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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다시 읽기
미국과 한국에 이상하게 [조지 오웰] 읽기의 붐이 불었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조지 오웰이 누군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작품이 워낙 유명해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의 작품은 [동물농장]이나 [1984]의 작품만 기억해도
그 사람은 스마트한 사람이다.
조지 오웰은 그의 본명이 아니다.
그의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그 유명하고 유명한
헤밍 웨이가 프랑스 파리의 호텔에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이름 모를 영국인이 자신을 [에릭 블레어] 라고 소개했는데,
헤밍웨이는 그 사람에게 "그래서 당신이 뭔데?" 라고 쏘아 붙인다.
그러자 "조지 오웰이라고도 합니다" 라고 하자,
헤밍웨이는 자신 이상인 거장인 조지 오웰이라는 말에 깜짝 놀란다.
"이런 젠장, 진작 말씀하시지. 정말 죄송합니다. 자 어서 한잔 하십시다" 라고 했다.
최근에 미국에서는 포퓰리즘이나 스트롱맨의 전성시대가 오면서
조지 오웰의 작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고 한다.
얼마전 조선일보 기사를 보니
미국에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동물농장]이나 [1984] 는
판매부수가 최고 95배까지 팔렸다고 한다.
일본의 하루키 열풍은 저리가라이다.
그렇다면 왜 그의 작품들이 인기를 끄는 걸까?
지금 미국은 다른 러시아나 중국과 신냉전을 하는 양상이다.
러시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이다.
시리아의 국가주석은 시진핑이다.
미국의 대통령은 도날드 트럼프이다.
이들이 공통점은 모두 스트롱맨들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스트롱맨들이라는 것이다.
조지 오웰이 1945년 먼저 낸 [동물농장]은 소비에트 연방 공산주의를
풍자한 우화소설이다.
이 소설의 내용을 잠시 소개한다.
사실 조지 오웰의 작품이름은 알아도 구체적으로 제대로 읽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농장 동물들이 가혹한 인간농장주의 착취에 못이겨서 농장주를 과감히 몰아내고 직접 농장을 경영하는 [혁명 레볼루션]을 이뤄낸다. 혁명을 이끈 동물들은 [자신들의 평등한 동물 공화국]을 건설하지만 , 결국 갈수록 이들간에도 권력투쟁과 부정부패가 혁명을 압도한다. 혁명을 일으킨 동물들이 서로 이전투구를 하고 도리어 더 악한 무리들로 전락한다. 특권층 돼지들이 인간의 집으로이사해 다른 동물들에겐 금지한 술을 마신다. 그리고 인간의 침대에서 자면서 자기 자녀들만을 위한 고급 교실을 짓고, 인간과 상거래에 손을 대는 등 적폐를 답습하는 구조이다.
당초 이들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건다. 하지만 이 구호도 나중에는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라는 거짓 평등의 구호로 더렵혀진다.
이어 1949년에 나온 [1984]는 더 극단적인 전체주의에서 인간성이 말살되는
디스토피아( 유토피아의 반대)의 가상적 초국가를 그린다.
그 디스토피아를 먼저 다룬 울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있다.
이 작품을 쓴 헉슬리가 바로 조지 오웰의 프랑스어 교사였다는 것도 아이러니다.
유토피아가 지상낙원을 말한다면, 디스토피아는 그 낙원의 반대되는 곳이다.
재미있게도 디스토피아라고 불리우는 지역은 [오세아니아]인데,
이 가상의 초국가는 빅 브라더 Big-brother가 지배하는 곳이다.
그 책에서는 [빅 브라더가 보고 있다]라는 말이 담겨 있다.
빅 브라더가 지배하는 정권은 자신의 정당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각종 현실의 통계를 조작하고, 과거사 기록을 현재에 끼워 맞춘다.
