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빈센트 반 고흐
[내가 만일 '고통'과 '아무거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두가지 느낌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고통'을 택할 것이다. - 윌리엄 포크너 - 야생의 종려나무중]
예전에 고흐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화가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피카소보다 고흐에게 더 끌리는가?
피카소는 오래 살면서 엄청난 찬사를 받고, 환영을 받은 인물이다.
그런데 고흐는 생전에 인정을 받지 못하였고,
목사로서도 사역을 했지만
신앙과는 거리가 먼 정신착란을 겪었으며,
심지어 자신의 귀를 잘라서
고갱에게 보낼 정도의 광기도 보였던 인물이다.
그렇다고 그는 영웅적이기지도 않다.
성경에 나오는 욥처럼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냈던 고흐...
그 고흐를 생각하면 나는 참을 수 있다.
박경리 선생은
[사기]를 쓴 사마천을 생각하며 인생의 질고를
참았다고 한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랩가사에도
[고흐]는 등장한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이 고흐이다.
고흐는 1890년 7월 29일 37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오늘도 잠시 내 서재에서 고흐의 책들을 살펴 보았다.
나는 고흐와 관련된 책이나 그림은 반드시 사는 경향이 있다.
나는 많은 글 중에,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내용이 인상적이다.
"새들은 털갈이를 하지,
솜털이 떨어져나가고
억센 털이 돋아나는 거야
사람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불운과
불행의 시간이 있는 법이야.
털갈이는 마다하는 사람도 있지.
그러나 털갈이를 겪고 나면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
모든 고통을 혼자서 겪어내는 것도 배워야지.
삶은 허투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니까,
문득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은 생각도 들어.
만약 그럴수가 있다면 말이야"
고흐는 "불행이 나마 따로 비켜가지 않는군"이라고
크게 자책도 한다. 고흐의 고백은 그 당시에는 받아들여 질 수 있는 고백이다. 그 당시에는 질병과 고통의 시대였다.
그럼 지금은 고통과 불행이 비켜가는 시대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도 고통의 순간이 오고, 불행이 손님처럼 오는 시대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과 시간이 있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에 우리집에도 고흐의 그림이 3-4편이 있었다.
고흐를 좋아하신 아버지가 모작을 걸어 놓으신 것이다.
6-7살의 나이에 본 고흐의 작품은 [해바라기] 였다.
그 노란색의 강렬한 색채를 잊을 수 없다.
아직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고흐의 [해바라기]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나는 [해바라기]를 보면서
고흐의 고통을 생각하게 된다. 그가 만든 작품은 다 고통의 산물이다.
그 시대에는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고,
그저 동생 테오를 통해서 그림이 팔리고
그의 고통도 팔린 것이다.
산고끝에 나온 그의 작품은 죽은 후에 크게 인정받는다.
고흐는 고통과 광기를 가지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든다.
광기와 천재성은 서로 연관이 깊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고통이 들어간다.
고통이 없이 얻어지는 위대한 것은 없다.
아이를 낳는 어미의 산고의 고통은 크지만
아이를 낳은 기쁨을 인하여 고통을 잠시 잊는다.
아마 고흐도 고통스러운 생을 살았지만
그림 그리는 순간만큼은 고통도 잊고,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거장이 되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고통중에도 감사할 수 있고,
고통중에도 삶을 긍정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오늘은 고흐의 그림중에 [아를르의 다리]를 올려본다.
우아한 관찰주의자가 되어서 고흐를 만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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