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프롬의 명저
[건전한 사회 The sane society]
캠퍼스 시절에 에릭 프롬의 책을
한권쯤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의 유명한 명작인 [사랑의 기술] 이나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정말 많은
시사점과 생각거리를 주는 책들이었습니다.
네오 막시스트의 마지막 주자로서,
그는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론자로서 살았으며,
인간의 생산활동가운데 가장 중요한 노동을 풀뿌리 민주주의나
분권적으로 조직하는 공동체적 사회주의,
또는 휴머니즘적 사회주의를 제안하였습니다.
그가 주창한 사회주의의 방향은
국가가 관료주의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여
국민들에게 따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하여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생활의 능동적 참여는
산업과 정치를 통한 최대한의 분권화를 필요로 합니다.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이 [관객민주주의가 아니라 참여 민주주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냥 권위주의만 남는 다는 것입니다.
에릭 프롬은 2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를 수도 없이 되물었다고 합니다.
그는 마르크스를 통하여 [사회를 보는 눈]을 길렀고
프로이드를 통해서 [인간을 보는 눈]을 길렀다고 합니다.
그의 사상의 관점은 온통[인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니체가 말한대로 "19세기는 신은 죽었다라는 것이 문제이지만, 20세기는 인간이 죽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사람이 정신적으로 붕괴되면 결국 그 사회는 혼란스럽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정신개조와 사회개조를 그의 책에서 강조합니다.
또한 진보에 대한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그는 [신뢰사회를 만드는 것이
곧 인간본성의 회복을 만드는 길]이라고 보았습니다.
"역사를 통하여 진정한 의미의 진보적인 모든 운동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신뢰야말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요건인 것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아도 [건전한 사회]에서 밝힌
그의 논조는 납득할만합니다.
그는 절대다수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건전한 사회의 특징은 무엇인가?
1. 사람이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것의 주인인 사회다.
이 말을 보면 신중심의 사고가 강한 서양사회에서는 말도 안되는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잘 보면 인간 스스로의 본성의 회복을 하지 않으면 인간 외적인 요소에 의존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는 인본주의적 사회주의를 주창한 것입니다. 물론 종교나 다른 신본주의적 사회주의와는 배치되는 개념일지 몰라 도, 그는 종교나 의식행위들도 사실 인간의 산물로 보았습니다.
2. 양심적인 사람이 높은 평가를 받는 사회다.
정직의 가치가 사실 중요함을 받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공동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일치하는 사회다.
개인이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되고, 부당하고 부조리한 대우를
받는다면 이는 불건전한 사회요 반민주적인 사회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4. 모든 사람이 개성화된 사회 - 인간혁명이 있는 사회다.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른 개체요. 인격적인 존재입니다.
몰개성이 강조된 사회는 개인의 역량을 펼칠 수 없습니다.
지금 시대는 개인의 시대라기보다는 [개성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존지향적인 사람에서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개성인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건전한 사회라고 그는 주장합니다.
5. 집단적이고 건강한 문화생활을 보장하는 사회
- 문화혁명이 있는 사회다.
지금 문화의 가치는 다른 어떤 가치보다 높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도 [문화의 힘]이라는 글에서,
경제력이나, 정치력 이상으로 [문화력]를 강조했습니다.
프롬이 저서에 의하면,
[현대인은 우주의 중심적인 위치를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한 도구로 전락되었기 때문에
내적으로 삶의 싫증을 느끼는 불안과 불만 속에 살고 있다]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오늘날의 인간은 자기가 죽는 날가지 존재의
아무런 뜻을 알지 못한채 무의미한 인생을 보낼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비인간화된 사회를 다시 인간화하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사실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인간화는 인류의 공동목표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할 것인가? how to do ? 의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기독교인으로서 그렇다면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를 외면하고
단순히 인간의 힘과 지혜만으로 인간화된 세상, 개선되고 우아한 세상을 건설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에릭 프롬의 한계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중세에는 종교와 신앙이 인간을 구속하였습니다.
즉 교회중심의 세계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기계와 기술문명이 구속하고 있습니다.
4차 혁명이 발전하면서 사람이 기계의 노예처럼 전락하였습니다.
이런 견지에서보면 에릭 프롬의 말한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기계와 기술을 인간의 종으로 정위치 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계와 과학기술을 인간의 위에 올려 놓은 것은 것은 인간을
천대받게 하는 것이며, 여기에서 자유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인간의 자기회복적 정신혁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에릭 프롬의 [건전한 사회]는 공동체적인 사회주의를 나타내며, 인간중심가치관의 정립이야말로 현대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로 보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필자는 세계관을 공부하고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본주의냐, 신본주의냐, 자연중심적이냐, 기술중심적이냐, 물질주의적이냐, 정신주의적이냐, 이런 면에서 세상을 보는 눈과 사람을 보는 눈을 제대로 길러야 합니다
우리는 결코 인문humanitas이 죽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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