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안민 知人安民(2019년 쓴 글)
가끔씩 한양대 정민 교수의 저작을 만납니다.
인문학자의 글을 읽어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이
늘 공부하고 학습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리 반갑지 않으나
이제는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이나 정보를 얻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것] 에 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인류의 지식은 사실 날이갈수록 더욱 발달하나,
이 발달을 따라가지 못하면 지학 止學 (학을 그침)을
하는 것이 더욱 지혜롭습니다.
이제는 지학의 지혜를 더욱 가지려합니다.
기존의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오늘에 되살리는
온고이지신 溫故而知新을 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러면서 정민 교수처럼 늘 연구하고 영향을 주는 분의
글을 만나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그가 오늘은 청나라 건륭제의 글을 인용합니다.
"백성을 편안게 하는 것은 반드시 사람을 알아보는데에 달려 있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보다 더 어렵다. 사람을 능히 알아볼 수 있다면 불안해하는 백성이 없게 된다."
청나라는 명나라를 이어받은 나라이지만
학문이나 문자에는 명나라보다 한참 못한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건륭제는 스스로 공부를 평생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말을 타고 나라 전역을 순행하고, 손수 4만편이 넘는 시를 썼다고 합니다.
건륭제라는 인물이 비록 청나라의 임금이었지만
조선은 이 나라를 [오랑캐의 나라]라고 무시하였지만,
사실 정반대였다는 것이 역사의 진실입니다.
그런 그 황제가
"임금하기도 어렵지만 사람을 알아보기가 가장 어렵다" 라고 토로하였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을 - 지인] 이라고 합니다.
사람이 자식을 잘못 가르치고 알면 패가망신합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나 제왕이 신하를 잘못 쓰면
그 나라를 망치고 천하를 어지럽게 합니다.
살면서 우리는 많은 지인들을 만납니다.
그 지인은 그저 [알고 지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깊은 안목과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합니다.
살면서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인은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비추였는지 생각하면
그 답을 구하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은근슬쩍 자신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문학(문학, 역사, 철학, 음악, 미술, 법학, 시학, 수사학, 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힘써야 할 부분이 생겼습니다.
바로 사람을 잘 아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을 편안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인안민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교만해서 안되고,
함부로 대해서도 안됩니다.
일을 함에 있어서도
큰 일을 하든 작은 일을 하든
신중하고 부지런해야 하며, 조급하여 망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인문학을 하는 사람은 조급증을 버려야 합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그러면서 겸손하고 바르게 가야 합니다.
이제 인류의 지식을 더욱 알려는 마음을 버리고
인류의 지혜를 더욱 넓혀나가려는 마음을 세워야 합니다.
더욱 생각의 힘을 기르고, 생각의 시간을 늘리고, 생각하는 정신을 소유하여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의 자리와 본분을 잘 찾으면
그것으로부터 만족과 행복이 나오는 것입니다.
짧은 인생이지만 큰 지혜를
오늘도 정민 교수로부터 배웁니다.
건륭제로부터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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