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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과 고전 이야기

명길묻34, 히크던의 [상실 그리고 치유] 를 만나다.

by 코리안랍비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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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출처 이미지 - 상실 그리고 치유 문예출판사 출판
  • 세월호 사건 - 참 가슴아프고 힘들다. - 지금도 - 이 순간에도 - 살아서 살아서 희망을 주십시오.
    다음출처 이미지, 상실의 고통을 누가 알랴 !



Healing after Loss
상실 그리고 치유
-M.W. 히크던의 책

책이 과연 사람을 치유할 수 있을까?
단순한 책읽기가 과연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적어도 나의 경험으로는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다.
책은 사람의 상실된 마음을 치료한다.
바로 그 책을 읽는 사람에게 말이다.

여러 상실의 고통을 겪고 난 후에 나 자신은
외롭고 힘든 마음을 본질적으로 갖게 되었다.
손턴 와이드는 "본질적인 것은 사라지지 않으며 명료하게 남아 있다" 라고 하였다.그런데 세상살이를 하면서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나, 높은 자나 낮은 자나 [상실]의 고통을 겪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면 그 고통의 시간이 며칠이나 몇 달이 아니라 몇 년 걸리기도 한다.

무엇인가 상실하였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 상실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 바로 [치유]라는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

나는 얼마 전에 그러한 [상실 이후에 치유]에 대한 책을 만났다. 사람들은 누구나 나름대로 치유를 경험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독서치유]라는 것이 가능하다는 저자는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세상의 [고통과 상실 그 이후의 치유]에 대한 책이란 책은 다 읽은 것 같다. 그가 소개하는 글은 약 365일로 나타낸다. 어떤 사람은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는 늘 '고통'이라는 주제에 함몰된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고통 속에 담긴 축복이나 감사에 대해서는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상실의 고통을 겪고 나서는 나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 하루를 감사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상실의 고통은 반대로 사람을 새롭게 해주고, 그리고 그러한 슬픔 속에서 다시 온전하게 살아갈 힘도 새롭게 가질 수 있다.

나의 슬픔을 이해해주고 나의 고통을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은 사실 거의 없다. 그나마 종교단체나 교회에서는 어느 정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위로를 한다.

여러 종교적인 의식이나 격려와 응원이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해주는 이들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이 책을 잠시 읽으면서,
우리의 삶이 [슬픔과 기쁨의 역사]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하고 싶다.

필자도 콜로라도 산맥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열여섯 나이에 낙마 사고를 당한 딸아이의 죽음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에게 딸은 기쁨도 주었지만 슬픔도 준 것이다. 고통도 주고 위안도 준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 그는 '고통에도 뜻이 있다'라는 것을 여러 작가들과 그 책들을 통해서 발견한다.

과거의 세대들은 상당수가 '고통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 고통과 한을 이들은 자신들의 성장의 토대로 삼았다.
그리고 성숙의 원천으로 삼았다.

폭넓은 독서를 나름대로 해온 나 자신도 그의 책을 읽다가 여러 친숙하고 익숙한 이름들이 나오거나 책들이 나왔을 때 희열감을 경험하였다.

그 희열감이나 상승감을 올려준 인물이나 명언들을 여기에 몇 개만 수록해본다. 1년 12달이나 12개의 문장을 나의 사색과 함께 나열해본다.


January 25
"시간은 수선을 전문으로 하는 재봉사다." - 베이스 볼드윈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오늘은 슬프고 힘들지만 내일은 놀랍고 즐거운 일이 일
어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아니면 그 다음 날이거나...

February 8
"회복은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니다.
작은 고통을 수없이 경험하고 중요한 기념일들을 지내면서 정체성이 확실해지고 자연스럽게 [나 I]라고 말할 수 있을 때 회복은 이루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 힘겹도록 회복의 시간을 요구한다.몸에 난 상처나 부상도 회복의 시간을 요구한다.
상처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상처도 우리의 존재의 일부가 된다. 우리는 때가 되면 회복의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March 4
"한 사람이 암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이 걸린다"
- 테리 템피스트 윌리엄스
한 사람이 암에 걸리면 마치 가족 전체가 암에 걸린 것 같은 분위기에 휩싸인다. 부모 중에 하나가 오랜 암투병을 겪으면 곁에 있는 자녀들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짐을 진 것 같은 기분으로 산다. 하지만 그 암이라는 상실감이 도리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힘을 주기도 한다. 상실의 아픔을 겪으면서 우리는 가족으로부터 힘을 얻기도 하고, 아니면 각자의 방식으로 슬퍼한다는 것도 발견한다.

April 28
"시간을 기억하면서 슬픔을 잊고
서리가 사라지면서 꽃이 피어난다.
푸른 덤불 속에서
꽃이 한 송이 한 송이 피면서 봄이 시작된다."

우리가 슬픔의 한 가운데 있더라고 어딘가 반드시 봄이 온다.
겨울은 혼자 오지 않는다. 반드시 봄을 데리고 온다.


May 18
"세상은 보살피는 강자와 보살핌을 받는 약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우리 모두 보살피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보살핌을 받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세상 이치가 그렇기 때문이다."
- 실라 캐시디

나는 인간이다. 그래서 일부러 강한 척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그저 깨지기 쉬운 질그릇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우리 짐이 무거워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때가 있고, 나도 남의 짐을 가볍게 해주는 일이 있다.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와주어야 할 때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인간이다. 그것이 인간의 자격이기도 하고...


