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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과 고전 이야기

명길묻1,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인문학적 읽기

by 코리안랍비 202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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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The Little Prince] 인문학적 읽기
  • 어린왕자로-인문학적인 글읽기와 글쓰기
    구글 출처


2014년, 안방극장을 강타한 드라마는 [별에서 온 그대]이다. 그런데 원조 별에서 온 그대는 [어린왕자]이다.

아침이면 반드시 내가 으레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신문 스크랩]이다. 바빠서 그런지 몇개만 칼과 가위로 오려서 모아둔다. 오늘 모 일간지에 실린 기사가, 바로 '어린왕자'에 대한 글이었다. 그 손바닥만한 지면이 기사를 다 읽고나서, 나의 서재로 걸어가서, 생텍쥐페리나 어린왕자의 책을 찾아 보았다. 동네의 작은 도서관격인 나의 서재안에서 제일 많은 책이 희한하게도 [어린왕자]였다. 생텍쥐페리와 어린왕자에 관련도서만 10권정도나 되었다.


그 책들을 끄집어 내어서, 하나씩 하나씩 살펴 보았다. 내가 중고등학교때 읽은 [어린왕자], 대학교 시절에 읽은 [어린왕자], 성인이 되어서도 읽은 [어린왕자], 웃기게도 영어공부한다고 읽은 [영문판 어린왕자]도 있었다. 생텍쥐페리의 기타 책들 중에도 [인간의 대지]. [야간비행]도 물론 서재에 있었고, [시타델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책도 있었다. (기타 다른 그분의 책들도 소장하고 싶다.)
이 책은 나이에 따라서 느끼는 감동이나 깊이가 다르다. [어린왕자]라는 책은 그래서 나이가 들어도 읽히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책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프랑스보다 미국에 망명하여 이 책이 출판된다. 1943년에 영어판으로 출판되었다가, 2년후 프랑스에서 출판되었고, 나중 생텍쥐페리는 프랑스지폐에도 등장한다.

때마침, 내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에서 '어린왕자'의 이야기가 잠시 흘러나왔다. 나는 곧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윌리엄 워즈워드의 말을 되새기며, 내 안의 어린왕자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었다. 노벨상 작가인 [네루다]는 그의 글에서, "나였던 그 아이는 아직 내 속에 있을 까, 아니면 사라졌을까"라는 말을 한다.


나는 어떠하며, 우리는 어떠한가? 내 안의 어린왕자는 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소행성으로 돌아간 것일까? 안부를 묻고 싶다.


어린왕자 캘리그라피를 할 때, 많은 좋은 문구중에서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라는 문구를 써 본적이 있다. 바쁜 일상을 살면서, 세파에 지친 우리들에게 설레임을 선사하는 구절이다. 설레임은,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생겨나는 행복한 기분이다. 그와 그녀를 만나기 전 한시간 얼마나 가슴이 설레이고 떨리는지...



어린왕자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그러면서 어린왕자는 한편의 시와 같다. 이야기 전체가 온통 은유와 상징으로 되어 있다. 그 은유와 상징이라는 기법을 이용하여, 생텍쥐페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 '아름답게 사는 삶이란 무엇인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묻는 것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발전된 21세기 현대사회를 살면서, 우리는 왜 그다지 행복하지 않는가? 물질적이고 보이는 것만이 가치있다고 여기는 우리의 마음이 문제라면 문제다.

우리는 자주 답답할 때 하늘을 올려다본다. 내가 그랬었다. 유학시절 홀로 어두운 방에 있다가, 반지하 단칸방을 벗어나서 자주 하늘을 우러러 보곤했다. 밤하늘에 총총 박혀있는 별들을 보면, 그 별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그 별들은 나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 윤동주의 [별헤는 밤]도 그런 답답한 자신의 심사를 밝히는 것이리라. 소행성 B612와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때묻지 않는 인간본연의 내면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빚어낸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어른이 되서 다시 어린왕자를 보니 "어른들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다"는 문장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컴퓨터 앞에 어린왕자책을 다시 읽는데, 어느새 끝까지 읽어버렸다.

