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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칼럼과 에세이

나 하나 꽃피어 조동화의 시 그리고 희망 하티크바

by 코리안랍비 2022.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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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꽃피어

조동화의 시를 읽고
희망을 말하다.


어제와 오늘 연일 눈이 온다. 추운 겨울이니까 눈이 오지만
눈이 그냥 내리지는 않는다. 눈이 오려면 여러 가지 기상 조건이 맞아야 한다.
자연은 매일 자연의 시간표대로 자신의 일을 감당한다. 자연의 시간표는 느린 것 같지만 벌써 1년을 마무리하고 있다.<이 글은 2020년 1월 글>

따뜻한 봄인가 싶으면 어느새 뜨거운 여름이다.
한참 더위가 고조되어지다가 어느새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이 점점 시원해지다가 어느새 추운 겨울로 들어선다.
해마다 겨울이 오면 마음은 추워지는 것만큼 오므러든다.
올해의 연말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면서 살면서 가장 기억하고 싫은 해가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기억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하여서 자연의 시간표를 누릴 겨를도 없이
춥고 혼란스러운 연말이 다가왔다.
벌써 올해도 보름이 지나면 안녕이라는 마침표를 찍게 된다.
내가 보낸 시간은 과연 헛된 것인지도 모른다.
올해는 개인적인 일로 힘든 시간이 여러번 있었다.
그것이 나를 시험하는 순간들이었고,
이 순간들이 나를 더 단련시키고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지길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 나 하나 꽃피어 - 조동화 - 나도 꽃 - 너도 꾳 - 풀밭&#44; 꽃밭
    네이버 출처 이미지


오늘 아침에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과연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를 위하여 살아간 시간, 남을 위하여 살아간 시간,
이러한 시간을 합쳐야 나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서재에 가서 잠시 시집을 들여다보았다.
혼란스러운 연말, 책을 읽으며 독서로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책이 그리 들어오지 않는다.
그럴 때 나에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시’였다.
시라는 것이 누군가 ‘인문학의 최후의 보루’라고 하였다.
시라는 것은 자연세계에 대한 시인의 노래이다.
그리고 시라는 것은 가슴으로 써야 하는 것이다.
가슴으로 써 진 시는 다른 사람의 가슴을 적신다.
시인의 눈은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다.

시라는 것은 강하게 부르면 ‘씨’가 된다.
그래서 내 가슴에 아름다운 ‘시의 씨’가 심겨지면
어느새 그 씨가 싹을 틔우고 발육하여 자라나게 된다.
그런 시들을 만나보려고 여기 저기 시집을 뒤져본다.

나의 서재에는 시집이 약 8-90권 정도 있다.
물론 나의 집에는 200여권의 시집이 있다.
아내와 첫아이가 그 시집들을 보는 편이다.
그런데 나의 서재에 시집중에서 자주 되뇌이는 시가 있다.
바로 조동화의 ‘나하나 꽃피어’이다.

나는 캘리그라피 작가이다.
그래서 조동화 시인의 이 명시를 가끔씩 붓으로 그려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란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사색하는 것이다.

나란 존재는 참 보잘 것 없다.
살아가면서 나름대로 큰 꿈을 가졌고,
휴머니스트가 되고 싶은 포부가 있었다.
하지만 주어진 현실의 늪에 빠져 이상을 잊어버리고,
심지어 잃어버리고 살아온 세월이다.
젊은 날 외국에서 6-7년을 보내었지만 그 세월도 잠시였고,
다시 한국에 와서 여러 가지 좌충우돌하면서 지낸 세월도 잠시였다.
금새 세월의 속도를 실감하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나 자신은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살아간 날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나 하나 꽃피어’를 몇 번 읽으면서 다시 다짐해 본다.
이제는 나를 위해서는 최소한도의 삶을 살고,
남과 가족을 위해서는 최대한도의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이다.


나 하나 꽃피어
꽃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도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시인(1949)은 이런 멋진 시를 남겼다.

 



코로나 시대
세상은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가고 있고
사람들은 더욱 이기적이 되고
세태는 어수선하기만 하다
정치권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서로 이전투구로 민생에는 그저 아랑곳하지 않는다.
연일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서민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은 ‘죽지 못해 산다’는 표현을 쓴다.
가슴 아프고 혼란스러운 연말이다.

사람들은 그래도 희망의 틈을 찾으려고 한다.
모든 것은 다 날라가도 판도라의 상자에 희망은 남았다.
나 하나라는 존재는 정말 작고 가벼운 존재이다.
그러나 나 하나라는 사람이 희망을 갖게 되면

다른 나의 희망과 다른 사람의 희망이 모여
풀밭을 꽃밭으로 만들 수도 있다.
나의 진심과 다른 사람의 진심이 모여
험한 세상을 밝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 시인의 시는 움츠린 나의 마음을 활짝 펼 것을 당부하고 있다.
나라는 존재가 결코 작고 사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신앙인이다. 크리스찬이다.
나의 할 일은 희망을 갖고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스페인 말로 ‘스페로 스페라’라는 말이 있다.
Spero, spera 이는 “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는 말이다.
스페인은 정말 ‘희망의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 나라도 코로나 19로 인하여 경제적인 고통과 더불어
영육간에 고통받는 나라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스페로 스페라'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이 힘든 시간을 넘어서고 있다
스페인은 이미 코로나보다 더 심했던 '스페인 독감'을 겪은 나라이다.

