울음을 터뜨린다. 죽은 아들에게 이렇게 중얼거린다.
“이건 너무 하잖아?”

사람이 용서를 받고 구원을 얻으려면 자신의 죄에 대한 참회가 우선돼야 하듯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려면, 그래서 사랑의 구원을 얻으려면 그 관계를 거듭나게 해야 한다. 원망과 증오를 내려놓으려면 그것의 실체를 밖으로 드러나게 해야 한다. <하나레이 베이>는 사랑의 기술이 아니라 사랑하기의 기술을 말해 주는 영화인 셈인데, 그건 사치가 아들 또래의 또 다른 서퍼 아이 타카하시(무라카미 니지로)가 여자 아이와 데이트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자를 만족시키는 세 가지 방법을 아니?”
“그게 뭐에요?”
“여자의 얘기를 잘 들어 줄 것, 여자의 옷차림을 칭찬해 줄 것, 가능하면 맛있는 것을 많이 사줄 것.”

한 편의 멋진 소설이 또 한 편의 멋진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나레이 베이>는 문학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 영화라는 또 다른 산을 무사히 오른 작품이 됐다. 문학과 영화는 이렇게 만나야 하는 것이다.[오동진 영화평론가의 글을 잠시 인용하고 변화를 줌]

  • 구글 출처 이미지 - 상어이야기



나는 개인적으로 상어에 대한 글을 쓰면서
우리가 가진 [인문성]을 더욱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바로 [상실의 감정]을 가졌으면 한다. 그러면서 [회복 가능성]도 같이 가졌으면 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나 하루키의 [하나레이 베이]등의 걸작을 읽음으로서 우리들의 감긴 눈이 떠지기를 바란다.

코로나로 고통받는 시대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시련의 시기 84일이 있고, 누구에게나 상실의 아픔이 있지만 회복탄력성도 있다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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