June 4
"진심으로 말하는데, 울어도 된다. 울어야 분노가 흩어진다. 눈물은 마치 시냇물처럼 가슴을 흘러내린다."
- 오비디우스

사람들은 가끔 "울고 나니까 기분이 좋아졌어" 라고 말한다. 사람들에게 슬픔의 압력을 잘 푸는 방법이 바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그러면 내면에 들어찬 압력도 풀어 나갈 수 있다. 눈물에는 우리 몸에서 해로운 성분을 제거하는 유익한 화학적 성질이 있다. 울 수 있다는 것은 선물이다. 운다고 창피한 것이 아니다. 나는 내 삶의 유익을 위해서 울어야 한다.


July 21
"자존심이 너무 강해 위안을 받지 않으려 하고
혼자 힘으로 하려는 사람은
틀림없이 슬픈 결과를 맞는다."
- 로버트 프로스트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항상 좋은 것이 아니다. 또 혼자 힘으로 살아가려는 사람은 반드시 힘든 시간을 갖게 되어 있다. 그럴 때 외로움을 느끼고, 마음속에 공허감이 찾아온다. 그런데 그 외로움과 공허감이 도리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사랑하고 지지해주는 관계를 찾게 되어 있다. 슬프고 힘든 순간에는 반드시 다른 이들과 연대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August 26
"이방인이나 여행자인 듯 세상을 살아가라. 저녁이 올 때 아침을 기대하지 마라. 아침이 올 때 저녁을 기대하지 마라. 건강이 좋을 때는 아플 때를 준비하고 살아 있는 동안 죽음을 준비하라."
- 인 나와위(이슬람 경전의 일부)

우리는 이 순간을 사랑하고 이 순간에 있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비를 대비하여 우산을 준비하고, 지금 주어진 하루 하루를 내일의 준비를 위해서 허비해야 한다.


September 4
"살아 있는 사람의 땅이 있고, 죽은 사람의 땅이 있으며 이 둘을 잇는 다리는 사랑이다. 사랑만이 끝까지 남으려 의미를 갖는다." - 숀턴 와일러
사랑은 다리이다.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다리이다. 살아서도 연결하지만 죽어서도 연결한다. 나는 나의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셨다는 것을 자주 기억한다. 그 아버지의 사랑은 나와 아직도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나의 자녀들에게도 연결된다.


October 1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시편 126편

이 성경구절은 집을 멀리 떠난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글이다. 우리는 희망과 믿음을 가지고 이 여행을 떠나려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잃어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잃어버림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지는 상상할 수 없다. 인생은 경이롭다.

November 6
"이 추수감사절의 달에, 우리는 과거의 시련과 현재의 축복에 감사할 수 있으며 동시에 미래가 가져올지도 모르는 어떤 어려움도 기쁨으로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도로시 데이

우리는 현재의 주어진 선물과 축복에 감사하면서 미래가 가져올지 모르는 또 다른 어려움도 기쁨으로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현재를 감사하면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상당부분 자유로와진다. 우리가 겪는 슬픔과 고통을 잘 견디는 것을 배우면 다음에 더 큰 슬픔과 고통이 와도 잘 참고 견딜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가지게 된다.


December 5
"우리가 죽은 사람을 위한 애도라고 부르는 것은, 아마도
그 사람을 다시 데려올 수 없는 데 대한 슬픔이라기보다 그렇게 하길 원할 수 없는 데 대한 슬픔일 것이다." - 토마스 만

'양가감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토마스 만은 이 양가감정을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과 이로 인한 감정의 혼돈과의 싸움을 말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잃으면 다시는 데려올 수 없다. 하지만 떠나보내야 한다는 감정도 같이 수반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약점과 강점을 둘다 안다는 것이다. 남을 안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나 자신도 모르면서 남을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남의 입장이 되어 보면 안다. 상실의 고통에는 상실의 고통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지난 일에 대해서 너무 연연해서도 안된다.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윌리엄 세익스피어는,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는 바 슬퍼한들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라고 하였다.

우리는 열심히 살아갈 이유가 있다. 그것은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 우리가 건강하다면 정말 사랑하면서 살아야 한다. 슬픔과 고통이라는 상실 후에 겪는 감정과 힘든 순간들도 사랑해야 한다. 그것이 추억이라면 나를 강하게 할 것이요, 그저 그것이 운명이라면 나를 힘겹게 할 것이다. 지나간 슬픔과 고통은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그 물의 그림자에 지배를 당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아직도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이 남아 있다.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책을 읽듯이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세상도 읽는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이해력이 요구된다.
나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는 것에서 인생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이다.

오늘의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이번 10월 8일 노벨문학상 수상자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의 시를 하나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녀의 '10월 OCTOBER' 라는 시집에 나온 시이다.
9.11 사태의 트라우마와 고통, 치유 등의 내용을 그리스 신화와 함께 풀어낸 시작이다. .

  • 노벨상 작가 루이즈 글릭 초상



제목은 [눈풀꽃 Snowdrops]이다.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었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축축한 흙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안타깝게도 아직 루이즈 글릭의 시집이 한국에 한권도 번역이 되지 않았다.> 2021년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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