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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경영학14, 불굴의 두 명장, 관우와 황충의 명대결

by 코리안랍비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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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노장 황충과 관우의 명대결
<성서속의 갈렙과 후한의 마원, 가황 나훈아까지>

얼마 전에 누군가가 삼국지의 황충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였다. 그 사람에 대해서 말하자면 “가장 뛰어난 장수”라고 말했다. “황충이 10년만 젊었더라면 최고의 무장인 관우를 이겼을지도 모른다”라고도 언급하였다.
10월부터 [삼국지 경영학]을 다시 쓰려고 하면서, 황충과 관우의 대결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좋지만, [노장이나 노익장]에 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쉬고 싶고, 그저 편하게 지내고 싶어 한다. 그렇지만 노인이 된다는 것은 정말 서글프다고 말을 한다. 외로운 고독고가 찾아오기도 하고,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신체적인 질병도 찾아오기도 한다.
그런데 활력적인 노인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정말 노인이 아니고 젊은이들을 능가하는 엑티브한 노인이다. 그 엑티브한 노인을 한자로는 청(靑)옹(翁) 이라고 부른다.

오늘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청옹인 노장 황충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그러기 전에 조조가 남긴 ‘노장’과 관련된 명시를 먼저 남겨본다.
노기복력(老驥伏櫪)
지재천리(志在千里)
열사모년(烈士暮年)
장심불이(壯心不已)
조조는 문무를 겸비한 뛰어난 당대의 영웅이었다.
그는 오랜 전장을 누비면서도 시를 가까이하고 경을 가까이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시를 해석하면,
늙은 말은 마굿간에 누워있지만/
여전히 1000리를 달리고 싶어하네/
팔팔하던 용사는 나이 들어 말년이 되었건만/
굳센 마음은 아직 그치지 않았네/

이 시는 [노익장]을 과시한 조조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인데, 그 당시 조조의 나이는 53세였다고 한다. 물론 삼국지 시대에 53세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 그 당시에 4,50대에 상당수의 사람들이 세상을 떴으니 조조는 나름대로 ‘늙은 사람’이라는 ‘늙은 티’를 낸 것이다.

조조의 시를 보면서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팔팔한 기운으로 적장을 상대하던 장수들이 있었다. 삼국지의 장수들의 젊은 시절과 나이든 시절을 비교해보면 끝까지 무용을 자랑하던 장수들이 상당하다.


혹시 노익장(老益壯)이라는 말의 어원을 아는가?
노익장은 나이가 들어도 오히려 패기와 능력이 젊은이들을 능가한느 어른을 말한다. 후한(後漢)시대에 만족의 반란이 일어나자 대장군이던 마원은 자기가 직접 진압하게 해달라고 광무제(光武帝)에게 청을 한다.
광무제는 그가 전장에 나가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만류한다. 하지만 마원은 “소신이 비록 나이는 62살이지만 아직도 두꺼운 갑옷을 명주처럼 걸치고 젊은이들보다 더 말을 잘 탈 수 있는데 어찌 늙었다고 하십니까?” 라고 하면서 그 자리에서 말에 올라 종횡무진하면서 그의 기량을 보여준다.

광무제는 크게 감탄하여 출정식을 하고 마원은 반란군을 완전히 토벌시키는 공을 세웠다. 그 마원이 평소에 했던 말이 있다.

[대장부위자 / 궁당익견 / 노당익장 ]이다. 즉 “뜻을 품은 대장부라면 어려울수록 더욱 굳세고 늙을 수록 더욱 기상이 씩씩해야 한다.” 그 [노당익장]의 구절에서 [노익장]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심지어 수전노라는 말도 마원이 만든 말이다.>


성서학을 전공한 나로서는 성서속의 [노익장]을 과시한 인물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심이 생겼다. 황충 장군을 말하기 앞서서 성서속에 등장하는 인물중에 [갈렙]이라는 충성된 인물이 있다. 그의 뜻은 [dog - 개] 라고 한다.