조지 오웰의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보았던 [1984]는 지독히도 공산주의를 싫어하고, 전제주의를 미워했던 조지 오웰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속에 나오는 [텔레스크린] 이라는 장치는 엄청난 신기술로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그리고사상 통제용 언어인 뉴스스피크를 발명해서, "그래도이전보다 낫다"라는 강력한 합리화를 한다.
조지 오웰은 원래 마르크스 주의에 심취했던 인물이었지만,
나중에 공산주의의 허구와 잔악성을 보고 도리어 소련사회를 비판하고
스탈린 좌파 정권의 위선과 타락을 목도하면서 반공 소설을 써내려갔다.
가난한 오웰은 자신의 나이 47세에 결핵에 걸려 죽는다.
그의 작품은 진영논리에 갇혀서 출판하기도 힘들었다.
그의 작품들에서 나온 말들은 지금도 많이 사용된다.
[빅 브라더, 사상경찰 thought police, 이중사고 doublethink] 등의 말들에서 보면
그가 냉전 체제를 잘 예견했음이 보여진다.
그가 기자생활을 하면서 생긴 예리한 감각이 그의 작품들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인도에서 태어나, 버마로, 말레이지아로, 그리고 스리랑카로, 심지어 이집트까지 거쳐가면서 나중에는 영국으로 돌아온다. 나중에는 프랑스에서 생활을 한다. 그의 외유 경험들이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는 여행하는 방랑자였으며, 글쓰는 자유인이었으며, 그러면서도 깊고 넓고 방대한 견문을 쌓은 사람이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이 두권의 책을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들은 그리 두껍지 않아서 하루에도 2권을 다 읽을 수 있다.
이 책들도 읽지 않으면 그 사람은 독서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의 책에 나온 명구들을 잠시 달아본다.
Who controls the past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 1984에 나오는 당의 슬로건
"진정한 자유란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것이라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 동물농장 서문중에서
"다른 세상 속에 살더라도
너와 내가 악수를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세상이다."
- 카탈루니아 찬가중에서
"사람은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여기지 않을 때에만 행복해진다."
"전쟁을 끝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전쟁에서 지는 것이다"
"The quickest way of ending a war is to lose it"
"우리가 편히 밤에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힘센 사람들이 우리를 대신해 폭력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We sleep peaceably in our beds at night only because rough men stand ready to do violence on our behalf"
너무나 주옥같은 어록과 명언들이 있어서 이 지면에 다 옮길 수 없다.
마지막으로 조지 오웰의 책을 다시 읽어보면
정말 놀랍기만하다. 그의 책은 마치 며칠전에 쓴
따끈따끈한 기사를 보는 것 같다.
이런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불편하다.
이러한 책을 읽었어도 우리의 현실은 그리 달갑지 않다.
이 현실이 야속하기만 하기도 하다.
조지 오웰이 느꼈던 그 감정에 나도 상당히 몰입되어진다.
지금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이 현대화되고, 도시화되고, 화려화되어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 이 세상의 겉모습을 보고서 우리는 잘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암담하다.
살기 좋아졌다고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일까?
최근 조국사태와 더불어서, 우리 나라의 경제상황이 1% 성장도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살면서 우리는 이러한 통계가 뭐이리 중요한가? 내가 불행하다고 느끼면 불행한거고
내가 행복하다면 행복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유토피아에 있는가? 아니면 디스토피아에 있는가?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조지 오웰이 쓴 이 두 작품이 주는 여운이 정말 크다.
이 글을 읽고 당장 그의 작품들을 펼쳐 보이기를 바란다.
조지 오웰은 우리에게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보라고 가르친다.
오웰의 칼럼중에서 가장 압권으로 남아 있는 어록을 여기에 남긴다.
"우리는 지금 이렇게 물어야 한다.
약자를 괴롭히려는 요구가 어쩌다 현시대
인간의 주된 행동의 동기가 되었는가?
좀처럼 누구도 묻지 않고
아무도 답을 내놓지 않는다.
우리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의 아침 신문면에 아주 가끔 좋은 소식이 실릴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 만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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