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산책이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인생은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닌
산책이라는 걸]
인생을 알만하면 벌써 세월은 늙은 사람이 되게 합니다.
나이가 시간이 주는 것 같지만 세상이 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좌충우돌하다가
사람들은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몸으로 배웁니다.
몸으로 배우는 것이 진짜 배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나이가 든 사람일수도 있지만
우리 한국의 조상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원래 어린이가 다 크면 어른이 된다고 합니다.
철이 들면 어른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년에도 24절기가 있고,
이 절기에 맞추어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도 때에 맞추어서 '사람농사'를 지었습니다.
철이 일찍 들면 벌써 어른스럽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철이 늦게 들면 아직 어른이 안되었다라고 하고
심지어 결혼하지 않으면 어른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결혼하면 벌써 생명을 잉태하고
생명을 키우는 일에 동참하기 때문에 어른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진정 어른이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봅니다.
어른은 속도나 성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방향과 성숙에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2003년도의 영화 <<러브 미 이프 유 데어>>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계기판은 210 킬로까지 있지만
60킬로로 밖에 달릴 수 없는 것"
참 좋은 표현입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것이 젊어서는 막 달리는 시기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달리기의 속도가 줄어듭니다.
속도가 줄어들어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걷기로 전향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걸음걸이는 더욱 느려지고
다만 다른 이들과 보조를 맞추면서 걷게 됩니다.
부부는 서로 보조를 맞추어 걷는 사람들입니다.
인생은 마라톤처럼 오래 오래 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동행하는 것이며 산책하는 것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세월이 주는 지혜입니다.
아침에 어떤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참 연배가 많으신 분이신데,
아직은 젊은 나에게 겸양의 언어를 사용하여
'탈무드를 배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무슨 연유로 탈무드를 알고 싶으십니까?"
"탈무드에는 인생의 모든 진리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다만 탈무드는 성질이 말처럼 급한 사람은 못배웁니다. 지혜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이고, 거북이처럼 꾸준히 걷는 자에게 그 지혜와 명철을 선사합니다."
그 말을 하면서 고전이나 탈무드, 성서나 불교의 경전을 읽을 때도 산책하듯이 읽어야 함을 봅니다. 현저히 느린 속도 그러나 꾸준한 속도로 가다보면 목적지에 다다르지는 못해도 언젠가는 목적지가 보이게 될 것입니다.
말도 천천히 해야 합니다.
천천히 해야 경청할 수 있겠지요.
식사도 천천히 해야 합니다.
천천히 식사해야 소화도 잘 시키겠지요
책도 천천히 읽어야 합니다.
빨리 읽으려고 덤비면 책은 그냥 종이쪽지에 불과해집니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자연을 닮아서 천천히 걷는 산책이요 동행입니다. 그러나 자연은 결코 느리지 않습니다. 벌써 8월입니다. 계절의 시간표대로 우리는 먹고 마시며 기도하고 배우고 살아간다면 어른의 삶의 잘 열린 것입니다.
자연을 닮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생은 산책이다가 맞습니다. 무조건 맞습니다.
인생은 느리게 걷기가 맞습니다. 무조건 맞습니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이를 '도 TAO' 라고 한 모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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