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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강연 이야기

냉정과 열정의 인문학, 낭만 닥터 김사부

by 코리안랍비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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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의 인문학 / 무단전재 절대금지



낭만닥터 김사부

인문학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책만 보면 인문학적인 지식이나 관념은 높아지지만 여전히 인문학적인 소양이나 가치관이 자리잡는데 도리어 절름발이가 되기 쉽다.
그래서 그러한 부분들을 채우기 위하여 TV나 드라마 또는 무비를 보아야 한다.


최근 2-3년 사이에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사태로 인하여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위기인문학이 정말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의학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상당히 위기인문학의 식견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게 되었다. 우리가 상대하는 의사라는 존재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의사라는 존재, 의사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의사라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의사가 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도 혹독하고 그러면서 무서울 정도의
고도의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외부인들의 시각에서는 의사는 많은 돈을 버는 직업이라고 여기는 사고방식이 강하다.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의사를 바라보는 것은 고급월급쟁이 수준으로 생각하는 하급적인 사고방식이다.

어떤 인생의 가르침을 받은 교과서도 [좋은 부모가 되는 법, 엄마나 아빠가 되는 법]에 대한 가르침은 없다. 마찬가지로 어떤 의학전문서나 교과서도 [의사로 사는 법]를 가르쳐 주는 것은 없다. 그런데 이것을 가르쳐 주는 책들이 바로 [인문학]이다. 인문학이라 함은 사실 기술서가 아니라 예술서에 더 가깝다.
인문학은 철학, 법학, 문학, 역사, 사상, 음악, 건축, 미술 등을 아우리는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실 이 모든 것의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사가 되는 것도 바로 지극히 인문학적인 영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돈만 잘 버는 직업으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의사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돈 이상의 가치를 보아야 한다.
의사는 바로 예술처럼, 의술을 행하는 사람이다.
돈이 되는 일은 하고, 돈이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알렉산드리아의 명의인, 히포크라테스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 라는 말을 남겼다. 물론 그의 히포크라테스 선언도 우리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언젠가 이 선언과 관련된 인문학적인 접근도 물론 할 것이다.

인생은 과연 짧다. 그러나 남는 것은 예술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은 의술로 바꾸어서 해석해야 한다.
의술은 곧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기술 이상의 것임을 말한다.
의술이라고 하면 정말 환자를 사랑하고, 환자를 마음으로부터 대하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를 가진 이라면 허균이나 장기려 박사를 떠올리거나, 슈바이처를 떠올 릴 수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자주 등장하는 멘트가 있는데,
그 멘트중에 중심은 사람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을 너무나 자주 듣고 식상해져 있을 지 모르지만,
이 말은 우리가 늘 고민하고 고민해야 할 인생주제이다.

이러한 인생주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무척 중요하고 중요하다.

우리가 하루를 살아도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것이다.

우리가 10년을 살아도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떻게 살 것인가? 이다.

우리가 100년을 살아도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떻게 살 것인가? 이다.

우리가 오래 살아도 심지어 1000년을 살아도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떻게 살 것인가? 이다.

이런 고민을 하지 않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은 헛된 것이다.
허무한 것이다. 무의미한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사이다같은
메세지는 간단하다.

'오늘 주어진 하루를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한 것이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잠시라도 고민하고 탐색하는 노력이 바로 '인간다움'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김사부는 '낭만(로멘스)'이라고 불렀다.

인문학은 낭만주의자를 만든다.
인문학은 기술과 과학으로 도리어 상해가는 우리를 낭만주의자로 만든다.

책읽는 의사는 정말 멋이 있고 낭만적이다.


노벨상 작가 보르헤스는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과학은 육체의 확장을,문학은 마음의 확장을 추구한다"

의학은 사실 과학이다. 그래서 육체의 질병을 고친다. 하지만 마음의 병까지 고치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이것은 문학의 영역이고 스토리의 영역이다.
이 두영역이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잡을 때 그 의사를 나는 [명의] 라고 부른다.



이 글을 쓰면서 의사들이 나오는 인문학서를 살펴 보았다.
레마르크의 [개선문]에서는 나치를 피해 파리에 숨어 사는 정의로운 의사 라비크가 등장한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바람둥이 의사이지만 하루 아침에 유리창닦이로 전락하는 것도 보여준다.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보면, 아내 사랑하는 방법을 너무나도 모르는 어느 의사가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 이상하게 화가 난다.

앙드레 지드가 쓴 [전원교향악]을 보면, 책을 너무나 열심히 읽으면서
환자 치료에 성실한 의사 마르탱이 나온다. 나는 이 의사가 정말로 맘이 든다.
기회가 되면 낭만닥터 김사부만 보지 말고, 전원교향악도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요즘 코로나19로 다시 쓴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있다. 삶의 부조리에 맞어서 맹렬하게 저항하는 의사와 보건군대의 이야기이다.

크로닌의 [성채]라는 작품도 있다. 이 작품에서는 성공한 의사보다는 좋은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청년 의사의 모습이 담겨 있다. 대학교 4학년 시절 크로닌의 [성채]를 읽고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의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품은 적이 있다.

그리고 기욤 뮈소의 [구해줘]라는 소설을 보면, 사랑을 위해서 대신 죽음을 택한 의인 의사 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욤 뮈소의 책은 모두가 좋다.

프란츠 카프카의 [시골의사]도 압권이다. 이 책의 명구는 '비상종이 울렸다. 왕진을 가야겠다' 이다.

"그의 옷을 벗겨라. 그러면 그가 치료하리라
그러고도 치료하지 않거든, 그를 죽여라!
그건 그냥 의사, 그건 그냥 의사" - 카프카의 [시골의사] 중에서...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서
의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 좋은 의사들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 의사들도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린다.
그러면서 한 인간으로서 고민하고 고민하는 의사들도 많다.
그래도 감사하고 다행이다.

이들이 있으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서 통쾌하고 유쾌하고 상쾌한 기분을 모처럼 가져본다.
그리고 못본 몇 편은 늦더라도 유투브를 통해서 보려고 한다. 감사하다.

  • sbs  낭만닥터 캠처 이미지 감사한 이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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