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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동식물의 문학사 & 탐험사&세계사

사물들의 세계사33, 주머니 속의 작은 종교, 지갑의 세계사

by 코리안랍비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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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의 작은 종교, 지갑(紙匣)의 세계사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라는 탈무드의 말이 있다. 이 말은 '돈을 주머니속의 작은 종교'로 보는 유대인들의 현명함이 있다.

탈무드 연구자다보니 탈무드에서 나온 명언을 아마 200여개 이상은 기억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이가 들면 지갑이라는 것을 잘 여는 사람들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인다고 한다. 요즘은 젊은 층에서는 지갑에 현금을 넣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은데, 그러나 나와 같은 기성세대들은 지갑에 현금을 넣고 다니는 것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리고서 그 지갑에서 푸르고, 빛나는 현금을 꺼내서 누군가에게 주면 기분도 이상하게 업(상승)되는 것을 경험한다.

지갑에 대해서 글을 쓰려니 궁금한 것이 너무나 많다. 돈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을 정도로 연구는 많이 하였는데, 이상하게 돈과 더불어 신분증이나 카드를 넣고 다니는 지갑에 대해서는 그리 생각지도 않고 살아왔다. 이제야 지갑에 대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천마다행’쯤 여겨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갑은 장지갑, 머니클립, 목에 거는 지갑등 다양할 것이다. 지갑의 형태는 점점 작아지고 간소화되고 있다. 아무래도 현금의 사용보다는 카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금이 많이 사용하지 않음으로서 지갑의 형태도 점점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제는 지갑도 하나의 패션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졌고, 구조나 외형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갈수록 지갑의 활용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고, 휴대폰에 카드를 소지하고 다니면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 지갑은 언젠가는 없어질 물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도 돈을 여전히 현대인들이 사랑하는한, 21세기에도 줄어들지언정 여전히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갑의 용어>
지갑은 한자식으로 말하면 ‘종이로 만든 상자’이다. 손으로 들고 다닐 정도의 지갑은 수갑(手匣)이라고 불렀다.

지갑의 영어 낱말 월릿(wallet)은 문서를 휴대하기 위한 가방이나 배낭의 의미로 14세기 말부터 사용되었다. 보통 월릿은 독일어로서 남성용 지갑을 말한다. purse(펄스)라는 것은 여성용 지갑을 말한다.


<지갑의 역사>

지갑은 약 2천년전에 중국에서 비롯되었다. 그 시대에 중국인들은 지갑에 귀중품을 넣고 땅에 묻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 지갑은 귀금속이나 화폐 등을 보관하는 금고이자 궤짝의 형태에 더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짐승의 가죽으로 지갑을 만들어 너무 오랫동안 땅속에 두게 되면 궤짝이 썩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후 지갑은 한반도로 넘어오면서부터 휴대가 간편한 작은 형태를 띄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서구에서는 실크로도를 통해서 이 지갑이 유입되었는데, 이 지갑의 주 수요자는 귀족이었는데 그 이유는 항상 자신을 지키는 기사나 하인이 동반하였기 때문에 빼앗길 염려를 할 필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지갑의 종류>
장지갑 - 장지갑은 가로가 긴 지갑으로 지폐를 구기지 않고 보관하기 용이하며 수납공간이 많아 활용도가 높은 지갑이다. 보통은 일반적인 지갑들은 카드수납공간이 적어 장기갑을 상대적으로 편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지갑 - 반지갑은 말 그대로 장지갑 정도 되는 길이를 반으로 접을 수 있어 휴대가 간편한 지갑을 칭한다. 한번 접어도 되고 아니면 여러 형태로 접을 수 있는 지갑들이 시중에서 많이 나온 형태로 똑딱이 형태나 지퍼 형성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모노 월릿]등의 형태로 볼 수 있다.
그 외에 여권지갑, 카드지갑, 머니 클립등의 지갑들이 있다.
 


<신용카드의 등장>
지갑의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카드’이다.
지갑의 역사는 카드의 발명 전후로 나누는데, 그만큼 카드의 발견으로 소비 습관이나 소비 형태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신용카드는 ‘다이너스 클럽 카드’로 1950년대에 그 모습을 첫 선보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용카드는 신세계백화점에서 발급한 카드인데, 고객을 대상으로 발매한 것은 아니고, 일부 임직원들을 위해 고객 카드를 발급했던 것이 첫 시작이다.

