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전재 절대금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어디 있으랴 !!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가끔 내가 쓴 캘리그라피를 들여다보곤 합니다.
바로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입니다.
큰 종이에 작은 붓으로 수를 놓듯이 차근 차근 쓴 시인데
자주 소리를 내어 낭독하다보니 어느새 외워진 시입니다.
이제는 외움을 넘어서 새김으로 갑니다.
마음에도 돌판이 있어서, 그 마음판에 이 시가 아로새겨졌습니다.
도종환 시인은
꽃과 비와 바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의미도 밝혀내고 있습니다.
살면서 많은 어려움과 역경속에서 살아왔던 시인이기에
더욱 이 시는 가슴을 파고 듭니다.
그냥 순탄하고 화려하게 피우는 인생이 없습니다.
마냥 좋고 즐거운 사랑도 없습니다.
마치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어야 하고
봄부터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어야 하는 것이
인생이고 사랑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많은 두텁고 어려운 책보다는 시집을 그래도
많이 본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시대를 읽는 것도 아니요,
높은 수준의 관념을 갖는 것이 아닙니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곧 나를 위로하기 위함이요,
잃어버린 자신을 찾거나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를 인문학의 최후의 보루라고 합니다.
젊어서는 인문학적으로 살지 않습니다.
그저 이공학적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점점더 나이가 먹어가고, 인생의 깊이와 넓이가 커갈수록
인문학적으로 살아갑니다.
수없이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 없습니다.
그 사람이 위대하든, 사회적으로 저명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누구나 각자의 인생은 소중하고 귀중합니다.
사람에게는 2개의 존(zone)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존입니다.
다른 나머지 하나는 생존입니다.
자존은 사람들만이 가진 고유의 사람다움을 나타내줍니다.
각자가 가진 자존심이나 자존감은 그 사람의 최대의 자산입니다.
이 자존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소이며,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자신을 지켜나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자존감은 자신감과 다릅니다. 자신감은 좋을 때는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반대입니다. 하지만 자존감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비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누구나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이 상황을 잘 극복하고 이겨나가게 하는 힘이 바로 자존입니다. 그러나 이 자존은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로 생존과 같이 갑니다.
누군가 인생은 [서바이벌 게임 = 생존 게임]이라고 말을 합니다.
물론 루소는 인생을 생존을 위하여, 그리고 생활을 위하여 두번 태어난다고 하였지만, 누구에게는 삶은 생존의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삶이 힘든 것입니다.
삶이 쉽고 편안한 사람들도 물론 세상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평화는 그리 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인생은 이렇게 자존과 생존이라는 두개의 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시소처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오르막도 아래서 보면 그렇지만, 위에서 보면 내리막입니다.
그래서 소설가 김 훈은 [자전거여행]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결국 같은 길이라고 표현한지도 모릅니다.
요즘 청년들을 보면 기성세대와 다른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되는 것보다 [우리 이제 꽃길만 걷자] 라고 말을 하는 것을 봅니다. 꽃길을 걸으려고 하여도 먼저 눈길을 걸어야 합니다. 눈길을 걷다 보면 꽃길도 어느새 걷게 되는게 인생이치인데, 이를 삭제하고 그저 평탄한 길만을 걷고 싶어하는 인상을 많이 받습니다.
나는 가끔 부모세대를 생각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으신 부모세대를 생각하면
내가 걷는 이 길이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길이 아님을 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여러가지 시험과 어려운 일들이 중간 중간 발생합니다.
한때는 가난과의 싸움을 싸워야 했고,단순히 먹고 사는 것에만 매달려도 쉽지 않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정신적인 병이나 문제도 생각할 겨를이 없이 바빴던 시절입니다. 영국 시인 예이치의 시에 "부지런한 꿀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 라고 하였듯이 부모세대는 모두 [부지런한 꿀벌들] 이었습니다.
어느새 나 자신도 부모세대가 되었습니다. 3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 아이들도 나름 흔들리면서 꽃을 피우려고 준비하는 것을 봅니다. 나 자신도 여러가지로 힘든 부침을 겪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큰 탈이 없이 지낸 것을 보면 그저 부모님과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습니다.
있다면 그것은 온실속의 화초입니다.
이 온실속의 화초가 광야로 나오면 곧 생명력을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자녀들을 온실속의 화초로 키워서는 안됩니다.
충분히 흔들리고, 충분히 바람과 비를 맞아야 합니다.
때로는 강한 바람과 소나기도 맞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더욱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탐스럽고 품질이 우수한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꽃길만 걸을 수 없습니다.
때로는 가시밭길도 걸어야 하고, 광야길도 걸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꽃이 흔들리지 않고, 바람을 맞지 않고, 비에 젖지 않고 피지 않듯이 어렵고 힘든 시절을 잘 이겨내고 버텨온 사람의 마음 가짐에는 전혀 교만이나 자만이 자리잡을 수 없습니다. 흔들리면서 깊이 뿌리를 내린 사람은 그 꽃과 열매가 남다릅니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시집을 벌써 20번 이상은 읽은 것 같습니다.
오늘의 글을 준비하면서 많이 힘들어 하고 아파하는 지인이 있다면 그의 [걸작 시집]을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인생길은 누구나 녹녹치 않습니다.
하루 하루를 제대로 살아내는 것조차도 힘에 겹습니다.
인생에는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이 겪고 해결해 왔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꽃입니다.
그러나 흔들리는 꽃입니다.
비를 맞으며 수시로 젖는 꽃입니다.
바람을 맞으며 수시로 이리 저리 흔들리는 꽃입니다.
그러한 순간 순간들이 모여서 [순간의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불확실성이 가득합니다.
지금 세상은 [불확실성의 시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세대가 살아온 시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다음의 세대는 지금의 세대와는 다른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흔들리며 피는 꽃이 되어야 하는 것은 모든 세대가 경험합니다.
[꽃길만 걷자] 라는 평탄의 구호가 아니라,
[흔들리며 꽃을 피우자] 라는 역경의 극복을 말해야 합니다.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설사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저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굴 만나도 [흔들리며 피는 꽃]으로 보고 존중하고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습니다.
겸손한 마음과 노력하는 태도로 이 험한 인생을 잘 살아 보십시오.
이러한 꽃들이 많아지면 세상은 거대하고 아름다운 정원이요
꽃밭으로 변할 것입니다.
서로 힘을 주고, 격려하며, 응원하고, 같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좋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하십시오.
먼저 자신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험한 광야같은 세상에서
자존감도 세우고
생존력도 키우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하여
더 나은 미래의 결실을 위하여
겸손히... 그러나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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