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의 중요성,
자크 아탈리와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대한 생각
77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한 지적 생산을 하는
프랑스의 레전드 지식인 자크 아탈리가 있다.
그는 코로나 19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진단한다. 코페르니쿠스 이후로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가 왔다는 여러 미래학자의 진단도 있지만, 이는 아직도 여러 논란거리를 불러 오는 진단이다.
역사가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로 나누어진다는 뉴욕타임즈의 전설적인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만의 진단도 있지만 이도 아직 시대를 구분하기는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세상이 확실히 달라져 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대학시절부터 독서에 몰두하던 나는 [미래학]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엘빈 토플러를 필두로 하여, 존 나이스비트, 프란시스 후쿠야마, 피터 드럭커 등 세계적인 석학들의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자크 아탈리의 책을 보면서 무엇인가 다른 면을 보았다. 내가 본 그의 첫 책은 [노마드 NOMAD]이었다.
사람들이 대이동을 예견했고, 실제로 그의 예견대로 현대인들은 지극히 [이동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의 책은 일종의 [모빌리티 사회]를 예견한 것이다. 사람들이 정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동적으로 살아가는 시대가 대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읽은 책은 [살아남기 위하여] 였다.
그는 늘 [생존의 문제, 생활의 문제]를 중시여겼다.
[생존해야 생활할 수 있고, 생활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간단한 경구로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 이유와 더불어 인간은 행복의 목적을 위하여 삶을 희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저였다.
자크 아탈리의 미래에 대한 개념은 단순하지는 않다.
그가 말하는 미래라는 것이 “이렇게 될 것이다” 라는 단정이 아니다.그는 [미래는 지극히 현실이다.] 라는 것이다. 미래는 반드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시간이며, 이 미래라는 것에 대해서는 [준비성과 더불어서 창조성을 배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로 보건데, 코로나가 주는 것은 지극히 현실이다.
그 현실이 사람이 앞으로의 미래를 점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특별히 자크 아탈라의 진단에 귀추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것이다” 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왜 그가 사람들이 예술에 눈을 뜨고, 예술가라 될 것이라고 말하는지 의문시되었다. 코로나 시대와 맞물려서 돌아가는 것은 바로 디지털과 AI(인공지능)이 같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여기로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에서 말한 [문명사적 대전환]이나 혹은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진단도 그리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탈리는 말한다.
“코로나 19 이후의 시대는 바로 타인보다 스스로에 몰두하면서 창의적인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라고 내다본 것이다.
창의적이라고 한다면 바로 과학과 기술, 지식과 정보로 대변하는 현 시대에서 사람들이 예술적이고 미학적인 것에 몰두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생각을 더 확장해보자.
그럼 코로나 19와 비슷한 상황이 유럽에서는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기였다. 그 시기에 사람들은 바깥 출입을 철저히 금하고 집안에서 [테이블 아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독서와 대화 글쓰기]들도 많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한 여러 공예품들을 만들고, 심지어 정밀하고 세밀한 수작업이 요구되는 일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자크 아탈리는 말한다.
“시간, 죽음, 슬픔, 장례식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문화 컨텐츠가 될 것이다. 인간은 유한하며 죽는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유행병은 분명히 기억하게 했다. 죽음은 현재 우리의 적(敵)으로 간주된다. 전염병 탓에 가족과 친지와 장례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닥치면서 죽음을 뒤로 숨기는 사회가 되고 있다, 이때 예술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언제나 예술은 불멸을 지향하는 간절한 몸짓이었고, 삶의 충만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중세시대에 페스트는 유럽사회 전체에 큰 충격이었고, 그 충격은 상당히 많은 문명사적 전환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그 당대의 펜데믹의 종식 후에 유럽사회는 제자리를 찾아오는 것이 오래 걸렸지만 유럽사회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코로나 19는 유럽사회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고통받는 장기적이고 파괴적인 [펜데믹]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고, 백신이 개발되어 많은 이들이 예방접종이 이루어지면 마스크를 벗을 날이 오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제자리를 찾는데 오래 걸릴지라도 다시 예전의 사회활동속으로 사람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도 맞는 말이다. 사람들의 인간성이나 인문성을 보면 그 말도 상당히 일리가 있다. 자크 아탈리는 “문명사의 대전환이 이루어질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호기심 CURIOSITY을 유지하라]는 것은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생전에 자주 사용했던 말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동기와 인자는 바로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창의적인 것을 만들고, 발견하고, 발명하는 것도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사람이 어려서부터 나이가 들어도 없어지지 않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 또는 동심]이다.
교육의 목적도 호기심에 대한 유지이다. 호기심이 죽는 것은 곧 교육도 죽는 것을 말한다. 호기심이 죽는 것은 곧 예술과 창조활동의 단절이 오는 시그널이다.
이 코로나 19의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이 상황에 귀를 기울이고 지켜보아야 하며
세상을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한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인간들에게는 무척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렇지만 예술가적인 심성을 기르게 되면 고통도 승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예술은 진선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크 아탈리가 말하는 것은, [사람들이 자기애(自己愛)에 기초하여 예술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역사를 보아도 자가 격리 기간이나 시간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도예를 하거나, 책을 보고 글을 쓰거나, 악기연주 등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21세에 코로나가 지속되는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자기애와 더불어서 예술의 중요성을 커지면서 코로나 이후에는 [모든 사람이 예술가]로 변모하는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이 글을 쓰는 나 자신도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게 자신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이 최우선시 되지만, 그렇다고 생산적이고 문화적인 활동을 안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이전보다 더 예술적인 분야나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대학시절에 잠시 배운 피아노를 다시 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또한 집안을 화원처럼 꾸미려고 꽃가꾸기나 분재도 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지금은 모두 고통의 시대이다. 그런데 소통이 없으면 고통이 더 온다. 무엇인가 자기 자신과도 소통하고, 남과도 소통하는 길은 코로나 시대에도 능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의 호기심을 더욱 발전시켜서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발명하고, 발견하는 일도 멈추어서는 안된다.
나의 삶을 그저 [장수하여 오래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는 다른 말로 [신체적 안전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개인의 시대가 왔고, 이제는 [자기의 시대]가 왔다고 한다.
[자기의 시대]라는 것은 [자기애(自己愛)]에 기초한 생활방식이 크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도 소중하듯이 남도 소중하다는 의식도 자리를 잡을 것이다.
한국인처럼 [마스크 착용]에 유별나고 각별한 나라가 없다.
마스크를 생산하는 나라여서도 그렇고, 그리고 자기애(自己愛)의 발로이기도 하다. 미학적이고 예술적인 가치에도 눈을 많이 뜬 한국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미래라는 것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고, 한편으로는 기대도 된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다가오는 미래를 우리즌 잘 준비해야 한다. 나는 아직도 호기심이 강하다.
‘다가올 미래를 잘 준비하라’
어떻게?
예술적으로 ~~ 미학적으로 ~~
그리하여 다 같이 예술가가 되자 !
P.S
자크 아탈리 책들은
모두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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