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이무첨 부이무교 vs. 잠언 30장 7~9절
貧而無諂 富而無驕
[빈이락]을 생각하다.
논어는 가끔씩 읽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자주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어디를 펼쳐도 다 좋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성경 솔로몬의 잠언도 무척 좋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논어에 가장 가까운 성경은 바로
솔로몬의 <<잠언이나 전도서>>입니다.
특히 잠언은 31장으로 되어 있어서 매일 매일 한장씩 읽고 묵상하면 참 좋습니다.
이들의 말하는 사상을 비교하여 보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큽니다.
오늘의 논어 8글자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습니다.
"가난하다고 아첨하지 말고, 부유하다고 교만하지 말라"
라는 말입니다.
당대나 현세나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아첨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부유한 사람들은 가난한 이들을 업신여기며 교만한가 봅니다.
이 구절이 유명해진 것은 사실 안중근 의사의 덕분입니다.
그가 뤼순 감옥에 있을 때, 마지막 순국 직전에 쓴 휘호가 바로 이 논어의 8글자입니다.
[빈이무첨 부이무교] 이 8글자를 마음에 새기면 좋습니다.
그러면서 공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합니다.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論語, 學而)
"자왈, 가야 미약빈이란 부이호예자야"
가난하면 남의 눈치를 보기 쉽지요. 부유하면 거만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가난하면서도 비굴하지 않거나 부유하면서도 거만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셈이죠. 그러나 공자는 그보다 더욱 높은 경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가난하면서도 넉넉한 마음을 갖는 자세, 부유하면서도 예의 바른 태도가 더욱 훌륭하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곧 재물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람됨을 더욱 높게 평가한다는 뜻입니다.
[빈이락]이라는 말은 바로 여기서 나온 말입니다.
빈이락은 곧 안빈낙도입니다.
가난해도 즐거움을 잃지 않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공자의 말씀은, 가난하든, 부유하든 사람의 됨됨이, 즉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어디를 가나 있습니다.
그런 현실과 실상에서 당대의 이 주옥같은 말씀이
나온 것입니다.
공자 자신도 제자들과 더불어 온갖 가난과 풍상에 젖어있었던 분입니다.
부유한 사람도 어디를 가나 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의 숫자는 적었지만
이들의 부는 사실상 수많은 가난한 이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입니다.공자는 이러한 두 부류의 사람들을 잘 비교하여 말한 것입니다.
성경 잠언에는 이런 기도가 있습니다.
7.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8.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9.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잠언에 이런 기도가 들어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그 가난을 벗어나기가 힘들고
하루 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당대에 하루에 2끼의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지경에 가난한 사람들의 식사는
밀빵이나 물고기 절인 것이 전부였다고 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이 자주 신을 원망하면서 도둑질도 일삼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유한 사람들은 하나님을 모른다. 신을 모른다하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였습니다. 이들은 교만하여 하나님보다 돈을 더 숭배하고 탐욕에 화신이 되어 살았습니다. 부자들의
갑질은 옛시대에 심각했습니다.
이들은 예의를 모르는 어리석은 부자들이었습니다.
[부이호례] - 예의를 좋아하는 부자가 많이 나와야 합니다.
잠언기자의 기도는 바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께서도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주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게 바로 공자의 [빈이락]과 상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가난해서도 안됩니다.
가난은 불행이 아니라 극복요소입니다.
하지만 너무 부해서도 안됩니다.
부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며 필요입니다.
지나친 부는 사람을 무시하고 경시하게 만듭니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업신여기며, 멀리합니다.
가난하되 마음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부유하되 청부가 되어야 합니다.
곧 가난하되 즐거움을 잃지 않고
부유하되 예를 갖출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요즘은 자본주의의 시대입니다.
돈이 만물의 척도로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그리하여 가난을 죄악시여깁니다.
또한 부를 신성시여깁니다.
그러나 오늘의 논억구절과 잠언구절을 살펴보면서
가난하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비굴해지지 말아야 함을 봅니다.
부유하다가해서 무례하거나 남을 업신여겨서도 안됩니다.
다만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로서는
가난은 물리치고, 지나친 부를 경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가난하지도 않고, 부유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한달 벌어 한달 삽니다.
그러면서 빈이락의 철학이 은연중에 잡혀 있습니다.
빈이락 - 가난해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나는 4가지로 생각해 봅니다.
1.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빈이락의 최절정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난하다고 하여서 책을 멀리하면 더욱 궁핍해집니다.
어렵고 가난할 때라도 책을 사서, 읽고, 보는 것을 즐겼습니다.
가난하다고 하여서 먹을 것과 책값은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 마져 아끼면 험한 세상가운데 정말 일어날 수 없습니다.
2. 햇살과 산책이 있습니다.
맑은 공기를 쐬면서,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것도 빈이락의 일종입니다.
그러면서 산책하고 걸으며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소확행이며 즐거움입니다. 프랑스의 루소나 독일이 니체도 이런 빈이락을 잘하였다고 합니다.
가난할 때 부요한 비밀은 이들을 배웠습니다.
[역설의 철학]을 몸으로 배웠습니다.
3. 가족과의 사랑입니다.
가난한 가정은 어디나 있습니다.
매일 매일 물질문제로 걱정하고 씨름하지만
서로 화목하고 신뢰하는 밝은 가정들이 많습니다.
가난해도 화목치 않으면 정말 불쌍한 가정입니다.
가난하고 부족하지만 서로 기도하고, 의지하고, 신뢰하면서
이겨나가는 것은 가족의 사랑의 힘입니다.
4. 친구들과의 만남입니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빈이락입니다.
가난한 친구들은 어디가나 있습니다.
이들과 비싼 술이 아니라, 막걸리를 마실지라도
신세를 한탄하며, 세상을 한탄하더라고 즐겁습니다.
그 밖에 빈이락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빈이락에 대해서 이렇게 말을 하였지만
다음 시간에는 부이호례에 대해서 말하렵니다.
부유하여도 예를 아는 사람, 예를 좋아하는 사람도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논어와 잠언이 주는 메세지는
지금의 현실과는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먼저 인간이 되라] 는 메세지는
공통적으로 강력합니다.
우리가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인간됨]을
버리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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