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그러면서 어린왕자는 한편의 시와 같다. 이야기 전체가 온통 은유와 상징으로 되어 있다. 그 은유와 상징이라는 기법을 이용하여, 생텍쥐페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 '아름답게 사는 삶이란 무엇인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묻는 것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발전된 21세기 현대사회를 살면서, 우리는 왜 그다지 행복하지 않는가? 물질적이고 보이는 것만이 가치있다고 여기는 우리의 마음이 문제라면 문제다.
우리는 자주 답답할 때 하늘을 올려다본다. 내가 그랬었다. 유학시절 홀로 어두운 방에 있다가, 반지하 단칸방을 벗어나서 자주 하늘을 우러러 보곤했다. 밤하늘에 총총 박혀있는 별들을 보면, 그 별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그 별들은 나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 윤동주의 [별헤는 밤]도 그런 답답한 자신의 심사를 밝히는 것이리라. 소행성 B612와 어린왕자의 이야기는 때묻지 않는 인간본연의 내면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빚어낸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어른이 되서 다시 어린왕자를 보니 "어른들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다"는 문장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컴퓨터 앞에 어린왕자책을 다시 읽는데, 어느새 끝까지 읽어버렸다.
어린왕자가 도착한 지구는 '사막'의 공간이다. 사막은 불모의 공간이다. 생명이 살기 어렵고, 바람에 휘날리는 모래들처럼 서걱거리며 흩어져 버리는 곳, 그 곳은 삭막한 도시공간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사막은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 사막에서 어린왕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비행기 조종사, 왕, 허영쟁이, 술꾼도 만나고, 사막여우도 만난다. 사막은 교류와 소통의 공간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나중에 실크로드를 탐사하고, 실크로드에 대한 글을 쓰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생각이 있어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필경 사막이다. 동시에 우리의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할 새로운 세상의 모습이기도 하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숨어 있기 때문이야"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그 꽃에게 네가 바친 그 시간들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
이 작품의 주요 명문장들이다. 나는 이 명문장들속에서 방황하는 우리에게 바른 길을 묻고 싶다. 오직 마음으로 볼 때만 분명하게 보인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작가 정여울은 "어린왕자는 간결하고 서정적인 언어로 '길들임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따쓰한 마음으로 서로를 길들일 수만 있다면, 세상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어린왕자]라는 작품의 렌즈를 통하여서, 우리 자신이 돈이나 물질의 우상에 빠지거나, 일이나 바쁜 일상에 매여 편협해지고, 옹졸해지는는 어른들의 이기심을 마주하게 한다. 그러다 보면 눈에 잘 보이는 것, 대단한 것들만 추구하느라 정작 내 안에 있거나, 내 곁에 있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돌봐주지 못하는 나 자신을 깨닫게 된다. 어린왕자를 통해 우리는 잃어버린 순수의 뿌리와 만나게 되고, 조종사를 통해 생텍쥐페리의 분신과 대면하게 된다. 또한 사막여우를 통해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사막의 현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기르는 장미 하나를 통해 사랑하지만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과거의 추억이 떠오른다.
앞에서 ' 길들임의 철학' 을 발견한다고 하였는데, '어른들은 이상해'라며 말한 어린왕자는 마지막 별인 지구에서 사막여우를 만나고, 깨달음을 얻는다. 사막여우와 어린왕자의 만남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중의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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