1969년에 발급된 것으로 카드 소지자가 카드를 보여주고 물건을 가져간 다음, 나중에 돈을 지불하는 시스템이었다.
이후 백화점에서 호텔로 카드 발급이 확대되다가 1978년에 최초의 한국신용카드 등 카드회사가 설립된다. 이후 80년대에 들어 국민 은행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은행권에서도 신용카드 관련 업무를 개시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지갑>
조선시대에는 고려시대와 더불어서 지갑대신에 엽전을 생각해 보는 것이 우선이다. 아마 엽전을 묶은 꾸러미라 최초의 지갑이라고 볼 수 있다. 화폐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묶어둔 형태이다. 그래서 ‘복주머니’ 형태로 해서 그 속에 담아서 엽전을 지니고 다녀서 아마도 현대와 같은 지갑의 구실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조선 후기인 1800년대에는 서첩과 같은 고문서를 보관하기 위해 보관지갑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도 종이마 무척 귀한 시기이므로 화폐가 아닌 종이 보관을 위해 들고 다니는 지갑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그냥 천으로 만든 주머니였지만 이후 [지승쌈지]라고 해서 새끼를 꼬아 만든 주머니가 나왔다. 이 지승쌈지에 귀중품이나 담배등을 넣어서 넣어서 들고 다녔다고 한다.



<소매치기>

동서양 어디서나 왼손과 오른손은 서로 차별을 한다. 오른손은 바른손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갑자기 소매치기를 왜 말하는가? 예전 조선시대에 양반들은 오른쪽에 돈주머니를 차고 다녔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만지는 것을 불경하다고 여기고, 왼손으로 돈을 만졌다. 그래서 오른쪽 배가 더부룩하면 그 사람은 아마도 돈이 많은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무뢰배 같은 놈들이 와서 그 오른쪽을 툭치면 돈주머리가 떨어지곤 하였다. 그 오른쪽 소매부분을 친다하고 하여서 ‘소매치기’라고 불렀다. 요즘에야 소매를 친다고 해서 돈이 떨어지지 않는데 과거에는 그런 소매치기가 많았다. 그런데 아직도 소매치기라는 단어를 쓴다. 남의 돈을 가로채는 사람은 여전히 ‘소매치기’이다. 이런 사람들은 여행하면서 자주 만난다. 나는 아직도 소매치기를 당해본적은 없다.


<좋은 책소개 [지갑의 한국사]>
세종대왕, 퇴계 이황, 신사임당, 율곡 이이. 이 네 인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지폐 속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저 멀리 있어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친숙한 지폐 !!하지만 우리는 네 인물의 생애와 지폐 속에 어우러져 들어간 그림들에 담긴 이야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폐만 자세히 살펴보아도 한국사의 큰 줄기를 짚는 역사 탐방이 가능하다. 『지갑 속의 한국사』는 지폐를 지도 삼아 세종대왕과 천문 과학을, 퇴계 이황과 철학을, 신사임당과 예술을, 율곡 이이와 정치를 살펴본다. 인문학을 잘 펼친 책이다. 네 인물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보다 가까운 역사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위인'보다는 '사람'에, '업적'보다는 '삶'에 집중하는 저자의 다정다감한 문장들은 마치 함께 현장학습이라도 떠나온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줄 것이다.

교사 출신 저자 박강리는 지폐만 살펴봐도 한국사의 큰 줄기를 짚는 역사 탐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한국사가 막연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도무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지갑을 열어보라.그리고 지갑 속에 있는 한국사를 만나보라.<다른 책은 홍보하지만, 이 책도 홍보하고 추천하는 책이다.>


<성공하는 남자의 지갑>
‘산뜻하거나 깊이 있거나’


나에게도 여러 개의 지갑이 있다. 그 지갑중에서 아직도 오래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내가 사준 지갑’이다. 아내가 사준 지갑을 약 5,6년째 가지고 다닌다. 이 지갑의 가격은 약 몇만원 정도 하지만 나에게는 ‘개보물’ 이다. 여기서 개보란 ‘개인의 보배같은 물건’이다.

남자들에게 지갑은 고민해서 선택하고 연출하는 패션 아이템이 아니다. 대개 주변 사람들의 선물로 받아 몇 년씩 혹은 10년이 넘어도 알차게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기업을 취재한 글이다. 새로 부임한 A팀장은 멋과는 거리가 멀다. 덥수룩한 머리칼에 제법 오래 입은 듯한 슈트들. 그래도 행색이 그다지 초라해 보이지는 않는다. 슈트들이 그렇게 저렴한 브랜드도 아닌 것 같고 셔츠나 타이도 튀지는 않지만 허름하거나 낡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구두와 벨트, 지갑 같은 것들. 오래 됐지만 누가 봐도 알만한 고급 브랜드 제품이다. 특히 지갑은 C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와인 컬러의 소가죽 제품으로, 카드나 현금 등이 잔뜩 들어가 뚱뚱하지만 제법 오랜 시간을 함께한 흔적이 보여 어쩐지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B실장의 지갑은 전혀 다르다. 요즘 유행하는 매쉬스타일의 블랙으로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게 맞나 싶게 반듯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데 납작하고 단정한 형태가 날렵해보이기까지 한다. 외모나 옷차림은 무난한 편인데 단정한 지갑이 눈에 띄니 어쩐지 인상도 더 깔끔하게 느껴진다.

