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고흐의 편지'입니다.
그 편지에는 단지 자신이 글만 있는 것이 아니고 동생 테호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과 불우함이 담겨 있습니다. 동생 테호는 고흐의 가장 좋은 후견인이며
안식처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고흐의 삶에 매료되어 살아온지 몇 십년이 지난 것은 그가 그린 그림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짧은 생애가 주는 임펙트한 순간 때문입니다. 그것은 '멋'이라는 단어와 '품격'이라는 단어로 묘사할 수 있습니다. 예술은 도리어 짧습니다. 그러나 예술이 길다고 한 것은 바로 그 예술에 대한 사랑, 믿음 그리고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몸은 후패하고, 낡아지고, 병들고, 상하지만 마음은 더욱 열정의 불길로 타오르는 그런 예술혼 말입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단순히 오래 산다는 것이 아니라, 옳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멋지게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돈이 만물이 척도가 된 세상입니다. 하지만 고흐의 정서도 우리가 필요합니다. 고흐의 정서라는 것은 우리가 돈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하루하루 숨을 쉬며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가진 심미적이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강렬한 추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상층의 욕구를 사용하여 매일 매일 일상을 수채화를 그리듯이 살아가라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텍쥐페리는 그의 작품 '어린왕자'에서 "삶의 의미는 발견되어지는 것이 아니냐. 그것은 만들어져가는 것이야" 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고흐는 삶의 의미를 그림을 그리면서 만들어갔습니다. 비록 짧은 생애였지만 고흐의 그림만큼은 아직도 사람들의 정서와 가슴에 깊은 여운과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그의 편지도 강렬하면서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글과 그림은 같은 어원입니다. 글과 그림은 원래 '긁다' 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긁는다는 것은 심미적인 욕구를 말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이 욕구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고흐의 6번째 편지의 일부입니다.
"이 곳 매미의 사생 그림을 여기에 보낸다.
찌는 듯한 더위 속의 매미 소리를 네덜란드 농가에서의 귀뚜라미와 같은 매력이다.
아우야, 사소한 감동도 우리들의 생애를 크게 지배하는 요인이 되고,
모르는 사이메 우리는 그것에 따르고 있는 것을 간과할 수 있다.
과거의 과실이나 앞으로 범할지도 모르는 과실에서 만약 용기를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완쾌인데 아직도 좀처럼 쉽지 않다.
또한 우울한 기분에서도 헤어날 수 없다. 비록 소박한 감정과 양식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를 인도해주는 유일한 요인 아니고, 더구나 우리들을 결정적으로 지켜주는 것도 아니다.
젊은 시절의 예술가의 생활 개념으로부터 이처럼 멀어진 상태에서
사는 처지에 있어서는 우연이란 일도 있으므로
너도 무리한 책임을 굳이 짊어질 수 밖에 없다면 어느 쪽으로도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 둘은 공통된 운명의 친구인 동시에 동료와도 같다." <중략>
"우리들의 목숨은 조만간 끝나고 말겠지만, 유쾌하지 못한 기분을 잊자.
오늘날에는 우리와 인연이 이미 먼 파리로 가서 걱정의 씨앗을 뿌리며
불쌍한 사람들을 배신하는 것은 좀 위선적이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록 이 곳의 식사가 싫어지더라도 네 집에 처자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즐거운 것은 없다. 누구나가 살기 위해 가고 있는 것이므로 좋은 일이다."
1889년 7월 6일 고흐가 동생 테호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일부
그의 편지를 가끔씩 올립니다.
우리도 가끔씩 손편지를 써봅시다.
나는 캘리그라퍼로서 손편지를 자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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