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코뿔소
눈앞 위기 외면해 위험 키운 美 모기지 사태
블랙스완
갑작스러운 9·11 테러로 세계 경제 불황 발생
▲ /아이클릭아트
어떤 위험을 미리 감지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음에도, 이를 간과해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회색 코뿔소'라고 불러요. 2t(톤)에 달하는 덩치로 큰 진동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코뿔소는 누구나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비유한 표현이죠. 이와 대조되는 표현으로는 '블랙스완(Black Swan)'이 있어요. 검은 백조라는 뜻은 위험이 일어날 확률이 낮아 대비하진 않았지만 만약 발생하면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위험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회색 코뿔소는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 소장이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예요.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가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의 사례 중 하나죠. 서브프라임은 봉급이 일정하지 않거나,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주택담보 대출인데요. 무리한 대출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이 탓에 돈을 받지 못한 은행들이 부도가 나는 등 연쇄 작용(連鎖作用)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 위기로 이어졌어요.
1997년 국내에서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도 회색 코뿔소 사례로 꼽혀요. 당시 한국은 IMF 발발 직전까지 경제 성장이 하락하고 있었어요. 재벌 기업들이 회사를 키우는 데에만 혈안이 돼 막대한 빚을 진 후 제때 갚지 못했던 거예요. 미셸 캉드시 전(前) IMF의 총재는 "한국이 눈앞의 위기를 애써 외면하려 한다"고 말했었어요.
반면, 블랙스완이라는 말은 2007년 나심 탈레브 미국 투자 전문가가 쓴 책 '블랙스완'에서 처음 등장했어요. 회색 코뿔소와는 다른 의미를 지녔죠.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2001)를 예로 들어볼까요? 당시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항공기를 납치해 미국 세계무역센터에 추락시키는 일을 벌였는데요. 아무도 예상 못한 테러에 뉴욕 경제를 비롯해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발생하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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