C대리의 생일선물로 팀원들은 지갑을 준비 중이다. 대학 시절부터 사용해왔을 것 같은 스포츠용 패브릭 지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 이번에 대리 승진도 했으니 안성맞춤 선물이 될 것이다.

여자들에게 지갑은 핸드백과 버금가는 프라이드라 할 수 있는데 남자들에게는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물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경우가 많다.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사람도 지갑은 적당히 고르거나 대개는 선물 받은 것을 갖고 다닌다. 이른바 명품이라 부르는 고가의 수입 브랜드 제품을 10년이 넘게 쓰는 경우도 많은데, 말 그대로 명품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아이템이 지갑이다. 고급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좋은 가죽으로 튼튼하게 만든 지갑은 오래 사용해도 허름해보이기보다 손때 묻은 멋스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매사 그렇듯 과유불급이다. 적당히 손에 익고 생활의 향취가 묻어나는 것을 넘어 가장자리가 닳아 실밥이 늘어지고 이음새가 터진 지갑을 갖고 다니는 분들, 주변에서 적당히 선물해주면 좋으련만 그런 기회도 잘 없는 분들. 다양한 가격대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다. 산뜻한 기분전환이 돈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자신을 위해서든 선물용이든 지갑은 깔끔한 디자인, 편의성, 실용성이 관건이다. 과거에는 반지갑 또는 긴 장지갑으로 나뉘었는데 최근에는 장지갑은 거의 나오지 않는 추세. 대신 반지갑을 미니사이즈, 중사이즈로 나뉘고 있다. 미니사이즈는 약간의 현금과 카드 한두 장 정도만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콤팩트하다. 중사이즈는 이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다. 상품권이나 영수증 등을 지갑에 함께 넣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장지갑의 경우도 과거처럼 세로로 긴 모양이 아니라 패스포트처럼 넓적하다.

패션 잡지 등에서는 머니클립을 따로 쓰라고 권하고 있는데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에 맞아야 편하다. 정장을 주로 입고 동전을 갖고 다니지 않고 영수증이나 자질구레한 물건들이 귀찮은 사람에게는 머니클립이 잘 맞는다.

컬러는 블랙 또는 다크브라운, 짙은 와인색 등이 대세지만 네이비나 브라운, 베이지 등도 경쾌한 느낌을 줄 수 있어 추천한다. 부드러운 가죽도 좋지만 생활 흠집이나 스크래치에 강해야 한다. 소가죽이 대부분인 까닭은 이런 이유에서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면 악어가죽도 추천한다.<박윤선 - 카피라이터의 글 주로 인용>


<선한 사마리아인이 지갑>
지갑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난 이 사람의 이름도 모르고 직업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람이 [선한 사마리아인 이라는 것]은 확실히 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선한 유대인, 선한 한국인, 선한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나왔다. 나는 성경중에서 다른 것은 없어져도 이 이야기는 없어지지 않을 이야기라고 믿는다.

한 율법학자가 예수에게 물어본다.
"선한 선생님이여, 사람이 영생(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신다.
"율법(여기서 율법은 모세오경, 토라)에는 어떻게 쓰여 있느냐? 그것을 너는 어떻게 해석하느냐?"
"<너희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해서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 말이 맞다. 그렇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느니라"
예수께서 대답하신다. 하지만 율법학자는 질문을 계속하여 예수를 물고 늘어졌다. 예수를 교리논쟁으로 끌어들이려고 한 것이다.
"그럼 누가 이웃입니까?"
이때 예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어서 대답한다.
(당시 사마리아인은 유대인들과 달리 부정하고 더러운 이방인이나 혼혈인으로 취급하였다. 성서속 인종차별의 대목)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한 남자가 있었느니라. 그는 강도를 만나 매를 맞고 옷을 빼앗기고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마침 한 사제(제사장)이 다친 그 사람을 우연히 발견하였으나 그냥 지나쳤다. 레위 사람(성전에서 봉사는 봉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한 사마리아인이 부상당한 그 남자를 발견하고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그는 남자의 상처를 닦고 붕대로 감아준 다음, 자신의 당나귀에 태우고 여관으로 데리고 갔다. 그래서 그가 그곳에서 쉬며 회복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사마리아인은 여관 주인에게 은화를 두개를 주면서 말했다. ' 이 사람을 잘 돌봐주시오. 내가 돌아오는 길에 이 곳에 들려서 모자라는 돈을 드리겠습니다.' "