당시에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정복전쟁을 오랫동안 치루던 시기였다. 그 당시에 어수선하고 불안정한 분위기에서도 갈렙 장군은 지도자인 여호수아에게 간청한다.

“내 나이가 팔십 오세로되... 오히려 강건하니...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사온즉” 이라고 그야말로 영육간에 노익장을 과시한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라고 하여 실로 젊은 사람들을 압도하는 기백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
그리고 결국 헤브론에 있는 아낙자손을 물리치고 그 땅에 전쟁을 그치게 하였다.
그는 젊어서부터 여호수아와 함께 40년간 가나안 정복전쟁을 치루었던 사람이다. 나이가 80이 넘었어도 여전히 [팔십대 청춘]이요 [위대한 청옹]이었다.

 



이제 삼국지 노장중에 노장 황충 스토리를 전개한다.
황충은 후한 말의 유표와 한현의 수하장수였다. 나중에 유비군에 속하여 촉한의 오호장군에 이를 정도로 촉한에 충성한 인물이 된다.

그는 천하장사였다. 쌀 2섬을 들어 올릴 힘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당길 수 없는 활을 사용할 정도였다. 나 자신도 활쏘기를 잠시 배워보았는데 나름 힘이 센 사람인데도 활시위를 당기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거기에다가 정확하게 표적에 맞추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황충은 [최고의 궁수]로서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그는 백발백중의 명사수였다.

물론 삼국지의 여러 장수들도 활시위를 잘 당기고 맞추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황충만큼 활을 잘 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장에서 활은 칼과 창이 다가오기 전에 쏘는 것으로서 실로 무서운 무기이다.

적벽대전 이후 형주를 차지한 유비는 관우.장비.조운을 보내어 무릉,장사,계양, 영릉 등 강남 4개군을 정복한다. 관우가 장사를 공격하자 장사태수 한현이 완강하게 저항한다. 이때 등장한 노장수가 바로 황충이다. 한현의 수하부장인 황충은 일대일로 관우와 맞장을 뜨게 된다.

그 황충이 관운장과 자웅을 겨루게 되었다. 황충과 관우는 100합을 겨루었어도 승부를 낼 수 없었다. [무예의 달인]이라고 불리운 관우도 늙은 황충을 제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두 장수는 다음 날 다시 만난다. 다시 혈전을 벌이든 도중에 황충의 말이 다리를 다쳐 쓰러지고 만다. 관우로서는 황충의 머리를 벨 절호의 찬스였다. 그렇지만 천하의 의로운 남자 관우는 말을 갈아타고 나오라며 황충을 보내주게 된다. 관우는 자신과 겨루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황충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나 [사내 대장부의 감정]을 느낀 것이다.

그 다음 날에 두 장수는 또 맞선다. 황충은 관우와 싸우다가 일부러 말머리를 돌리며 도망친다. 관우가 추격하자 황충은 그 시간 활시위를 당긴다.
관우는 황충의 활 솜씨를 벌써부터 듣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재빨리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화살은 전혀 날아오지 못하였다. 빈 시위였던 것이다. 더 이상 추격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도 관우가 추격하자 황충은 화살을 날려 관우의 투구끈을 정확하게 맞춘다. 달려오는 적장 관우를 향하여서 정확하게 활시위를 당기는 천하의 명사수의 솜씨에 관우도 비로소 자기 진영으로 돌아온다. 전날 목숨을 구해준 데 대한 보답의 화살이었다.

황충은 이로 보건대, 의리와 은혜를 아는 무장이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하여서 한현은 황충을 처형하려고 한다. 이에 한현의 또 다른 장수 위연이 한현을 죽이고 황충을 구한후에 관우에게 항복한다. 하지만 황충은 그 와중에도 관우에게 항복하지 않고 집에서 칩거한다. 이후 유비가 찾아와 성심으로 설즉하자 마침내 항복하여 유비의 휘하장수가 된다.

