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시인중에 브레히트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왜 이리 시를 잘 쓸까요?
대학시절에 읽은 시집을 다시 보았습니다.
거기에 브레히트가 있었습니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았다.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최근에 여러 좋지 않은 사건들이 우리 주위를 감싸고 돌았습니다.
그 사건을 보는 내내 가슴은 저려오고 마음은 애타는 심정만 듭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것은 남을 살릴 수 있는 순간인데 그렇지 못한 무력감도
크게 느끼게 만듭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경찰도 소방관도 그리고 다른 의사도 제대로
손을 쓸 수 있는 순간이 없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순간을 놓칩니다.
살아남았기에 도리어 미워지고 미안해지는 것은 나만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슬픔은 그렇게 우리를 괴롭힙니다.
아픔은 그렇게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그저 나는 억세게 운이 좋은가 봅니다.
브레히트에게 혼나는 시간입니다.
청년시절에 '광주사태'에 대한 조금이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에 나 자신을 몰입해 놓은 것은 필경 좋지 않은 기억이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억지로 나약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를 억지로 미워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저 내 자신이 미워질 순간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강할 때였습니다. 내가 강할 때 약해져야 하는 것, 내가 약할 때 강해질 수 있다는
역설을 배운 것은 청년시절이 지난 후였습니다. 젊어서는 늦게 깨닫습니다.
늙어서 깨닫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깨우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스스로 똑똑한 체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저 겸손가운데 자신의 내면을 강화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브레히트는 정말 정곡을 찌르는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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