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어느날
[아인이의 유치원 일기] 중에서
"아빠, 왜 거미는 거미집을 지어요?"
오늘도 아인이를 유치원에서 데려오면서
아인이는 병설유치원 주변에 있는 거미줄을 열심히 들여다본다.
아인이가 다니는 학교에는 물론 무당거미들을
제일 많이 볼 수 있다.
수많은 거미줄을 보면서 아인이는 열심히 집을 짓고 먹잇감을 기다리는 거미들을 지켜본 것 같다.
아인이를 안고서 오는 길에, 아인이가 질문을 한다.
"아빠, 왜 거미는 거미집을 지어요?"
그런 질문에 나는 답이 콱 막힌다.
"글쎄 집을 지어야 비도 피하고, 먹잇감도 먹고, 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럴거야"
그 다음의 질문이 더 대단하다.
"그럼 비가 오면 거미들은 비를 맞나요?"
"글쎄, 비가 오면 비를 맞는지 모르겠는데"
또다시 콱 막힌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보다 더 난이도가 높아보인다.
"아빠는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모르는게 있네요"
"그럼, 아빠는 천재가 아니란다.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게 많단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거야"
이렇게 질문을 받고서 평소에 가까이 있는 사물을 나름대로 관찰하고 안다고 생각했던 자신을 너무 과신한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카데미에 와서, 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찾아 보았다.
그런데 거미가 왜 집을 짓는지는 어느 곳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외국의 과학사이트를 들어가서 질문을 했다. 그런데 아무도 제대로 답변해 주지 못했다.석학들도 의외로 석학이 아니다.
아인이의 질문은 대단한 질문이었다.
그래도 이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 여기 저기 자료를 찾아 보았다. 나는 성격상 답을 구하지 못하면 계속 나올 때까지 답을 찾는 성격이 있다.
그런데 정답은 아니지만 거미에 대하여 더 공부하게 되었다.
가령,
거미줄은 여러 아미노산이 조합된 단백질 성분이다.
모든 거미는 실을 뽑을 수 있지만 거미집을 만드는 종은 절반이라고 한다.
거미줄은 거미의 실샘에서 만들어진 액체기 실젖으로 나오면서 공기를 만나 화학적 결합이 일어나 질겨진다. 거미줄을 이용한 기술도 여러가지이다.
인공장기나 방탄복을 만들기도 하고, 바이오 섬유를 만들수 있다고도 한다.
전 세계에는 약 4만 5000천종의 거미들이 있으며, 국내에는 700여종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거미가 집을 짓는 것은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데 있다'고 말한 영국 케임브리지 과학자가 있다.
거미는 계속 자식들을 낳고 키워야 하는 것이 개척의 본능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집을 지어야 하고, 그 자식들도 집을 지으면서 계속 개척을 한다고 한다.
나는 이 거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거미는 정말 끊임없이 자기 삶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거미는 반드시 혼자서 하나의 집을 짓는다. 그 집이 부서지면 또다시 밤새워서 집을 짓는다.
시인 월트 휘트먼은,
조용하고 참을성 있는 거미를 칭송했다.
고립되어 있는 거미가 거미줄을 통해서 어떻게 자신의 텅빈 주변을 개척해 나가는지 가끔씩 살펴보는 것도 좋은 구경거리이다.
사람들도 의식주 생활을 하기 위해서 집을 짓는다.
집을 짓는 것은 바로 개척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자녀들이 다 자라면 삶을 개척하러 밖으로 나가게 된다.
부모들 곁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그것은 개척이 아니라 후진성을 면치 못한다.
온실속의 화초는 밖으로 나가면 금새 시련을 맞는다.
그렇지만 광야의 화초는 반드시 자신의 생명을 강화하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면서 종을 번식한다.
아인이를 통해서 [거미의 재발견]을 이루게 되었다.
거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산입에 거미줄을 치랴 ~~
아인이는 나를 공부를 시킨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도 공부는 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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