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의 최대 관심사 - 질문력>
지금 21세기에 한국이나 세계 교육계의 최대 관심사는 ‘질문하는 힘 – 질문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하브루타의 열풍이 불어 온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브루타라는 이름으로 ‘질문하는 공부법’이라고 붙인 것은 수정이 불가피합니다. 질문이라는 것은 ‘생각하는 힘 – 사고력’을 바탕으로 생성되는 것이기에 ‘하브루타’가 곧 ‘질문하는 힘’이라고 불러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하브루타라는 말 대신에 그저 ‘질문력’이라는 이름으로 본 강연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지금 시대는 ‘정보기술의 시대’ ‘디지털 또는 디지로그 시대’ ‘ AI-인공지능의 시대’ ‘메타버스의 시대’ 등 다양한 이름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아날로그 세대인 강연자로서는 ‘불편’한 시대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물론 갈수록 편리해지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좋아진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 있지 않습니다. 어느 통계를 보니 앞으로 2025년에 1000만개 이상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발표가 있습니다. 이제 3-4년 후면 우리는 그 시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불편함을 넘어서 불안함’으로 갈 우려가 있습니다.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대결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의 순간이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인간과 기계의 공존’ 시대에 기계가 갖추지 못한 인간의 역량(COMPETENCE)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창의력(創意力 CREATIVITY)입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 우리 인간은 인공지능의 시대에 ‘호모 데우스 – 신적인 인간’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공염불일 수 있습니다. 학자들의 주장을 직설적으로 믿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이 시대에 건전한 비판정신을 가지고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인간과 기계의 공존 시대에 정답찾기보다 질문찾기>
이제 정답은 AI가 찾으면 됩니다. 다음 카카오의 어느 이사랑 대화를 하다가 내린 결론이 바로 이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이제 정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찾거나 질문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지식 노동자’가 되어서 필요한 지식이나 상식을 갖추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여 수익을 올리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환하려면 ‘신사고’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논제나 의제를 발견하려면 끊임없이 다각도로 질문하는 사고력이 요구됩니다.
아날로그 세대는 그런 사고력을 갖추지 못하며 성장하였습니다. 청년기에 처음 접한 디지털의 세계는 ‘신세계’이기도 하고 ‘문화충격’이기도 하였습니다. 교육은 철저히 주입식이었으며, 무조건 외우고 암기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고득점을 맞아야 의대를 가고, 법대를 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전문대나 진학하여 취업이나 노려야 하는 현실에 놓여 살았던 세대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MZ(밀레니움)세대는 철저히 그전 세대와 선을 긋고 살아갑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앞으로의 세대는 그전 세대가 살아온 방식대로 살지 않는 첫 세대가 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아날로그 세대는 그전의 조상들이나 부모들이 물려준 전통이나 가치관을 따라서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으로 시대변화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무력한 세대로 지냈습니다.
그런 세대이지만 지금의 신세대들에게 그런 전통방식이나 가치관을 강요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다시 교육계로 가보면 이제 정답찾기 시대는 분명히 없어질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학교의 시험이 평가하기 곤란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제시하는 자신만의 언어가 있는 시험’으로 대체 될 것입니다.
<PISA 학업성취도 평가와 학업흥미도 평가>
2018년도 PISA 학업성취도평가입니다. 한국이 세계 2-3위를 다투는 놀라운 교육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이라는 것은 많은 평가오류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과도한 ‘학업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업성취도는 무척 높게 나옵니다. 하지만 학업의 흥미도를 보면 달라집니다.
필자가 여러 년도별 데이터를 가지고 보아도 한국은 성취도와 흥미도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학업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습니다. 이를 위해서 서울대학교에서는 교육 개혁 프로젝트를 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을 유도하는 강의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최선호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자기만의 언어가 없는 학생은 창의적 연구를 하기 어렵다. 질문.토론을 통해 스스로 생각을 전개하고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
한국에서는 어떤 수입이든 질문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수업 내용을 이해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간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기초지식에 대한 추가 설명이나 요청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호기심이 많이 줄어드는 시기가 초등학교 4학년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호기심을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질문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다만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는 시간만 더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마치 질문을 하는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격’처럼 변했습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쥐들이 움직이면서 살 수 있는데,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는 경우가 한국의 교육현장에 비일비재합니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강합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궁금하면 못 참고 물어봅니다. 어려서는 아이들의 질문이 답변하기 쉬운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많은 학습량을 소화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나누어주는 과제가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방식으로 나누어서 해야 합니다. 학습량을 줄이고, 학습질을 올려야 하는데 도리어 더 늘어난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지치게 되고 피곤한 감정’을 갖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학업의 흥미는 서서히 사라져가고, 결국 호기심마져 죽어 버리는 결과가 일어납니다. 호기심이 죽으면 결국 질문도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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