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Page Lesson Series
존 스튜어트 밀의 자서전
세상에 존 스튜어트 밀처럼 독서하고 공부한 이가 있을까?
스승인 벤덤과 더불어서 <공리주의>를 만들고, 이 공리주의가 근현대 영국의 사회복지제도로 자리잡게 한 결정적인 공로는 사실 존 스튜어트 밀의 공로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표방했던 영국, 그 영국의 공리주의는 유럽을 넘어서, 미주로 그리고 아시아로 왔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체계적이고 압축적인 공부수련을 받았다.
이미 4살때부터 그리스어를 배우고, 매일 수학을 공부했던 사람이다. 어린 시절에 그가 감당할 수 없는 공부를 하면서 그는 대학자로서의 기틀을 닦기 시작했다.
그는 책에서 구원을 얻고자 시도한 인물이었다. 지적 쾌락주의자였으며 고상한 지식인이었다. 그는 책외에서 다른 도움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자서전에서 강변한다.(제2장) 그러나 그러한 학문과 고전에 대한 강렬한 의욕과 사랑은 그를 결국 나중에는 정신사의 한 위기를 겪게 한다.(제5장)
그는 콜리지 Coleridge의 <<낙심>>이라는 시를 읽고
무엇인가 새로운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허전하고 음침하고 쓸쓰르한 그러나 아픔 없는 슬픔,
졸리는 듯 숨 막히는 듯 얼빠진 듯한 슬픔,
말로나, 한숨으로나, 혹은 눈물로나,
저절로 흘러나와 없어져 주지 않는 슬픔,
그가 책에서 구원받고자 하는 열망은 결국 헛된 열망이 되었다.
또한 그가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맥베드>>가 가 의사에게 한 말도 자서전에 남긴다.
"그대는 상한 마음을 고쳐, 그 기억에서 뿌리 깊은 욕망을 빼내고, 뇌수에 기록한 저 고통을 덜며, 어떻든 망각케 해주는 감미로운 약으로, 잔뜩 눌리어 당장 파멸할 듯 싶게 된 내 마음을 시원스럽게 해줄 수는 없는가?"
그는 <<논리학 체계>와 <<경제학 원리>> 라는 책도 출판하고, 나중에는 <<자유론>>을 저술한다. 철학자이면서 하원의원으로서 정치인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자유론>>을 완성하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가 사망한다. 그는 아내가 묻힌 무덤가에서 집을 얻어 1년을 지낼 정도로 <아내사랑>이 극진했다.
평생 책에서 구원받을 것 같이 살았던 스튜어트 밀이었지만, 사실상 그의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을 채워준 사람은 그의 아내였다.
"내 인생의 목적은 오직 그녀와 함께 일하거나 혹은 공감한 것이요. 또 그녀에 대한 추억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던 것들이다. 그녀를 기억함은 나에게 하나의 종교요, 그녀가 옳다고 여긴 것은 가치 있는 모든 것의 총화요, 또 내가 내 생활을 규모 있게 해나가려고 애쓰는 표준이다."(제 7장)
그가 공리주의자로서 영국의 사회복지사를 다시 썼다면
그는 또한 남성으로서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했던 근대 페미니즘의 원조가 된다. 아내와의 공저인 <<자유론>>을 마치고, 딸의 권유로 <<여성의 종속>>이라는 얇지만 위대한 여성학서를 만든다.
그의 자서전은 책에서 시작해서 책으로 마친다.
수많은 인류의 고전에서 시작해서 자신의 저서로 마친다.
그가 바로 고전을 만든 사람이 된 것이다.
스튜어트 밀은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배부른 돼지보다 낫다" 며
질적인 쾌락을 주장한다. 그의 마지막 말은 <안심입명> "나의 일은 끝났다" 였으며 그는 지극히 사랑하고 존경하고 함께 사색과 집필의 기쁨을 나눈 아내와 나란히 영국이 아닌 프랑스의 아비뇽에 잠들어 있다.
그의 생애는 높고, 아름답고, 순결하였다.
살면서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거장이 있었다는 것은
독서하는 이로서는 행운이다.
책속에 구원은 없다. 사랑에 구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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