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가 말하는 인명구출과 지혜 2021년 09월 07일 작성글
최근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이슬람 근본주의 수니파 계열 테러집단)의 재집권 사태를 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탈레반은 겉으로는 온화한 척하면서 실제로는 사람의 인명을 함부로 학대하거나 파괴하는 무뢰집단입니다. 이미 국제사회는 IS와 알카에드 등과 함께 현존하는 가장 큰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자비나 관용’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여성들과 아이들에 대한 무자비한 통제와 학대가 극에 달한 집단입니다. 어느 민족이든 여성들과 아이들을 학대하고 못살게 구는 민족은 가난과 궁핍을 벗어나지 못하고,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와 복락을 구현하지 못합니다. 아직도 지구촌에 이런 나라와 민족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할지 모르지만 이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오늘 뉴스에서는 아프카니스탄에서 한국 측에 협력한 가족들과 인사들을 한국으로 구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약 350명 이상이 한국으로 온다는 것을 보면 한국도 명실공이 국제난민을 수용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하여서 외국에서 사람을 구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나라가 되었는데, 이번 기회에 난민을 받아들임으로서 우리도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중동에서 유일한 민주국가인 이스라엘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탈무드가 말하는 인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히브리어로 인권은 ‘쩰렘 엘로힘’ 입니다. 이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하나님의 형상 Imago Dei’입니다. 인권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말로 묘사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인권이나 인명구출에 대해서 기록한 민족은 유대민족입니다.
잠시 미쉬나 호라요트 4:7을 봅니다. 여기에 보면 인명구조의 순서에 대해서 잘 나타내 보이고 있습니다. 남성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성이나 어린이, 노약자에 대한 규정에 본 필자도 놀랐습니다.
“남자는 여자보다도 먼저 소생시켜야 한다.
남자가 잃은 재산 또한 여자가 잃은 재산보다
먼저 회복시켜야 한다.
그러나 포로로 잡힌 사람을 구출할 경우
여자는 남자보다 먼저 알몸을 가려야 하고,
먼저 구출하여야 한다.
그러나 남녀 모두 성적인 학대를 당하는 현장에서는
남자를 여자보다 먼저 구출하지 않으면 안된다.”
잠시 여기서 맘에 안 드는 대목이 있지만 왜 이렇게 랍비들은 기록을 하였을까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는 죽음에 임박해서는 남자부터 소생시키고, 재산에 있어서도 남자의 재산을 우선시하였는데 이는 아마도 토지의 상속권이 남자에게만 주어져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인질이나 포로로 잡힐 경우 남자보다 여자를 먼저 구출합니다. 육체적으로 강한 남자는 자력으로도 탈출할 가능성이 높이만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에게는 맨 먼저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여자의 알몸을 우선적으로 가리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러나 유대인의 남녀가 타민족으로부터 성적인 학대를 받을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여자보다 남자를 먼저 구출합니다. 앞의 부분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지만 아래의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탈무드의 주석편을 보았습니다. 그 이유가 유대인의 남자는 하나님과의 신성한 계약의 상징으로 할례(割禮)를 했기 때문입니다. 신성한 의식을 치룬 남자의 성이 이교도들에 의해서 짓밟히는 것은 한시도 간과할 수 없는 토라의 신성한 명령이었습니다.
그러나 형식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성을 먼저 구출하였습니다. 그만큼 유대사회에서의 남성의 여성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높았다고 보여집니다.
탈무드 호라요트 3장 8절에 보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인질로 잡혔을 경우 먼저 어머니를 구해야 한다”고 적시합니다.
물론 그 당시는 계급사회였습니다. 그런데 탈무드 호라요트를 자세히 보면 가장 먼저 구출할 자가 나오는데 제사장 신분이 먼저고 그 다음이 랍비입니다. 또한 이스라엘 시민 순서로 구하고 마지막은 노예입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랍비’ 를 먼저 구출합니다. 이는 제사의식을 치루는 사람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탈무드적 인간’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바로 ‘랍비’입니다. 또한 실천가보다는 ‘이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어 중에 ‘탈미디 하캄 תלמיד חכם’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탈무드에 정통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들에게 지혜로운 사람은 바로 그 사회 전체를 떠받치는 위대한 존재라는 사상이 들어 있습니다.
인명구조의 순서에서 형식적으로는 남자가 우선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성이 우선이며, 제사장이나 높은 지위의 사람이 아니라 랍비를 먼저 구출하는 것은 그만큼 그 민족의 ‘우수성’이나 ‘수준’이 대단히 높다는 것입니다. 또한 학문과 지혜야말로 유대인 전체의 존재근거를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대 격언에 “만약 당신이 살아남고 싶어도 먹고 마시고 춤추고 일하는 것에 의존해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오직 지혜를 가짐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다” 라고 합니다. 지혜가 부족한 자는 매사에 뒤진다는 것입니다.
탈무드 하가다에 나오는 이야기 한편을 소개합니다.
어떤 배에 상인과 학자가 타고 있었다. 상인은 배에 짐을 많이 싣고 있었지만 학자는 빈 몸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상인이 물었다.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팔아서 생활하시오?”
그러자 학자가 대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것을 팔고 있지요”
“오호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라, 그게 뭔가요?”
학자는 그 물음에서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상인은 학자가 자고 있는 사이에 학자의 주위를 살펴보았다. 역시 아무 것도 없었다.
상인은 이상한 녀석이라면 학자를 비웃었다.
얼마 뒤 큰 사고가 일어났다. 배가 난파하여 상인의 짐이 모두 바다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승객들은 목숨만 겨우 건져 해안에 당도하였다. 학자와 상인은 마을로 갔다. 그 마을에서 상인은 무시당했지만 학자는 큰 환영을 받았다.
학자의 훌륭한 지식과 출중한 지혜 덕분이었다.
그 뒤 학자는 지식 하나로 많은 제자와 재산을 모았다.
그리고 그 재산으로 학교를 짓고, 도서관을 세웠다.
그것을 보고 상인이 말했다.
“당신의 상품은 역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었소”
나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지만 당신이 가진 것은 평생 사라지는 법이 없으니까요”
오늘의 탈무드 인문학은 인명구조로 시작해서, 그 인명구조의 순서도 역시 랍비들에 의해서 만들어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먼저 바르고 분명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성’이 있어야 함을 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어디에 있든지 배우고 현명한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일이야말로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도 발견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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