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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을
대학 2학년때 처음 읽은 기억이 납니다.
요즘 질문에 관한 글을 쓰면서 릴케의 시와 다시 만났습니다.
그 당시에는 단테와 괴테의 글에 매료되었었는데, 그 다음에는 릴케의 시집을 읽고 읽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문학과 철학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 자신은 음악은 소질이 부족했지만 문학과 철학을 청년시절 참으로 많이 탐독했습니다. 그 덕분에 감성이 강한 꽃중년으로 살아갑니다. 지금도 문학과 철학은 나를 구하는 위대한 지적 도구입니다.
나는 질문에 대한 연구를 자주 하는 사람입니다.
질문을 연구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하는 것이
나의 일중에 하나입니다.
이 일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일이며, 평생의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질문을 자주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에 답을 맞출 수 있는 사람도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인생이 고독한가 봅니다.
고독과 고뇌에 찬 내 모습이
그저 낙천적이고 제멋대로 사는 모습 보다 낫습니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보면,
"고뇌에 찬 표정에서 나오는 땀방울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낫다"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책은 머나먼 장래가 아닌
가까운 장래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것은 그 문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먼 훗날에 이루어질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기다릴 것입니다.
조바심과 조급증은 멀리 하렵니다.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릴케에게 한 젊은 시인이
자신의 작품을 평가해달라는 부탁을 해왔습니다.
릴케는 대답 대신 그에게 "조급함을 버리라"고 충고했습니다.
젊은 사람이 문학적 재능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지만
성공에 집착하는 것보다 인내할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것입니다.
잠시 그의 시를 여기서 나눕니다.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마음 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해
인내를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 모든 것을 겪어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겪어 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
릴케의 충고를 읽으며
우리도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와 질문을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비틀즈의 노래 Let it be를 보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릴케의 시입니다.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이면서
젊은 지성인들에게 주는 이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넉넉한 가슴을 더욱 갖고 싶습니다. !!
사람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서의 크기에 따라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품은 뜻의 크기 그리고 그 뜻을 이루고자 하는 정서의 견고함으로
평가합니다.
시인의 시인인 릴케의 시를 다시 만나니 반갑습니다.
한때 문학 청년이었던 나 자신이 새롭게 문학 중년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문제를 사랑하고, 문제를 겪어보고, 문제를 통해 성장하는 사람으로 여전히 남고자 합니다.
요즘 힘든 시기입니다. 청년 시절보다 지금이 더 힘든 시기입니다. 그런데 다시 청년들을 바라봅니다.
이태백 - 이십대 태반이 백수다 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도 여전히 봄이 되면 꽃을 피우고,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는 자연법칙을 따르기를 소망합니다. 인간은 자연법칙에 순종하는 것이 옳습니다.
벌써 느린 것 같은 자연이 12월이 오고, 한해를 마감합니다. 세밑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다만 우리는 인내함으로 조급증을 이기고 반드시 실패를 뒤집는 성공의 길을 열어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그가 남긴 다른 명불허전 싯구를 남깁니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맞이하라
길을 걷는 아이가 흩날려오는
꽃잎들을 선물로 받아들이듯"
비틀즈의 렛잇비를 다시 부르고 잠듭니다.
지금 시간 2022년 12월 19일 12시 40분 아직 나의 눈은 초롱초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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