사실 장사 공방전에서 황충과 관우의 싸움은 나관중이 지어낸 허구이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지금도 정정한 노인을 일컬어서 [황충]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이 궁금하여 내륙에서 온 중국인 교장선생에게 물어보았다. 지금도 정정하고 팔팔한 노인을 [황충]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황충의 나이는 육순이 넘었다. 하지만 진수의 삼국지를 보면 관우나 장비 정도의 나이였다고 기술되어진다. 심지어 삼국지 전문가에 의하면 황충은 관우보다 10살은 더 어린 사람이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국지연의에는 황충이 75세의 나이에 죽었다고 기술한다. 심지어 74세의 나이에 병사들의 선두에서 돌격을 감행해 조조군의 맹장인 [하후현]을 참수했다고 한다. 아무리 노익장이라도 상식적으로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삼국지연의는 이야기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별아 별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10월 2일은 아이러니하게도 노인의 날이다. 이 노인의 날에 가왕 [나훈아]의 빅 콘서트가 있었다. 나도 잠시 시청을 하였는데, 가수 나훈아의 현재 나이가 74세였다.

그가 부른 [테스 형]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올려본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

나훈아 측은 "나훈아가 11년간 무대를 떠나 세상을 떠돌며 살았던 세월 속에 아주 힘들고 아플 때면 찾아가는 아버지 산소에서 쓴 글을 작곡해 스스로 부른 노래인데 그냥 부르기에는 가삿말 중에 너무 무겁고 부담스러운 낱말들, '아버지 산소' 또는 '천국'이란 단어들을 노래로 표현하기 너무 무거웠기에 모두가 아는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형이라 빗대어 풀어본 노래"라고 말했다.

이 노래가 코믹하면서도 슬픈데, 이 노래를 몇 번 들으면서 느낀 것은 그의 나이가 [소크라테스]의 나이랑 비슷하다는 것이다. 스크라테스의 나이가 70대 중반에 죽었으니, 소크라테스도 [노익장]을 과시한 철학자라고 보인다.

나훈아는 ‘흘러간 가수’ 아니라 ‘돌아온 국민가수’였다. 나훈아는 공연 내내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하고 있었다.

나훈아의 노래를 들은 어느 정치인은 다음 날 이렇게 말했다.
“이십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곤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어떤 이의 글을 보니,
요즘 노인들의 삶을 여러 가지로 표현하는 말이 있다.
돈없이 늙어가는 사람은 무전(無錢)장수, 직업없이 늙는 무업(無業)장수, 병들어 골골하면서 늙는 유병(有病)장수, 함께 살지 못하고 혼자 늙는 독거(獨居)장수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지만 언젠가 그런 단계가 오면 어쩔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늙어가는 것에 대한 [리스크 risk]를 안고 살아간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나이 늙는 것이 두렵다는 사람들이 많다.

나훈아의 가사속에 있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이 두려운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대장부는 반드시 ‘오늘을 사는 사람’이다.
황충을 보면서 느낀 것은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여도
여전히 ‘대장부의 기상을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10월 2일이 노인의 날인데 자신의 콘서트를 연 나훈아는 어찌보면 노래하는 철학자에 가깝다. 그리고 [젋은 노익장]을 보는 것 같아서 많은 나이드신 분들에게 큰 위로의 선물을 주었다. 나훈아 아저씨에게는 노인의 리스크는 전혀 없어 보인다. 그저 당당하고 멋진 모습만 보일 뿐이다. 다시 나훈아 콘서트가 열리기를 팬들은 바랄 것이다.



우리가 육체의 시간은 가도 정신의 시간은 늘 그 자리에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삼국지는 당당한 역사소설이다.

삼국지의 역사는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삼국지가 만든 역사는 1000년을 넘어 2000을 넘어서도 새롭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우리도 코로나 난세를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이 난세의 시대에 [나훈아]를 가황이라고 부르고 싶다. 가수 황충 !!

젊은이들의 좌절, 노인들의 절망이 갈수록 심해지는 시대에
삼국지를 통해서 위안을 얻고, 노래를 통해서 위안을 얻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 중국드라마, 관우와 황충의 대결 - 다음 출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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