  • 스페인어 - 스페로 스페라 - 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 문구
    구글출처 이미지 - 스페로 스페라



지금은 절망의 시대다.
사람들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 일 것이다.
그런데 이 경험이 앞으로도 오래 된다면
이제는 더 이상 희망마져도 절망으로 바꾸어야 할 판국이다.
하지만 희망의 봄은 다시 오고 있다.
겨울부터 봄의 꽃을 준비해야 한다.

시인은 ‘온통 꽃피는 봄, 활활 물드는 가을’을 말하면서
우리 삶의 계절이 봄과 가을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계절이 주는 희망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자연은 창조주의 명령에 따라서 자신의 꽃을 피우고
자신의 잎새를 물들인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인간도 꽃이고 나무이다. 그것이 피는 시기는 모두다 다르다.
나무는 오랜 시간의 성장기간이 있다.

절망의 시대, 혼돈의 시대에
우리는 스스로 꽃 피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물들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도 나 혼자가 아닌 수많은 나들이 노력해야 한다.
세상은 사실 수맣은 '나'로 이루어져 있다.

힘든 시간이 오면 사람들을 의지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사람들을 의지하면서 어느새 서로 상처를 받게 된다.
힘든 시간이 오면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이고 하늘과 하나님앞에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입으로는 긍정의 말을 하고, 그리고 가슴으로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나 한 사람이 달라진다면 다른 이들도 달라질 수 있다.
스페로 스페라... 사람들은 지금 겨우, 간신히, 억지로 희망을 붙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주위의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은 시선을 나도 감출 수 없다. 내가 운영하는 학원도 반토막이 되어서 어려운 시절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아무리 힘들고 바닥으로 주저앉을 것 같아도
하늘을 올려 다 볼 수 있는 ‘여유’는 가져야 한다.
거기서 희망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나란 존재를 가볍거나 작게 보지 말고,
가치있고 귀한 존재로 여기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
높은 자존심보다는 소중한 자존감이 이제는 필요하다.

날마다 절망을 느끼지만 그래도 결국 희망을 선택하고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 희망이 멀리 있다고 말하지 말자.
나와는 희망은 거리가 있다고 말하지 말자.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응원하고 격려하며 어깨동무하고
함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야 한다.


히브리어로 희망은 ‘티크바 Tikvah'이다.
이는 ‘동앗줄, 밧줄’이라는 의미이다.
이 줄은 생명줄(life-lien)이 될 수 있다.

‘하티크바’는 유대인들의 애국가이다.
제목은 '희망가'이다.
그 가사와 곡조가 슬프고 애절하지만
유대인들은 오랫동안 유랑하면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 가사를 여기에 옮겨본다.


오랜 세월 속에
유대인의 영혼을 갈망하라.
그리고 동방의 끝에서
모두의 시선이 시온을 향하리
2천년 동안의 희망이 있기에
우리의 희망은 잃지 않으리
우리의 땅에서 자유롭게 살기 위해 사람들은
시온과 예루살렘의 땅으로 가라.

 

 

 


우리는 이제 희망의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나도 희망의 사람으로 거듭나고
이 글을 읽는 이도 희망의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
힘들고 우울한 겨울도 이제 희망의 봄으로 거듭날 것이다.
오늘도 1000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그런데 조만간에 백신이 나온다고 한다.
경제가 마이너스에서 다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한다.
당분간 마스크는 써야 하지만 벗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탈무드는 ‘문제가 있는 곳에 해답이 있다’라고 하였다.
어떤 철학자는 ‘절대절망은 절대희망이다’ 라고 하였다.
이 겨울은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봄을 데리고 온다.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았다.


3기라는 말이 있다.
기대하라. 기도하라. 그리고 기다려라! 이다.

  • 기도하는 사람 - 합심기도의 시간 - 기도는 놀라운 것

                                                                               구글출처 이미지 - 서로 기도하는 장면



나 하나 꽃피고 너도 꽃피면 풀밭이 꽃밭이 되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우리의 바램이다.

나 하나 물들고 너도 물들면 온 산이 활활 불타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우리의 소원이다.

자연은 느리지만 어느새 겨울의 눈바람을 날리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가고 있다.
그래 우리도 계속해서 가라.
계속해서 나아가라
계속해서 전진하라.

한발 한발 가다보면 어느새
어둠의 터널을 지나 빛의 나라로 갈 것이다.

절망이 변하여 희망이 되고
눈물이 변하여 기쁨이 될 것이다.

나 한 사람은 소중하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소중하다.
나의 소중함을 나의 자존감으로 삼고
오늘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 준비할 것이다.
나의 소중함을 나의 노래로 삼고
오늘도 나는 노래하며 나아가리라.
희망의 찬가를 노래하며 나아가리라.

조동화 시인은 ‘정말 좋은 시’를 선물해 주었다.
이 선물을 몇 번이고 읽고 읽었다.
어느새 이 시는 내 가슴에 스며든다.
독서를 놓은 지 2주일 정도 되었다.
다시 나의 사랑하는 책들을 가까이 하겠다.
혼란스러운 연말, 어수선하고 우울한 세끝이다.
하지만 나는 시로 위로 받는다.
그리고 독서로 위로 받는다.
그리고 스스로의 긍정적 다짐으로 위로 받는다.
올해도 책으로 시작하고 책으로 마무리한다.
새해의 좋은 기운이 넘치기를 기대하고, 기도하고, 기다리면서....


P.S 추신
이 글은 내가 썼지만 다시 소리를 내어 읽다가
눈물이 난다.

조동화 시인의 시를 단순히 눈으로 읽지 않고 마음으로 읽다가
감정이입을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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