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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의 세계사 31, 국민 먹거리, 돼지의 세계사

by 코리안랍비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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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의 세계사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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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먹거리, 돼지의 세계사

처음부터 아재 개그를 하나 남발한다.

어느 중국의 동네에 몸무게가 200킬로가 나가는 돼지가 있었다. 그 주인은 그 돼지를 팔고 싶었다. 그런데 그 돼지는 말을 할 줄 아는 몇 안되는 영리한 돼지였다. 주인이 그 돼지를 팔려고 하자 갑자기 돼지가 슬픈 소리를 낸다.
“주인님 저(猪) 팔계요 ~” 아직 버퍼링이 안되는 분들이 조금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보면 가장 머리가 좋은 동물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돼지’다. 돼지가 동물농장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 동물이어서 이 돼지가 그 농장의 통치자로 나온다.바로 러시아의 ‘스탈린’이 그 돼지이다.

사람들이 돼지고기만큼 좋아하는 고기는 없을 것이다.
한국은 ‘삽겹살의 블랙홀’이라고 부를 정도로 삼겹살에 대한 소비가 세계 1위이다. 또한 돼지족발은 왜 이리 맛있는지 밤에 ‘야식하면 족발’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갈 정도이다. 자주 돼지고기를 먹으러 고기집을 들린다. . ‘기분이 저기압일때는 고기앞으로 가라’는 말도 있다.

또한 윳놀이 판에서는 첫 출발을 ‘도’를 놓아서 윳놀이의 시작 궤를 놓는다. 윳놀이에서 제일 일등은 바로 ‘돼지’이다.

꿈중에 용꿈 다음으로 좋은 꿈을 ‘돼지꿈’이라고 한다. 그래서 돼지꿈을 꾸면 반드시 로또 복권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돼지는 12지간지 중에 마지막에 해당하는 동물이다.


돼지는 원래 식용용도로 길러진 동물이다.그래서 다른 동물보다 길들이기가 그리 어려운 동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돼지에 대해서 우리는 그저 ‘삽겹살이나 목살, 돼지갈비’ 등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돼지는 영리한 동물이며, 아주 유용한 동물이다. 이 돼지의 세계속으로 들어가보자.


<돼지를 소개합니다.>

돼지는 동남아시아에서 4800년전에, 유럽에서는 3500년전부터 가축화되기 시작하였다. 한반도에서는 약 2000년전에 만주에서 돼지를 들여왔으며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도 오래전부터 한반도에서 돼지가 사육되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송아지나 망아지나 강아지 등 가축의 이름에 ‘아지’를 많이 붙이는데 돼지만 그런 호칭이 붙지 않는다. 왜냐하면 돼지라는 말에 ‘지’자가 이미 새끼돼지를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국어 고어로는 돼지 도자는 원래 ‘돌’을 가르키는 말인데, 나중에 ‘도야지’로 변하였고, 고급스럽게 돼지가 되었다.

돼지는 전세계에 약 10억 마리가 넘게 퍼져 있고, 단연 일등은 중국인들이다. 약 5억 마리 가까이나 되고, 약 6천만 마리가 미국에서 , 2천 300만 마리가 스페인에서 사육된다. 몇해전부터 ‘돼지열병’이 돌아서 중국의 돼지들이 반 정도가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돼지고기값이 금값이 되었다.


<고대의 돼지>

서기 1세기 중국의 후한(後漢)의 사상가 왕충(王充)이 지은 [논형(論衡)]에는 부여의 건국신화가 기록되어 있다.

“옛날 북방에 탁리국에서 왕의 시녀가 아이를 낳았는데,
왕이 아이를 죽이려고 돼지 우리에 버렸으나 돼지가 입김을 불어 넣어 죽지 않았다”

탁리국의 돼지가 살려준 아이가 바로 곧 부여(夫餘)를 건국한 동명성왕이다.부여는 돼지와 깊은 인연을 가진 나라였다. 부여는 말, 소, 개, 돼지 등의 이름을 따서 마가(馬加)우가(牛加)저가(邸家) 등의 관명도 있었다. 부여가 바로 돼지를 키우기게 적합한 땅이었다. 드넓은 만주지역에서는 야생에 돼지를 풀어 놓아 길렀다.


