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시인의
[살아 있다는 것은]
"순간을 놓치며 사는 것은 영원을 놓치며 사는 것이다."
아침에 서재에서 잠시 '문정희 시인'의
책을 끄집어 내었습니다.
먼지가 제법 쌓여 있어서 '훅' 입바람을 불어서
먼지를 떨어 내었습니다.
시인 친구중에 하나가
그렇게 문정희 시인의 책을 강추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 유명한 시인이면서 교수이기에 자주 접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제대로 읽은 시집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전에 그분의 시와 산문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 책은 어느 서점주인이 내게 준 것입니다.
책을 워낙 많이 사다?보니 그 서점주인은
'증정본'으로 나에게 준 것입니다.
'꼭 읽어보라는 당부가 있었는데' 받고 나자마자
바로 책꽂이에 꽂았습니다.
책은 읽어야 책입니다.
읽지 않는 책은 그저 블럭일 뿐입니다.
이 책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새로운 신세계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마침 어느 비평가의 말도 생각납니다.
"책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의 만남이다"
나의 과거와 현재와의 만남은
마치 오늘 사과나무를 심는 행위와 같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희망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살아 있는 자만이 누릴 활자의 축복....
나는 책과 함께 익어가고 책과 함께 아직도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
오직, 순간만이 나의 전부다 !!
제목에서 주는 강렬함
그러면서 웬지 포근하고 섬세할 것 같은 기분을 자아내는 책
그렇게 앞의 표지를 열어 보았습니다.
일찌기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시집을 내었던 문사였습니다.
그리고 시인에 등단한 것은 1969년이니,
이제 문정희 시인도 초로의 올드우먼이 되었습니다.
한평생 시를 사랑하고,
한평생 시를 아끼고 썼으니
그분이 쓴 시는 정말 산 높이만큼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최선의 인생'을 살아온 분이며
그 뜨거움과 사랑, 그리고 살아 있음에 대하여
감사하는 시인입니다.
본문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파도처럼 끝없이 몸을 뒤집는 것이다."
"나는 진실로 한순간 한순간을
섬광처럼 살아보고 싶었다.
그 누구와도 다른 오직 나만의 모습으로
눈부시게 질주하게 싶었다.
그것은 틀림없이 외로운 질주가 될 것이다.
그러나 천길 물길 아래 잠수하지 않고,
고통의 불길을 맨발로 밟지 않고
섬광처럼 타오르는 목숨은 없지 않을까?"
어떤 신학자는 "하루는 영원의 한 순간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쌓여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하루 하루 치열하게 살다보면
섬광같은 순간이 다가옵니다.
그 순간은 카이로스의 순간입니다.
식물로 말하면
꽃이 피어나는 순간이며
열매맺는 순간이며
의미있는 순간입니다.
순간과 순간이 모여서
우리의 인생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냥 무작정 흘러가는 시간은
순간이 없기에 허무한 것입니다.
인생은 이 순간 순간들이 모여서
아름다운 것입니다.
영원의 한 순간을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고, 열심히 살아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맞이하는 하루는 다시 없는 하루이며
새로운 하루이며
아직 안살아본 하루이며
살아갈 하루입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기로 작정하여요
순간을 놓치는 것은 영원을 놓치는 것이기에
더욱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가기로 작정하여요
정현종 시인의 말대로
"이 모든 순간이 다 우리의 열심에 의해 피어날 꽃봉오리입니다."
그분의 대표적인 시가 있습니다.
그 시로 에필로그를 합니다.
늙은 꽃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대신
향기라니
문정희 시인의 시들을
소리내어 낭독하여 보십시오.
시가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언어로 탄생하는 기분을 자아냅니다.
시는 그냥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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