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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창업자 유방의 성공전략
한의상님의 <<사람이 무기다>>
역사상 수많은 리더쉽의 이론이나 사상이 존재한다. 리더쉽( Leadership)은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 힘든 특질을 가지고 있다. ‘리더쉽은 책임감이다.’ 라고 말하면 책임감 중심으로 리더의 특질을 말한다. ‘리더쉽은 사람을 쓰는 법, 용인술이다’ 라고 하면 이 또한 사람중심의 경영과 전략을 사용하는 리더의 특질을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부터는 ‘리더의 품격을 리더쉽’이라고 부른다.
한의상님의 책을 읽으며, 실패할 듯 한 한 남자의 성공 스토리와 성공할 듯한 또 다른 남자의 실패 스토리에 역설의 감정을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큰 성공은 작은 실패들을 통해서 배움으로서 만들어진다. 큰 실패는 작은 성공들에 지나치게 연연해서 만들어진다. 영웅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을 뛰게 만드는 강렬한 순간을 만든다. 근시안적인 영웅은 멀리 내다보는 영웅과 견줄 수 없다.
리더는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저자는 ‘사람이 무기다’ 라는 말로 책의 제목을 정하였다. 무기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무기는 공격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고, 수비를 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공수양면에 우수한 무기가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 하지만 강력한 무기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 무기를 다루는 사람의 기술과 더불어서 그 무기들을 지닌 자들을 이끄는 용인술과 작전수행능력이 더 중요하다.
‘사람이 무기다’ 라는 것은 물리적인 무기가 아니라 정신적인 무기가 더 강력한 무기라는 뜻이 될 것이다. 물리력과 정신력이 적절한 조화가 되어야 전쟁은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 사람은 연약한 그릇과 같다. 작은 상처에도 심하게 고생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한고조 유방에게는 자신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려고 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강점을 존중해지고 인정해주며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인생전략을 사용하였다. 심지어 자신의 편만 아니라 다른 편의 적이라고 하여도 친구로 만드는 탁월한 우정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보면 그의 위대성을 보고 그 사람을 높여주며 자신을 낮추는 겸양지덕의 자세까지 갖추고 있었다. 사람을 볼 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관상을 잘 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사람을 유효적절하게 기용하고 쓸 줄 알아야 한다. 한고조 유방은 큰 사람이었다.
큰 리더는 큰 리더쉽을 사용한다. 큰 리더( Super Leader)는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스스로 리드할 수 있도록 솔선형 헌신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들(Followers)을 셀프 리더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한고조 유방은 먼저 자신의 마음을 열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약함을 감추지 않고 도리어 약함을 드러내어 상대의 마음도 열게 하였다. 물론 인간적인 능력으로는 자신을 따라는 휘하의 인물들이 더 뛰어날 수도 있지만, 한고조 유방에게는 이들을 얻기 위하여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헌신의 리더쉽’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서로 비밀과 의심의 문턱을 낮추게 하고, 열린 자세로 대업을 이룰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신뢰와 우정’이라는 강력하고 무너지지 않는 시스템으로 만들고, 사람을 최강의 헌신되고 충성된 무기로 만든 것이다. 결국 리더쉽의 답은 그 리더안에 있다. 그 답을 잘 찾은 사람은 항우가 아니라 유방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몇 번 읽으면서 사람을 무기로 삼은 유방의 성공전략의 핵심에는 ‘신상필벌’의 원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신상필벌이라면 손자병법이나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량과 조조의 신상필벌이 떠오른다.
