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
환생을 믿지 않는 아인슈타인에게 어떤 인도출신의 외신기자가 질문을 했다. “박사님, 만약 다시 환생한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라고 질문하자, “난 매일 탈무드를 연구하겠소”
탈무드가 뭐 길래 그는 다시 태어나면 ‘탈무드’를 연구하겠다고 하는가? 그만큼 탈무드가 너무나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반문을 해본다. 필자가 잠시 탈무드를 배울 때 이 책은 너무나 어렵고 어려워서 혼이 많이 났다. 일단 탈무드는 1000만 단어로 구성되어 있고, 총 38권의 지혜백과사전이다.
한국인들은 각 가정마다 적어도 한권 이상의 [탈무드]가 있다고 하지만 2-3명의 랍비들에 의해 소개된 탈무드는 그저 극히 일부분만 소개된 것이다. 또한 읽기 좋게 구성된 다이제스티브한 탈무드이다. 한국에 여러 탈무드 학습법을 소개한 책들을 보면 ‘빈수레가 요란한 격’을 보여준다.
탈무드는 전혀 재미있는 책이 아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책이며 접근조차도 허락이 안 되는 책이다. 그런데 하루에 한 페이지만 읽는 ‘읽기운동’을 하면 7년 반 동안 읽을 수 있다. 하루 한페이지의 탈무드를 읽는 것을 ‘다프 요미’라고 부른다.
1923년 메이르 샤피로라는 폴란드 랍비가 ‘다프 요미(하루에 『탈무드』 한 장 읽기)’ 운동을 제창했다. 하루 한 장이면, 다 읽는 데 7년 반 걸린다. 다프 요미를 실천한 유명 유대인 중에는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의 저자 일라나 쿠르샨이 있다. 하버드대(과학사 학사)와 케임브리지대(영문학 석사)에서 공부한 쿠르샨은 학창 시절에는 거식증으로 고생했다. 첫 남편을 따라 이스라엘로 이주했는데 결혼은 1년 만에 파경으로 끝났다.
이혼후에 ‘다프 요미’가 그를 구원했다. 『탈무드』를 매일 읽다 보니 좋은 일이 끊이지 않았다. 좋은 사람을 새로 만나 결혼했고 자식 넷을 얻었다. 7년 반에 걸친 『탈무드』 읽기를 그녀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했다. 올렸던 글을 ‘자서전 형식의 『탈무드』 개론’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로 펴냈더니 각종 상을 휩쓰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사랑은 끝났고 여자는 탈무드를 들었다』의 원제는 ‘만약 모든 바다가 잉크라면(If All the Seas Were Ink)’이다.(11세기 랍비 메이르 바르 이츠하크의 시에서 따온 제목이다. 이런 내용의 시다. 하늘을 양피지(두루마리)로, 바다를 잉크(먹물)로 삼아 글을 써도 신(神)의 영원한 영광을 충분히 다 표현할 길이 없다.) 한국에서 자주 부르는 찬송가에도 랍비 이츠하크의 시가 담겨져 있다.
탈무드는 처음에는 재미가 전혀 없는 책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어떤 책보다도 좋은 책이며, 영화나 동영상보다 더 즐거운 책이다. 경전이나 고전독서가 그렇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궤도에 오르는데 오랜 수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궤도에 오르면 독서보다 재미있는 일은 없다.
나는 이것이 첫맛은 맛있지만 결국 성인병과 장질환을 일으키는 인스턴트보다는 오랫동안 숙성된 백숙의 맛이나 영양식의 맛이라고 본다. 독서의 맛에 빠지면 내가 현재적으로 하는 일에도 복(福)이 온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인하여 체험(體驗)이나 좋은 경험(經驗)도 하게 된다. 내 영혼이 잘되고, 범사에 감사해진다. 경전이나 고전은 오랫동안 곱씹으면서 읽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츠하크 랍비처럼 오랫동안 두고두고 좌우서로서 경전이나 고전읽기를 권장한다. 하루에 한 장이라도 좋다. 다프 요미를 실천하다보면 언젠가 훌륭한 고전학자가 될 수도 있고, 유명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적어도 삶이 크게 향상되고 풍요로워 질 것이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은 5000만 단어에 약 6000여권의 책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성서는 고도로 압축된 책으로서 하루에 한 페이지만 읽으면 1년1독이 가능하다. 요즘은 앱 프로그램들이 좋아져서 성경읽기도 참 쉬워졌다. 탈무드도 앱으로 개발되어서 유대인들도 [손안에 탈무드]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1만권 독서를 한 사람으로서 장담하건데, 경전이나 고전독서는 반드시 그 읽는이에게 설사 어렵고 힘든 현실가운데서도 복되고 복되며, 번성하고 번성할 것이다. (성서 시편 107편 20절; 히브리서 6장 14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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