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 - 인간불평등의 발견자
<리오 담로시의 책을 읽고서>
어떤 유치원 여자 원장이 어느날 나에게 전화를 했다.
"혹시 루소의 책들을 가지고 있나요?"
"아 네 몇권 있습니다만.... 루소의 고백록과 에밀, 인간불평등 기원론, 그의 교육사상집이 있습니다."
그러자 "루소의 책을 가지고 있는 분이 거의 없던데... 원장님은 용케 가지고 계시군요. 무슨 도서관 같아요"
"그런데 루소에 대한 책은 왜요?"
"저가 루소가 너무 좋아졌어요. 참으로 역설적인 남자면서 그 자체로 연구대상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루소읽기]를 시도해 보려구요"(2020년 06월 글중에서)
그후 나의 사무실에 방문하여 루소의 [고백록]을 빌려갔다.
루소가 너무 좋아져서 [루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그분의 말에 "루소의 책과 사상에 대한 것만 보아도 삶이 풍성해지고 심지어 행복해 질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루소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역사상 수많은 위인들이 있는데, 루소만큼 '역설적인 사람'은 드물것이다.
[역설의 사람, 루소] 그렇지만 [문제적 남자]이기도 하였다.
그의 모든 저작들은 한결같이 문제작이 되었다.
대학원 시절에 읽은 <인간 불평등 기원론>은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인간 문명과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인간의 불평등은 인간사회가 만들어내는 [나쁜 생산품]으로 인식하였다. '인민주권'을 주창한 <사회계약론>은 프랑스 혁명의 밑받침이 되었다. 나의 라이브러리에는 루소의 <사회계약론>도 있다. 일종의 논문형식의 글인데 두껍지 않은 그의 책에서 '독창성 uniqueness'이 넘실거린다. 또한 교육신서인 <에밀>은 새로운 교육이념을 제창하였다. 자연주의 교육사상집으로 평가되는 <에밀>은 역설적인 남자인 루소를 잘 드러내준다. 또한 자기 성찰적인 자서전인 <고백록>은 최초의 정신분석 시도로 평가받는다.
어거스틴의 <고백록>이나 톨스토이의 <고백록>보다도 더 인간적이고 그러면서 치밀한 '자기정신분석'을 담고 있어서 읽어볼 가치가 있다. 사람들은 남들을 분석하고 판단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는데, 루소는 도리어 자신을 분석하고 판단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 인물이다. 강한 '자기애'를 가졌던 루소이기에 난 '역설의 남자'라는 말을 남긴 것이다.
<루소, 인간 불평등의 발견자> 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서두에서 잡설이 많아졌다.
이 책은 루소의 '심리적 전기'이다. 리오 담로시 하버드대 문학교수가 10년간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루소의 삶과 사상을 복원해 낸 것이다. 마치 이 교수는 자신이 루소의 절친이라도 된 것처럼 루소를 [밀착취재]한 느낌을 준다.
루소는 스위스 사람이다. 프랑스 사람이 아니다. 그는 시계공인 이자크 루소와 쉬잔 베르나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자신을 낳은 뒤 곧 세상을 뜬 어머니와 가족을 보살피지 않은 아버지의 존재는 루소에게 [자에에 대한 불안]을 심어주었다고 지은이가 말한다. '자아에 대한 불안감'이 어려서부터 가진 사람은 나중의 인생 전반에서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그는 어려서 친척집에 맡겨져서, 견습공 생활, 하인, 가정교사, 악보필경사, 번역사와 통역사 등 온갖 일자리를 전전긍긍하며 떠돌았다. 그의 어린 시절과 청년시절은 좌절의 연속이었다. 후원자가 되어주었던 '바랑 부인'과의 만남을 계기로 하여서 그는 독서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의 [독서편력]은 나중 독창적인 학문의 기초를 쌓게 해 주었다.
그가 명문대학을 다니고 귀족집안의 자제로서 성장한게 아니라 여러 질박한 직업을 전전긍긍하면서 바랑부인을 통한 '책'과의 만남이 그를 바꾸어 놓은 것이다.
오랫동안 자기 속에 숨어 있던 루소의 재능은 프랑스 파리에서 디드로, 달랑베르 등의 젊은 계몽주의 철학자들과 교류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처음에 쓴 <학문예술론>이라는 논문은 디종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으며 일약 그를 유명 작가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이 논문은 학문과 예술, 문화와 과학 등 문명의 발전이 인간성의 타락을 가져왔다는 논지이다. 그리고 디종 아카데미의 논문공모에 제출한 <인간불평등 기원론>은 루소를 저술가요 사상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하였다. 당대 프랑스에서는 [논문과 논술]이 아주 중요한 학문발전의 토대였다. 그래서 많은 사상가들이나 철학자들이 프랑스에서 탄생한 것이다.
1756년 에르미타주에 정착한 루소는 낭만적인 연애소설도 작성한다. <신엘로이즈> 문제작인 <에밀>과 <사회계약론>을 잇달아 출간한다.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어디서나 쇠사슬에 묶여 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사회계약론>은 그의 우수논문인 <인간불평등 기원론>의 주장과 비슷하다. "어떤 종류의 인간 사회든 불평등과 착취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 라는 삶의 현실을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의 급진적 사상 때문에 절대왕정과 기독교를 위협하는 인물로 낙인 찍힌 루소는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쫓겨나 나중에는 영국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 망명기간동안 심각한 박해망상에 시달린 루소는 자기성찰적인 자서전인 <고백론>을 집필한다. 이는 자신이 삶의 체험과 사유, 망상 등을 낱낱이 기록하여 자기 삶의 모순을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정신분석적 시도를 한 책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노년에 자신의 정체성을 분석하는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이라는 책을 집필하다가 그는 1778년 건강이 악해돼 숨지고 만다. 나중에 이 책은 루소 사후에 출간이 된다.
구글출처 이미지 - 아름다운 날 출판사
지은이는 루소를 "역설로 가득 찬 독창적인 천재"로 평가한다.
혁명 이념의 창시자이면서 그러면서 최초의 정신분석적 시도를 한 사람이며, '일반의지'라는 주장 때문에 파시즘의 원조로도 오해받는다. 또한 자녀들을 고아원에 맡겼으면서도 이상적인 교육론을 펼치기도 한다. 아버지로서의 반성과 성찰이 담긴 [에밀]은 지극히도 모순적인 책이다. 철저한 평등주의자로서 [불평등을 혐오한 인물]이지만 귀족들이나 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려는 시도도 모순적인 그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다.
루소의 <에밀>에서 발견한 내용이다.
"나는 편견을 지닌 사람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역설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지은이는 " 루소는 사회가 우리에게 부여한 것들 속에 머물지 말고, 나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그 뒷면을 끌어내 보려고 했던 문제적 인간이다" 라고 평가한다.
[문제적 인간] [역설적 남자] [책읽는 여행자요 사상의 방랑자] 루소,
버겁지만 다시 [루소 읽기]를 시작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특권 프리빌리지]인가 .... 그리고 [루소읽기]를 시도하려는 유치원 여원장의 챌린지에 자극을 받아서 더욱 [루소읽기]를 시도하려는 의도도 생겨났다.
한편으로 우려되는 것은,
'이런 루소 읽기가 무슨 소용인가' 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독서가 어떤 '소용'을 위해서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독서무용론'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나는 '일침'을 가하고 싶다.
'독서는 사람을 살리는 서바이벌Survival과 성장시키는 리바이벌 revival ' 있다.
생존과 성장의 결정체가 바로 '책'이다.
<루소읽기>가 정말 좋은 도움을 주리라 믿는다.
구글출처 이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