이렇게 말씀하신후 율법학자에게 되묻는다.
"이 세 사람중에 누가 선한 이웃이라고 생각하느냐?"
율법학자가 대답했다.
"그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인이지요"
"그럼 가서 너도 그렇게 해라"

나는 예루살렘에서 7년을 살았다. 거기의 지리와 지형을 너무나 잘안다. 사건을 재구성하면 사마리아인은 해발 850미터가 되는 예루살렘에서 낮은 땅 여리고로 내려갔다. 그 길은 약 20마일 정도 걸어가야 되는 길이었다. 그 길에는 도둑들이 넘쳤다. 그런 노상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은 유대인이었다. 그 유대인을 위해 제사장과 레위인은 기꺼이 돕지 못하고 위험에 처할까봐 겁을 내었다. 그리고 많은 금전적 손실을 입을까봐 지갑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사마리아인 그 부상당한 사람의 상처를 손수 닦아 주고 붕대로 감아주었다. 그는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려고 헬기를 타고 간 이국종 의사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이다. 그리고 여관으로 옮기고, 은화 두 개를 여관비로 지불해 준다. 이국종 의사도 돈이 없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그런 선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10억 정도의 빚이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두 사람의 행동에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진정한 한국의 선한 사마리아인 장기려 박사님도 떠오른다.
당시 은화 2 개는 며칠분의 양식과 한달간 여관에 머물 수 있는 숙박비였다. 거기서 그는 다시 돌아와 모자라는 돈을 내겠다고 한다. 이 모든 일을 하면서 사마리아인은 법이나 혹은 일반적인 도덕기준도 어기지 않았다. 그는 그저 사랑의 힘을 가지고 있었고, 사랑의 힘에 감동되어 그런 힘든 일을 한 것이다.

사마리아인은 “여기 누군가 죽어가고 있어요. 저는 지금 돈이 얼마 없어요. 가능하면 좀 도와주세요”라며 군중들을 향해 소리치지 않았다. 별 볼일이 없는 자신의 지갑을 털어 도왔을 뿐이다. 계획적이지 않고 무모하다 할 만하다. 하지만 구호는 이뤄졌다. 죽어가던 여행자는 자신을 살려준 이가 누군지도 모른채 병상에서 일어났다.

지금도 여리고 노상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기리기 위해서 [선한 사마리안인의 여관]이 남아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지갑]은 신성하고 아름다운 지갑이다.
나는 오늘 이 이야기만 하고 [지갑의 세계사]를 마친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 그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첩경이다. 물론 입을 연만큼 지갑을 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른들이라고 해서 말을 너무 아끼게 되면 바른 교육을 하기가 힘들다. 다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어른이 되려면 천번은 흔들려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이다. 어른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입과 더불어서 지갑도 잘 열어야 한다. 그래야 존경과 존중을 둘다 받는다.

존경받으며 돈 쓰는 방법을 한마디로 말하면 ‘SPPS Up 소비원칙’을 실천하는 것이다. 앞의 SP는 ‘입은 닫고(Shut Up) & 지갑은 열라(Pay Up)’는 원칙이다. 나이 들어 잔소리가 늘면 기피대상 인물이 되기 쉽다. 게다가 말로는 산다고 하면서 막상 그런 기회가 오면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오리발 내밀면 기피인물 1호에 올라가기 마련이다. 반대로 말없이 조용히 지갑을 여는 시니어는 환영받는 사람이 되고, 이것이 쌓이면 그에 대한 존경심은 올라간다. 뒤의 PS는 ‘잘 놀고(Play Up), 잘 쓰자(Spend Up)’는 원칙을 말한다. ‘놀아본 놈이 잘 논다’고 하지 않는가? 여기서 ‘잘 쓰자’의 의미는 돈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써야 할 곳, 즉 자신의 가치 있는 삶과 꿈을 실현하고 의미 있는 곳에 맘껏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 하는 일이 아니라 가슴 떨릴 때 하는 일”이라는 어느 라디오 청취자의 사연처럼 아직 청춘이 녹슬지 않았을 때 과감하게 떠나는 그런 용기 있는 소비가 지금 필요하다. 코로나 19로 인하여서 이제 소비도 ‘지혜’가 더욱 필요하다. 지혜로운 소비자가 되어 돈을 아주 잘 쓰는 사람이 되자.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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