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Value)에 대하여
중세 독일의 여류시인중에 ‘에바 스티리트마터’ 가 있었습니다.
중세에 그런 여류 시인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아마도 그녀는 남성중심시대에 홍일점과 같은 시인으로 여겨집니다.
그녀가 쓴 시중에 ‘가치’가 있습니다.
시 제목으로는 특이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바로 오늘날 우리 인류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코로나 19 덕에 대도시에는 미세먼지도 많이 사라지고,
청명하고 푸르른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썼던 마스크가
이제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쓰는 마스크가 되었지만
감기환자가 80%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한산한 도시에는 사슴들이나 여우들이 돌아다닙니다.
어느 도시는 표범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태리의 피렌체에는 ‘돌고래’가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일찍 귀가하여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것은 고통만이 아니라,
그 고통중에도 우리에게 준 ‘자연’이라는 선물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지 알려줍니다.
그리고 ‘가족’이라는 선물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알려줍니다.
자연과 가족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으로 먹일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누리기에
너무나 쉽게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결코 ‘당연지사’가 아닙니다.
그러나 ‘선물 PRESENT'입니다.
값없이 받는 선물이나 은혜(Grace, 그리스어로 카리스 Karis)입니다.
‘가치’는 사실 오늘날 지극히 경제학적인 개념입니다.
하지만 중세시대에 경제학적인 개념으로 ‘가치’를 논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이것은 윤리적인 가치나 예술적인 가치나 미학적 가치, 인생의 가치에 대해서 논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가치’라는 것을 재화와 서비스로 이해합니다. 이런 이해는 자꾸만 자본주의나 물질주의에 푹 젖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본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모두의 잘못입니다. 가치라는 것은 중세적인 개념으로는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값이 나가지 않는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마이클 센델이 말한 것처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에바 스트리트마터의 시를 잠시 논합니다.
가 치
삶에서 진정으로 값진 것들은 모두 값이 없다네
바람과 물, 그리고 사랑처럼.
삶을 값진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모든 값진 것들에는 값이 없다면.
그 답을 우리는 어릴 적 가난한 시절에 배웠네
어릴 적에 우리는 그냥 모든 것을 즐겼다네
공기를 공기의 가치에 따라.
물을 하나의 생명수로서,
또한 탐욕이 깃들지 않은 사랑을
우리는 기꺼이 받아들였네.
이제 우리는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삶에 이끌려가고
정신없이 시간을 들이마시고 있네
우리는 바삐 움직이며 물 대신 술을 마신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유로
서로에게 의무와 무거운 짐을 지운다.
그리하여 삶은 그것을 너무 값싸게 여기는 이들에게
너무나 값비싼 댓가를 치르게 하네.
중세 시대에 이런 시를 썼다는 것을 보면,
중세 시대에도 오늘날의 ‘현대’가 있었습니다.
사실 모든 인류의 역사는 ‘현대적’입니다.
우리는 바쁘게 살지만, 기쁘게 살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래 살지만, 옳케 살지 않습니다.
우리는 ‘감사의 가치’를 많이 잃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빛에 감사하여야 합니다.
햇빛은 부자에게도 비추이고 가난한 이들에게도 비추입니다.
우리가 가진 생명과 힘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하여 생활에 즐거움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합니다.
만일 우리가 감사해야 할 아무런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잘못입니다.
가치있게 사는 것은 ‘가치발견’에서 시작됩니다.
‘람 다스’라는 유명한 명상가가 말했습니다.
“삶다운 삶을 살지 않으면
죽음다운 죽음을 만나지 못하리라”
삶다운 삶은 뭐랄까.... 가치가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100년이 지나도, 1000년이 지나도 생각할 것은
바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입니다.
인문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값으로 살 수 없는 삶을 얻었는데 이를 함부로 쓰고 악용하고 남용하는 사람들은 삶이 주는 가치를 저버린 혹독한 댓가를 치룰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값으로 살 수 없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는 적극적으로 ‘가치투자’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인생예술가’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주어진 일상으로의 전환속에서 ‘라이프 아티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살기도 바쁘게 살고, 죽기도 바쁘게 죽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선택 CHOICE' 하면서 삽니다. 바른 선택을 하려면 바른 판단력과 분별력이 필요합니다.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혜중에 지혜는 바로 분별력입니다. 선과 악을 구분하고, 어둠과 빛을 구분하고,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즉 가치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분별력입니다.
그러나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코로나 19가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가까운데에 우리에게 주어진 가치가 있습니다.
주어진 맑고 푸른 자연속에서 가치를 찾아요.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속에서 가치를 찾아요.
나 자신속에서 가치를 찾아요.
여행에서 가치를 찾아요.
또한 책속에서, 우리가 드리는 기도에서 가치를 찾아요.
우리는 ‘가치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이랍니다.
바쁜 와중에도 순간이 주는 의미를 찾는 여행자랍니다.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회복과 치유라는 묘약을 찾는 여행자랍니다.
힘들고 지치는 와중에도 인내와 감사를 배우는 여행자랍니다.
우리의 가치는 남이 찾아주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찾는 것이며 얻는 것입니다.
'가치추구' 하면서 살으라고 우리는 이 세상에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며 살으라고 우리는 이 세상에 있는 것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며 살으라고 우리는 이 세상에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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