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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과 고전 이야기

명길묻43, 제자백가의 위대한 종합, 여씨춘추

by 코리안랍비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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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활

“가장 간결(단순)한 것이 가장 지혜롭다” - 셰익스피어
“더 이상 단순화 할 수 없을 때까지 단순화(simplification)하라” - 스티브 잡스

어떤 사람이 나에게 가장 잘 못하는 것이 ‘단순화’라고 지적하였다.
나는 그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말이든, 글이든, 삶이든 단순화 하는 것을 나름의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어려운 것이 단순화였다. 그만큼 나는 욕심이 많은 것이었다.

이것은 글쓰기에도 관련이 된다. 길게 쓰는 것에 익숙한 나 자신이 줄여서 쓰는 것은 정말 젬병이었다. 그렇게 수많은 리포트를 작성하고, 세미나를 해 보았어도 여전히 [간결미와 단순미]를 갖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직도 나에게는 숙제이다.

단순화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단순화는 욕심을 비우고 비우는 행위이다.

좋은 글을 보면 단순 명료한 것이 특징이다.
좋은 연설을 보면 단순하면서 포인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좋은 책을 읽어보면 누구나 알아 듣기 쉽게 표현하고,
최대한 복잡하고 거추장스러운 부분들을 제거한다. 즉 퇴고가 잘 된 것이다.
글쓰기에서는 최대한 줄일 것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족을 많이 달기보다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사람을 만나보면 삶이 투명하고 단순하며 맑다.
좋은 인간관계도 단순하고 깔끔한 것이 좋다.
욕심을 비우고 비우면 간결해지고 단순해진다. 그러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



단순미와 간결미의 대명사는 단연 <<여씨춘추>>이다.

<<여씨춘추>>가 무슨 책인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먼저 이 고전부터 소개한다.
《여씨춘추》(呂氏春秋)는 기원전 239년 중국 진나라의 재상인 여불위가 주도하여 편집한 백과사전이다. 고대 중국의 거상이자 진의 재상인 여불위가 전국의 논객들과 식객들을 모아 춘추전국시대의 모든 사상을 절충 · 통합시키고 세밀하게 분석하여 정치와 율령의 참고로 삼기 위해 저술하게 한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여불위는 이 책을 진의 수도 함양 저잣거리에 전시해 놓고 "이 책에서 한 글자라도 고칠 수 있다면 천금을 주겠다"라고 큰소리를 쳤다. 이 때문에 일자천금(一字千金)이라는 고사가 생겼다. 그만큼 간결미와 단순미를 최대한 살린 고전이[여씨춘추]인 것이다.


대표적인 대목이 이것이다.

초나라에 좋은 활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었다.
그가 활을 찾지 않자 어떤 사람이 의아해하며 이유를 물었다.

“자네가 잃어버린 활은 천하의 명품인데 왜 찾지 않는가?”

그러자 활을 잃어버린 사람이 대답했다.

“초나라 사람이 잃어버리고 초나라 사람이 주우면 됐지 무엇 때문에 이를 다시 찾는가?”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공자가 말했다.

“그의 말 중에서 ‘초나라’ 라는 말만 빼면 훌륭하구나. 즉 사람이 잃어버리고 사람이 주우면 됐지 무엇 때문에 이를 다시 찾는가?”

후에 공자의 말을 들은 한 수위 철인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공자의 말 중에서 ‘사람’이라는 말만 빼면 훌륭하구나 ! 즉 잃어버리고 주우면 됐지 무엇 때문에 이를 다시 찾는가?”

이 글을 읽으면 ‘말과 글’을 줄이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여기서의 교훈은 때론 잃어버린 것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와 노자는 줄이고 줄이는 것에서 [미학]을 삼았다. 핵심과 원리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줄이고 줄인다는 것은 바로 ‘욕심’을 줄이라는 것이다. 욕심을 줄인다는 것은 다른 말로 말하면 ‘나눔’이다.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것을 지니고 있다. 소유욕과 발전욕이 도리어 화를 가져온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을 쭉쭉 줄이는 것에서는 상당히 부족하다. 경영계에서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하는 것, 빠른 것에서 느린 것으로 가는 것을 ‘핵심역량 CORE-COMPETENCE'를 갖는다. 물론 시스템은 무척 빨라지고 정확해졌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단순하고 느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중하고 그러면서 최적의 것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영현장에서는 가장 위험한 것은 [욕심부리기]이다. 지나친 욕심은 지나친 화를 가져오게 된다. 경영현장에서 욕심비우기가 단순화고 간결화이다. 기업도 나누어야 오래간다. 인생도 나누어야 질적으로 좋아진다.

욕심을 줄이는 것은 곧 나눔이다. 나눔은 곧 단순미와 간결미의 핵심이다.

성서와 탈무드를 연구하면서 배운 점은
바로 지나친 욕심은 복을 걷어차는 일이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화하고 간결화하려는 노력은 곧 욕심을 비어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욕심을 이겨내고 이타심과 공동체정신을 발휘한다면 이 사회는 밝아지고 맑아진다.

험하고 악독한 진시황 시대의 명재상인 여불위가 집대성한
<<여씨춘추>>도 읽어볼 고전으로 권하는 바이다.

 
  • 구글출처이미지 - 레인보우 교육원 출처, 자신을 아는것이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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