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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칼럼과 에세이

태만의 죄 - 마가렛 엘리자베스 생스터

by 코리안랍비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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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뜨는 태양의 장엄함과 저녁에 지는 태양의 황홀함을 늘 갖고 살고 싶다.

날마다 시집을 읽는 시간이 늘어난다. 

시간이 없어서 시를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 낼려고 시를 읽는다. 

시를 읽으면서 나는  '정화'의 시간을 갖는다. 

 

마음의 정화란 무엇일까?

마음이 정화된다는 것은 혼탁한 물웅덩이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제자리로 돌아옮과 동시에 다시 혼탁해진다.

그것은 세상에 일어나고 변화하는 움직임 때문이다. 

이 움직임들이 나를 혼란하게 만들고, 혼탁하게 만든다. 

내 마음속은 물웅덩이와 같다. 

그래서 이 물웅덩이의 혼탁함을 바로 보고 

이 혼탁함 가운데 질서를 찾아가고, 마음속에 가라앉음을 경험하게 해주는 

단연 좋은 것은 시이다. 

 

12월 2일 내가 들고온 시는 [태만의 죄]이다. 

마가렛 엘리자베스 생스터(1838-1912)의 시인데 시가 아주 리얼하고 정갈하다. 

마가렛 엘리자베스 생스터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활동한 미국의 여류시인이자 작가, 편집자이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평생 경건한 신앙인으로 살았으며,신앙, 가정, 여성, 아동 관련 글을 많이 남겼다.

 

태만의 죄 라는 제목이지만, 아마도 '하지 않은 죄' 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는 시이다.

시를 여기에 수록한다. 

 

태만의 죄 

 

태만의 죄

네가 하지 않은 일에 관한 죄.

해가 질 무렵에 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그것.

 

부드러운 말을 잊었다면,

편지를 쓰지 않았더라면,

보내기로 한 꽃을 보내지 않았다면,

너는 잠자리에서 괴로울 거야.

 

형제의 길 앞에 놓인 돌을 

치우지 않았다면

신중하게 충고해야 할 때

쓸데없이 잔소리만 늘어놓았다면,

온화하고 상냥한 말로

애정을 보내야 할 때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네 걱정만 했다면 안 될 일.

 

작은 친절의 가치는 

소홀히 대하기 쉽지.

도울수 있는 기회, 

그것도 소홀히 대하기 쉽지.

해가 질 무렵

희망이 사라져갈 때,

슬픈 유령처럼 자책이 찾아올 때.

 

인생은 너무 짧고 

슬픔은 너무 거창하다. 

꾸물대며 미루기만 하는 

우리의 연민을 용서하기엔,

 

태만의 죄, 

네가 하지 않은 일에 관한 죄.

해가 질 무렵에 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그것.

 

 

아마도 평생을 신실하고 독실하게 살았을 이 위대한 여류시인도

매일의 해질 무렵에,

인생의 해질 무렵에,

그리고 이 시를 쓰고 있는 그 순간에 

누군가에게 [태만이 죄]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던 모양이다. 

 

이 시를 받는 화자는 바로 '너 ,YOU'이다. 

왜 그녀는 이 시에서 자신이 아니라 너와 당신이라고 말을 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태만의 죄를 물으시는 신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게으름이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태만이 죄가 되고, 심지어 귀찮음도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를 나에게 대입하여 읽으면 많은 자극이 전달이 된다. 

 

우리 인생 전체를 하루 24시간으로 보면 

나는 지금 몇 시에 해당할까?

어떤 사람은 밤 11시라고 말한다. 

이제 1시간만 남은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직 낮 12시라고 말한다. 

 

나는 아마 오후 5-6시는 된 것 같다.

이제 서서히 해는 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밤의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태만의 죄를 범하지 않고, 

주어진 선물같은 시간을 헛되이 범하지 않으려는 

내적 노력이 크게 절실해진다. 

 

바로 지금, 내 지나온 삶을 떠올려보면

나 역시 “해서 후회하는 일 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젊어서는 하고 싶었던 것들이 참 많은데.

이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수가 더 많다. 

 

인생의 멋진 선배들과 탈무드에서 

 

해보고 넘어지기라도 하는 것이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 보다는 낫다고 

그토록 목놓아 부르짖었어서도 이제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순간들이 있다.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라고 탈무드는 또 말한다. 

 

살아온 삶을 뒤돌아 봐도,

내 마지막이 될 순간을 떠올려봐도,

하지 않은 것들로 후회 가득할 것 같은 인생이다. 

그래서 솔로몬은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다' 라고 전도서 1장에서 말한 것이다. 

인생이 헛되고 부질없다면 의미와 목적의 상실로 이어진다. 

젊어서는 쾌락주의에 빠져있다가, 나이가 들어선 허무주의로 돌아선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반발하고, 반항하고 싶다.

나의 인간이라는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더욱 갖고 싶다.

그래서 열심히 탐독을 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일을 기획한다.

내가 새로워지려면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시도 만나야 한다. 

그리고 신의 뜻과도 만나야 한다. 

우리는 아무리 잘해도 후회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후회할 수 밖에 없다.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일에 대한 후회...

 

동양의 어느 철학자는

'후회는 하고 살아야 한다.' 라고 했다.

후회의 순간은 반성과 성찰의 순간이다. 

늦은 인생이라는 것은 없는 것이다.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이제 멈추어보자.

그리고 인생의 중요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보자.

사전과 문법을 버리고, 내가 살아온 지긋지긋한 고정관념과 타성의 고리를 

과감히 깨뜨려보자. 그리고 떠나자. 날개를 달고 떠나자. 날아보자. 

나의 편지가 필요한 사람, 나의 전화가 필요한 사람, 나의 기도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욱 다가가겠다.

2023년이 온다. 

나는 새로운 꿈을 꾸고 싶다. 

그것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선하고 믿음직한 시도한 것은 결국 남게 될 것이다. 

걱정하고 근심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줄이고

창조하고 도젆사는 시간은 늘릴 것이다. 

목표를 다시 정하고, 그 목표에 따라서 움직일 것이다. 

아직도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아끼며, 세월을 아끼며,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주어진 난관의 문을 밀고 나갈 것이다. 

인생은 짧다. 그러기에 예술적으로 살아갈 것이다. 

메슬로우가 말한 심미적 순간과 욕구야말로 내게 절실하다. 

 

 

시도하고 후회할 것이다. 

하지 못할 일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더욱 부끄러워하면서 

그 부끄러움을 부러움으로 바꾸는 새로운 인생의 막을 열어나갈 것이다. 

그렇게 살아야 마땅하다고 하지 않을가... 스스로 자문해본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나의 인생에도 한 줄기 빛이 임하기를 기도하고 기대하고 기다린다. 

 

구글출처 이미지 - 아직은 남아 있는 시간을 이제 의미의 시간,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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