삼국지 <촉한지>에는 제갈량을 언급한다. "실로 충성을 다하고 보탬이 된 인물은 원수라 해도 반드시 상을 주었고, 법을 어기도 태만히 한 자는 자신 편이라고 해도 반드시 벌을 내렸다...... 그리하여 모두가 그를 경외하면서도 사랑을 했고, 형벌이 준엄해도 원망하는 자가 없었으니, 이는 그 마음 씀씀이가 공평하고 징계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조조는 ‘부하들의 마음을 꿰뚫는 처세의 대가’ 라고 부른다. 조직에서는 한 사람만을 편애하고 인센티브를 많이 준다면, 다른 직원들의 사기는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프랑스의 정복자 나폴레옹도 '규정에 없는 파격적인 큰 상을 주고 특별한 정강을 발표하여 군사들을 격려하는 것'을 중시하였다. 군사들의 공명심리를 만족시키면서, 이로서 그가 여러 영웅들과 국가들을 물리치고 일시에 전 유럽위에 군림하면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게 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고조 유방은 승리할 때마다 자신을 따르는 가신과 장수들에게 대대적인 포상을 하였다. 이 점이 많은 장수들을 감동시키며 더 충성하게 하였다. 아무리 유능한 지휘대장이라도 독불장군처럼 혼자만의 힘으로 절대 전쟁에서는 승리할 수 없다.
반면 항우는 어떠한가? 힘은 산을 뽑을 정도이며, 강을 엎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었고, 한나라 건국 시 최고의 용맹을 자랑했지만 결국 유방에게 패배한 후 자살로 최후를 마치게 된다. 리더로서 모든 점에서 유리하고 강력했던 항우가 패한 이유는 바로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을 사로잡고 지배해야 진정한 군주요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장수가 전장에 나가 마땅히 공을 세우면 반드시 지위를 올려주고 포상을 적재적시에 마련해 주는 것이 덕있는 리더의 원칙이다. 그러나 항우는 그러지를 못했다. 포상보다 처벌에 더 무게를 두었다. 그리고 리더가 가장 피해야 할 덕목을 어겼다. 바로 자신의 용맹과 지략으로 수 많은 전쟁을 이겼다고 하는 ‘우격다짐’이 많았다. 이런 항우에게 목숨을 걸고 심신을 다해 충성할 인재들이 나중에는 하나둘씩 항우를 떠나 유방 진영으로 갔다. 아마 승패는 여기서 이미 시작된 것이다.
한고조 유방이 신상필벌 전략은 결국 그가 대권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할 수 있는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게 해 주었다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리더쉬로서 조직과 단체를 잘 이끌고 가고 싶다면 리더 자신과 당신을 돕고 현실의 벽을 함께 넘어 줄 담쟁이같은 협력자를 잘 키워야 하는 것이다. 동서고금의 리더들과 최고경영자들을 보면 반드시 훌륭한 리더 휘하에 훌륭한 인재들이 있다. 그들이 없이는 대업(大業)을 켤고 이룰 수 없고, 그 조직은 오래도록 지속발전해 나갈 수 없다.
‘지속성장가능성’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는 21세기 경제전쟁과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항우의 무식한 힘보다 유방의 유연한 지혜가 더 필요하다. 신상필벌이 단순히 칭찬과 포상으로만 받아들이는 통념이 많다. 하지만 유방의 경우 진정한 리더의 품격을 갖추기 위해서 자신만의 철저한 원칙과 논리를 세우고, 결코 냉정함과 품위를 잃지 않았으며, 자신을 따르되 비인간적이거나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부하에게는 엄격한 규율로서 다스렸다.
청나라 주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상 줄 것을 주지 않으면 잘하는 것을 막게 되고, 벌 줄 것을 주지 않으면 간신을 키우게 된다.'(청나라 주호의 말 - 중국고대병법선집출처)
‘블레인 리’라는 경영학자는 [리더쉽의 원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실천보다는 원칙이 우선이다. 우리가 원칙을 이해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효과적인 실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상황, 어떤 사람, 어떤 문제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원칙에 충실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을 존경하며 일생동안 그들을 기억한다. 그들이 우리 시대의 세상에 살고 있지 않았을지라도 그들의 영향력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사람이 실로 무기다. 한고조 유방과 그를 따랐던 인물들의 영향력은 아직도 남아 있다. 그래서 현대에 와서도 그들의 이야기는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다. 한고조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불세출의 리더들, 그들이 가르쳐주는 삶과 리더쉽의 원리나 원칙들이 내 삶에 성취할 만한 가치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훌륭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살아남아라, 당신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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