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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에 대한 작은 에세이

탈무딕 디베이트와 인생퀴즈

by 코리안랍비 2025. 7. 1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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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과학

 

과학과 종교는 기원을 찾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과거에는 과학이 설명할 수 없었던 종교적 신화나 기원이 이제는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것들이 많다.

성경에서 언급하는 노아의 방주,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등도 그중 하나다.

기후학자, 지질학자들은 기원전 5600년경 흑해 지역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홍수가 있었음을 지질학적으로 확인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라이언(Ryan)·피트먼(Pitman) 연구팀은 이 사건이

근동 지역 대홍수 신화인 노아의 방주에서 언급된 홍수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요르단의 ‘탈 엘함맘(Tall el-Hammam)’이라는 유적지에서는

약 3600년 전 유성 충돌로 추정되는 고열 파괴 흔적이 발견됐다.

2021년 미국 한 대학의 연구진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이 충돌로 인해

도시가 불타고 사람의 유골에서 섭씨 2000도 이상의 고온 증거가 발견됐다며

이를 소돔과 고모라 사건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성경 속 이야기들이 완전히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고대부터 전해진 신화적 사건들이 자연 현상과 일치하거나

유사한 패턴을 보인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종교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앙의 근간을 이룬 것들이 하나의 구전동화처럼 허구가 더해졌다는 사실을

과학이 입증할 때마다 자신의 본질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과학의 반박을 또다시 과학적으로 반박해보려는 ‘종교인 과학자’들도 있다.

안타깝게도 그런 연구가 순수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뒤집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어설프게 상대방의 의견을 오류라고 규정짓다가 본전을 찾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인데,

그 심연에는 ‘내가 믿는 것이 틀리지 않았다’

혹은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무오설(無誤說)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무오설은 진리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한국 사회에서 유독 이런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공교롭게도 성경의 무오를 주장하는 종교인 중 상당수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집회에서도 자주 눈에 띈다.

나는 이런 현상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지 않는다.

한국에서 특정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가고,

부정선거론이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는 이유는 나만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지구과학의 폐해일지 모르겠으나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고 여기는 과학은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타고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세상의 원리를 더 알기 쉽게 설명한다.

나도 장시간 운전을 할 때면 양자역학, 천문 등에 대한 유튜브를 틀어놓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세상의 모든 현상이 쉽게 과학으로 풀이된다.

나와 우리의 기원도 그 안에서 어렴풋이 이해된다. 모든 종교는 사랑과 대화로 통한다.

하지만 이 시대에 사랑과 대화를 더 많이 강조하는 건 과학처럼 느껴진다.

이번주 커버스토리로 다룬 궤도는 자신을 ‘과학 유튜버’라 소개하지 않고,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소개한다.

과학을 통해 세상에 소통하는 방법을 설파하기 때문이다.

그는 과학에서조차도 ‘절대로’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보편적 진리를 연구하는 과학도 그럴진대, 나는 그리고 우리는 항상 옳은가?

 

이번주 표지 제목인 ‘소통의 과학, 대화의 과학’은 기사를 쓴 권아현 기자가 뽑았다.

나는 ‘소통에 대한 과학적 고찰’을 뽑았는데, 적어놓고 보니 권 기자 것이 나았다.

20년 격차가 무색해졌으나, 오늘 나는 나의 오류를 인정하며 

0.001%라도 더 발전했다고 행복회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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