어린왕자가 도착한 지구는 '사막'의 공간이다. 사막은 불모의 공간이다. 생명이 살기 어렵고, 바람에 휘날리는 모래들처럼 서걱거리며 흩어져 버리는 곳, 그 곳은 삭막한 도시공간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사막은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 사막에서 어린왕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비행기 조종사, 왕, 허영쟁이, 술꾼도 만나고, 사막여우도 만난다. 사막은 교류와 소통의 공간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나중에 실크로드를 탐사하고, 실크로드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생각이 있어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필경 사막이다. 동시에 우리의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할 새로운 세상의 모습이기도 하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숨어 있기 때문이야"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그 꽃에게 네가 바친 그 시간들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

이 작품의 주요 명문장들이다. 나는 이 명문장들속에서 방황하는 우리에게 바른 길을 묻고 싶다. 오직 마음으로 볼 때만 분명하게 보인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작가 정여울은 "어린왕자는 간결하고 서정적인 언어로 '길들임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따쓰한 마음으로 서로를 길들일 수만 있다면, 세상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어린왕자]라는 작품의 렌즈를 통하여서, 우리 자신이 돈이나 물질의 우상에 빠지거나, 일이나 바쁜 일상에 매여 편협해지고, 옹졸해지는는 어른들의 이기심을 마주하게 한다. 그러다 보면 눈에 잘 보이는 것, 대단한 것들만 추구하느라 정작 내 안에 있거나, 내 곁에 있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돌봐주지 못하는 나 자신을 깨닫게 된다. 어린왕자를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순수의 뿌리와 만나게 되고, 조종사를 통해 생텍쥐페리의 분신과 대면하게 된다. 또한 사막여우를 통해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사막의 현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기르는 장미 하나를 통해 사랑하지만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과거의 추억이 떠오른다.

앞에서 ' 길들임의 철학' 을 발견한다고 하였는데, '어른들은 이상해'라며 말한 어린왕자는 마지막 별인 지구에서 사막여우를 만나고, 깨달음을 얻는다. 사막여우와 어린왕자의 만남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중의 하나가 된다.



친구가 필요하다는 어린왕자에게 여우는 '길들여 달라'고 부탁한다. 우리는 너무 쉽게 친구를 사귀고, 친구를 버린다. 쉽게 온 것은 쉽게 가는 법이다. 우리의 만남은 마치 기성복을 사입듯이 쉽게 갈아입는 것과 같다. 누군가와 어떤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대단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추억의 공간이며, 화려하고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일상속의 소소한 시간들 속에서 발견되고, 만들어지며, 쌓여가는 생의 추억인 것이다.


"네가 길들여인 것에 책임이 있으니까 너의 장미는 네가 책임져야 해"

여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말한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크다고 말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하는 노력, 이를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볼 것이다. 눈을 뜨고도 못보는 눈 뜬 소경같은 우리 인생이다. 눈을 감아도 볼 수 있는 심미안이 있어야 한다. 어린왕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장미의 마음을 볼 수 없었기에 마냥 외로웠던 것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 그 불모의 땅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고, 어린왕자의 별이 아름다운 것은 한 송이의 장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 장미 한송이에 대한 애정과 눈물어린 진심이 어린왕자의 본모습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길들여지고, 책임을 지는 것이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묻는 철학적 언어이다. 생텍쥐페리는 '문학하는 철학자'라고 평하고 싶다. 어른과 아이의 생각의 대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진실,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꿈이 이 작품에 녹아 있다.


수많은 사람들중에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특별하다. 시인 정현종은 "사람이 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그렇지만 이 관계가 피상적인 단순 동작이나 찰나적인 생각으로만 그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다른 대상과 관계를 맺는 다는 것은 길들이는 일이다. 내가 꽃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길들이는 것들이 많을 때 나의 삶은 충만해진다. 나는 나의 자아의 영토가 더 확장되는 것이다. 사막여우가 가르쳐준 관계의 비밀은 바로 내 삶이 풍요로워지는 지혜이다. 어린왕자가 들려주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무겁고 답답한 삶의 무게를 어느 정도 극복하지 않을까...

나는 새롭게 명작에게서 길을 묻는다. 그 첫째의 책이 바로 [어린왕자] 일 줄이야... 감사하다.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자. 낮에는 태양이 눈부셔 못보더라도, 밤에는 은은한 별빛은 올려다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 잠시 여행온 [어린왕자]들이다. 그 많고 많은 별 중에서 하나의 별을 특별하게 여겨 보면 어떨까... 우리에게 길들여진 별, 소행성 B612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어린왕자가 들려주는 순수하고 신비한 이야기책을 덮고, "나는 어린 시절 어두운 바닷가 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왜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걸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 한편이 저려온다.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지금은 어른 시절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내 속의 어린아이, 어린왕자는 어디에 있는걸까?

 

  • 별-장미-어린왕자- 돌봄-길들임의 철학
    내 속의 어린왕자는 어디 있을까? 구글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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