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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강연 이야기

서평과 감상,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김용규의 책들을 만나다.

by 코리안랍비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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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인문학의 연금술사 - 김 용 규 저(著)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 김용규 박사의 책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신선한 일이다. 이는 마치 낚시를 하는데 월척을 낚는 것과 비슷하다. 낚시질은 그런 손맛으로 하는 것이지만, 독서도 손맛으로 하는 것이다.

페이지와 페이지를 넘기는 것은 손이다. 그 손으로 다음 페이지를 넘길 때 그것은 마치 깊은 곳에다가 낚싯대를 들이는 것과 같다. 깊은 곳에는 큰 물고기가 있다. 큰 물고기를 낚기 위하여 우리는 깊은 독서의 세계로 가야 한다. 물론 이것은 독서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독서는 그 자체로 좋은 것이다. 책이 그저 좋아서 우리는 읽는 것이 우선이다. 물론 지식을 함양하고, 지평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 책을 가지고 학습을 하며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가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공부를 잘 하는 것과 독서를 잘 하는 것은 다르다.

바로 독서 그 자체가 좋게 만드는 지혜자가 김 용규 선생이다. 그의 책은 사실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여기서 잠시 그의 책들을 나열해본다.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영화관 옆 철학카페], [서양문명을 이하는 코드 신], [설득의 논리학], [데칼로그- 십계명] [생각의 시대] 등 그리고 지금의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까지 다 가지고 있으니 이 정도면 ‘김용규 선생 바라기’ 수준이다. 나는 그를 [나의 인문학의 사부]로 본다. 김사부님이다.



책 소개나 서평은 길면 좋지 않다.
그저 짧고 임펙트하게 써야 한다.

한때 나는 ‘CJ Creative’에 잠시 근무하였다. 이 회사가 무슨 회사인지는 몰라도 된다. 다만 광고를 만드는 회사이다. 이 회사는 무조건 [줄이고 줄여야만 하는 회사]이다. 30초 예술이라 불리우는 TV광고를 위해서 3000페이지의 글을 읽어야 하는 곳이다. 그러니 나는 어디가서도 ‘해박한 사람’ 이다. 아직도 함축하는 능력이나 은유, 비유, 풍유, 상징하는 것은 어렵다. 시인은 아니기에 줄이고 늘리는 것은 내 자유이다.

요즘은 여러 사람들이 [줄이라는 간곡한 요청]에 되도록 1페이지에 넣으려고 애를 쓴다. 그래서 나도 1 페이지에 넣어보련다. 조금 봐주면 2페이지도 좋다. 그동안 3페이지 이상을 쓴 사람이 갑자기 줄이면 이상하니까 그렇다.

누군가가 시가 좋은가? 나는 “시가 좋다” 라고 답변한다.
그렇다면 시가 왜 좋은가? 라고 하면 “그냥”이라고 하면 지성인답지 않아서 우회적으로 “나는 시가 왜 좋은지 모르지만 좋은 것은 확실히 안다.” 라고 답한다.

시(詩)라는 것은 짧은 시간에 향유할 수 있는 독서(讀書)이다.
어떤 사람은 시집을 가까이 하는 이유가 바쁜 세상에 시집이 제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아는 시가 없다. 다만 시는 낭독하기에 가장 좋은 소재이다. 그러면서 시를 읽는 사람은 젊어진다.

“시를 읽는 사람은 누구나 젊은이가 된다.” (저자의 생각)


그의 책속에 있는 말을 인용하면
왜 우리의 청춘은 이토록 처절한가,
왜 우리의 사랑은 이토록 애잔한가,
그럼에도 삶은 어떻게 빛날 수 있는가?를 명쾌하게 말한다.

마트에서, 지하철에서, 도서관에서, 거리에서, 회사에서 우리는
낡은 교과서나, 오래된 시집에서 나온 [시 POEM]를 수시로 본다.
그 시를 자세히 보고, 오래 보고, 그리고 암송하면
그 시가 어느새 신의 말씀처럼 체화(embodiment)가 된다.

나는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여러 시들을 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시가 아니라 명언만 보아도 우리는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명언도 시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정제되고 의미있는 시이다.

저자는 자신의 저서에서 여러명의 시인을 등장시킨다.
해외의 시인부터 시작해서, 국내의 시인까지 다양한 시인들을 등장시킨다. 이는 마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레드 카펫]을 걷는 유명배우들을 보는 것과 같다. 그 시인들은 내가 거의다 알고, 들은 시인들이다. 나에게 시인들은 [유명한 셀렙들]이다.

저자는 시가 주는 감흥과 더불어서 교훈을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저자의 철학은 [인식론보다는 존재론]에 더 가깝다.그래서 제일 먼저,시란 무엇인가? 로 시작하여 칠레의 노벨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를 등장시킨다. 그가 나오는 영화 [일 포스티노]는 정말 훌륭한 역작이다.

그리고 연애의 기술로 이어지다가 사랑의 기술로 이어진다.
연애의 기술에서는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 라는 시어를 등장시켜서 [연애를 뜨겁게 하는 기술중에 하나가 시적 표현을 써라] 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사랑의 기술에서는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라는 시어를 등장시켜서 [사랑의 기술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며, 동행하는 것이며, 계속해서 서로를 갈망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제 4장으로 가면,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서사를 한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외롭다 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정 호 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를 소환하여 온다. 어느 시인은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라고 하였는데, 연애와 사랑을 하여도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은 혼자 태어나 혼자 죽는다.

