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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과 고전 이야기

명길묻 21, 헨리 데이빗 소로 [월든 숲속의 생활] 2 사색의 절정

by 코리안랍비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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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든 - 호수 - 내 마음의 평화 - 소로 미국을 만든 사람 - 책표지
    구글출처 이미지 - 월든 하나면 충분하다.



소로우, 월든, 그리고 봄(Spring)

"나는 1847년 9월 6일, 마침내 월든을 떠났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의 '봄'이라는 부분의 마지막 줄은 이렇게 끝난다.
물론 이 구절이 마지막 구절은 아니다. [맺음말]에 마지막 구절도 소개할 것이다.

그는 월든숲에서 보낸 하루 하루를 [월든]이라는 이름으로 불후의 명작을 남긴다.
월든은 정말 놀라운 역작이다. 이 두꺼운 책을 곁에 두고 읽었다는 '법정'스님이 생각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둔 [월든]을 잠시 소리내어서 읽었다고 한다. 그 정도의 독서습관은 가지고 있어야, [월든]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름대로 독서에 몰입하는 사람중에 하나지만, 아직도 법정 스님만한 열정은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월든]이라는 것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나 자신도 독서의 폭이 넓어지고 이해도 역시 깊어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월든의 [독서와 소리]라는 부분을 보면,
"착실히 책을 읽는 것, 곧 좋은 책을 바른 정신으로 읽는 것은
고귀한 수련이며, 요즘의 풍습이 존중하는 어떤 수련보다도
독자들에게 엄격한 노력을 강요한다"

중간 중간 나의 라이브러리(호독자의 서재)에 꽂혀 있는 [월든]을 꺼내어 본다.
요즘처럼 시간이 남는 시절에는 얇은 책보다는 두꺼운 책이 좋다. 물론 가장 두꺼운 책은 성경과 탈무드이다. 두꺼운 책이라고 하여도 결국 '한권의 책'이다. '책'이라는 것은 에머슨의 말대로 일종의 말과 같다. 어떤 말은 다루기 쉽고, 어떤 말은 다루기 어렵다. 다만 올라 타고 다니는 것은 바로 사람의 할 일이다.

아침에 잠시 그의 책을 열어보았다.
월든을 여러번 읽어보려고 시도하였지만, 아직도 끝까지 읽지 못했다.
그래서 끝을 쳐다보니 마지막 구절이 너무나도 인상적이다.
그의 책의 첫구절도 매우 인상적이다.

1편의 '숲의 생활 경제학'을 보면
"이 글을 쓸 때, 아니 이 글의 많은 부분을 쓰고 있을 즈음 나는 이웃들로부터 1마일쯤 떨어진 숲 속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 메사추세츠 주 콩코드 월든 호숫가에 직접 오두막을 지어 보금자리로 삼고 하루하루 두 손으로 일하여 양식을 얻으면서 살았다. 나는 2년 2개월 동안 그렇게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문명사회로 돌아와 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코노미에서 에콜로지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자신의 저술을 '숲의 생활 경제학'에 관하여 쓴다.
숲속 생활에 무슨 '경제학'이 필요할까?
그가 말하는 경제학은 '통상의 경제학'이 아닐 것이다.
사람이라는게 어찌보면 '경제적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자신도 경제적 동물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지만
그 한계를 벗어나려고 하는 초월적 의지를 표현한게 아니라,
도리어 무엇을 해도 별도의 경제적 근거가 보장되지 않으면
월든속에 살아가는 현실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그는 이코노미에서 에콜로지로의 관념이 아닌 실천적 삶에 대한 노력을 보여준 것이다. 그는 야생과 문명의 경계를 살았다.
그래서 소로는 '생태주의'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이 된다.

  • 월든 호수 - 한가로이 낚시하는 미국 강태공 - 참 평화롭다. 단풍이 아름답다
    구글출처 이미지 - 소로도 여기서 낚시질을 했으리라.



그의 책은 '봄'으로 끝난다.

춥고 매서운 겨울바람이 메인 숲의 월든호수를 얼려 버린다.
겨울이 되면 그래서 그 위를 사람들이 충분히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두꺼운 얼
음이 언다. 소로는 이 얼어붙은 호수도 깊이있게 관찰을 한다.

그리고 봄이 온다.
"봄이 되면 태양의 감화를 받아 대지가 따뜻해질 뿐만 아니라,
태양열이 30센티미터 이상의 얼음을 통과하여 옅은 물밑까지 반사한다.
그 때문에 수온이 높아져서 얼움은 직접 위에서부터 녹는 동시에
안쪽에서도 녹기 때문에 울퉁불퉁해진다.
그 내부에 포함된 기포가 위아래로 퍼져나간 결과,
얼음은 마치 벌집 같은 모양이 되고 마침내 봄비가 한번 내리고 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보 버린다."

그가 이 숲에 오게 된 목적도 바로 '봄' 때문이다.
"내가 이 숲 속 생활에 이끌린 이유 중 하나는,
봄이 찾아오는 것을 여유있게 볼 기회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라고 하면서,
소로는 봄소식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또다른 귀한 대목도 발견한다.
봄의 상징성을 말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인류의 재출발을 촉구하고 싶다"
새싹이 돋아나고,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는 새봄은 젊은이들의 양지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을 '청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나도 '사무엘 울만' 랍비가 말한대로 '봄으로 살고, 봄으로 남고 싶다.'

[월든]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활력을 주고, 힘을 증폭시키는 최고의 인문학서이다. 그의 책의 시작도 범상치 않지만, 그의 책의 맺음도 범상치 않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나는 이상하게도 책의 첫머리와 끝머리를 먼저 읽는 유형의 사람이다. 몸통은 스킵하듯이 읽는 습관도 여전하다. 그래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깊어지고 머리 아프게 책을 읽는 것은 도리어 독서의 독이 된다. 다만 인상적이고 내 눈을 빛나게 만드는 장면과 지점에서 나는 사색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 책의 마무리는 정말 압권이다. 그 마무리로 나의 글도 마무리한다.

"우리의 눈을 속이는 빛은 우리에게 어둠과도 같다.
우리가 눈을 떠야만 비로소 새벽이 찾아 올 것이다.
새로운 새벽이 찾아오려 하고 있다.
태양은 새벽의 샛별에 지나지 않는다."

살면서 소로우를 잊을지라도 [월든]을 꼭 만나라.

# 이 글은 2019년 봄에 작성

  • 네이버 출처 이미지 -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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