또한 5장으로 가면 저자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하면서 [자기 사랑법]을 설파하고 있다. 꽃이 흔들림으로 자신을 피워내듯이 인간도 수없이 흔들리면서 자기를 피워낸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런데 흔들리면서 자기를 미워하거나 스스로 [자기 증오]에 빠지는 것을 주의시킨다.

철학자의 눈은 예리하다. 저자는 신학도 하여도 그의 눈은 희망적이다. 그는 말한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라고 말한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쉬운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지만
‘생각은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마음 먹기 나름’이라고 하였던가...

시를 보면서 우리는 생각의 힘을 키우면서
인생의 방향을 목적지향으로 바꾸게 하는 것이다.
이를 '목적이 이끄는 삶' 이라고 부른다.(릭 워렌)

제 7장에서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는 시어를 등장시킨다. 이는 소비생활을 하면서, 쇼핑을 하면서 나름대로 행복을 가꾸어 보라는 메시지이다. 소비는 중요한 행위이다. [소비자 행동론]을 보면 인간의 97%는 소비라고 한다. 명품이 아니더라도 신상을 사게 되면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물론 몇 번 입고 쓰면 행복지수가 서서히 떨어지긴 하지만, 그런데 오래 입고 쓰면 정이 깊이 들어서 아끼게 되고, 더욱 사랑의 감정도 일어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가끔은 '명품' 하나는 가져 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경제적 수준에 맞추어서 말이다. 소비는 곧 행복의 감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적어도 기분은 좋다.
바람부는 날이면 쇼핑하러 가라.

그리고 제 8장을 가면 [날개]나 [욕망의 오감도]를 쓴 이상 시인의 ‘제 13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 라는 싯구를 등장시킨다. 한때 문학개론에서 [이상의 날개는 이상의 날개였어요] 라고 발표를 했다가 박수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나는 이상한 사람이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는 위험사회이다. 위험사회라는 것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회이며,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된다는 것도 보여준다. 이런 [위험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안전지대가 엇다는 것이며, 안정을 찾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시를 읽고 분노하라] 라는 말을 한다. 이런 사회에는 [분노]를 하는 것이 맞다.
우리는 불의에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시를 읽으면서 우리는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정의롭지 않은 것에 분노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 나라 역사에서도 저항 소설가는 드물어도 [저항 시인]은 많았던 것이다. 윤동주나 이육사처럼...

그리고 9장으로 가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라는 싯구를 발췌하여,
[시인이란 누구인가?]를 상정한다.
시가 손님인가, 찾아오게.....
시가 찾아오면 시를 손님처럼 잘 맞이하여야 한다.

그 시라는 손님은 어떤 손님인가?
아마도 거리에서 나를 부르는 사람일 수 있다.
성서 잠언을 보면 [지혜자가 길거리에서 부른다] 라고 한다.
또한 가방을 든 남자라고도 할 수 있다.
그 가방에는 온갖 귀한 것들이 들어 있다.
시는 가방든 신사이고, 가방든 숙녀이기도 하다.

저자는 시인은 ‘시밥을 짓는 사람이며, 온 몸으로 짓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시인들에게 사명(mission)이 있다는 것이다.

시인들의 사명은 시인들이 잘 안다.
마지막으로 독일 [존재론] 철학자인 하이데거가
[시인중의 시인]이라고 밝힌
프리드리히 휘덜린의 시로 나의 글을 마친다.

하지만 그대 시인들이여!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신의 뇌우 밑에서도, 맨머리로 서서
신의 빛살을 제 손으로 삼아,
그 천상의 선물을 노래로 감싸,
백성들에게 건네주는 것이리라.

시인이란 신과 인간의 중간에서 신의 말씀을 노래로 감싸서 전하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이는 종교적인 선지자나 예언자가 아니라 역사적인 선구자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그래서 시인 김수영은 ‘진정한 시인은 혁명가인 것이다’ 라고 선언한 것이다.(그의 시 ‘뉴 프론티어’중)


시는 이제 인문학의 최후의 보루이다.
위대한 시인 김수영은 말했다.

시의 주제는 멀리가지 말아야 한다.
시의 주제는 현실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면 시인의 자격이 없다.

"인간은 이 땅에서 시적(詩的)으로 거주한다."(휘덜린의 시 중에서)

우리도 한번은 시(詩)같이 살아야 한다. 시시하게 살지 말고...
그렇다면 시를 사랑하고, 시를 말하고, 시를 노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삶이 훨씬 멋져지지 않을까?

도종환 시인은 '한국인들이 매주 한 편의 시를 암송하면 삶이 달라진다' 라고
강조하였다.

이 책은 [서러운 나의 삶에 대한 예의와 그동안 잘 살아난 나에 대한 선물]이다.

한마디 : 한 번은 시처럼 살자 !!

 

  •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 김용규 박사님은 멋진 글쟁이다.

                                                         책을 드는 것은 낚시질이다. 월척을 기대하며

                                                                 아산 신정호의 강아지풀 ㅡ 시인이 따로 없다.- 강아지풀은 내 길동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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