신라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살생하지 말라’는 금지법에 의해서 돼지가 그리 달가운 동물이 아니었다. [세속오계]만 보아도 살생을 멀리하였으니 돼지소비가 급격하게 줄었을 것이다.

[고려도경, 권 23, 잡속2]를 보면,
“고려의 정치는 매우 어질고 부처를 좋아하며 살생을 경계한다. 따라서 국왕이나 재상이 아니면 양과 돼지고기를 먹지 못한다. 또한 도살을 좋아하지도 않는다”라고 기록하였다.



<돼지사랑 vs. 돼지혐오>

인류는 돼지에 대한 사랑과 더불어서 돼지에 대한 혐오가 둘다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돼지는 일단 불견하다는 의식이 강한 중동지역에서는 금지동물이고, 불교에서도 살생하지 말라는 계율로 인하여서 돼지고기를 멀리하였다. 그렇지만 돼지고기를 즐겨하는 민족들도 많았다. 돼지고기는 애증의 고기이다.

돼지고기를 가장 사랑한 인물은 바로 송대의 제일가는 시인 소동파(蘇東坡)이다. 그는 황주로 유배를 갔는데 거기에는 고기와 생선이 값이 쌌다. 그가 특별히 돼지고기에 대한 사랑이 강하였는데, 그래서 저육송(豬肉頌) 이라는 시가를 지을 정도였다. “날마다 돼지고기 한 사발씩 퍼 먹고 배가 불러 기분을 내더라도 그대는 신경쓰지 말게” 라고 할 정도로 돼지고기 애호가였다.

그의 돼지고기사랑은 결국 동파육(東坡肉)을 만든다. 삼겹살에 양념을 하고, 불을 줄이고 물을 적게 넣고 졸이면 스스로 특별한 맛이 났다. 나중에는 오랫동안 숙성시켜 먹기도 하였다.
나중 모택동도 돼지고기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돼지비계 덩어리로 만든 홍소육을 평생 즐겼다고 한다. 그래서 북경의 식당에서는 ‘모씨홍소육’이라는 메뉴를 내놓기도 하였다.


중국에서 돼지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삶이고
무엇을 먹느냐는 것은 그 자체로 문화가 된 것이다.

2012년 방영된 진효경의 다큐멘터리 <<혀끝위의 중국>>을 보면 돼지고기에 대한 극찬이 나온다. “혀 끝에 닿으면 바로 마음이 울리는 먹거리” 라는 말이 나온다. (*한인희 건국대교수)


<돼지는 청결주의자>

돼지는 더러운 짐승이라는 대중의 편견이 많다. 이는 인간이 돼지우리나 축사를 제대로 청소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돼지가 체온유지를 위해 자신의 배설물 속에서도 뒹굴기 때문이다. 돼지의 몸에는 땀샘이 많지 않은데, 땀샘은 돼지의 코와 항문에 국한되어 있다. 때문에 돼지가 스스로 체온을 낮추려면 물이 있어야 한다. 야생에서 돼지들이 진흙 목욕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돼지는 원래 물이 풍부하고 시웒판 곳에서 살던 동물이다. 실제로 축사가 적당한 면적이라면 용변도 개한 곳에다만 보는 매우 청결한 동물이다. 개보다도 더 청결을 지키는 동물이라는 말이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돼지야!!”


<돼지는 강력한 동물>

서유기에 보면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나온다. 이 저팔계는 아주 강력한 전사의 이미지로 나온다. 중국에서는 돼지를 저(猪)라고 부른다. 저팔계가 바로 그래서 ‘돈팔계’이다.

그렇다면 돼지도 강력한 동물인가? 돼지는 인간이 약 11000년전부터 가축화하였다. 돼지는 그래서 여전히 야생본능이 남아 있는 가축이다. 멧돼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멧돼지가 공격하면 다른 어떤 동물도 상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집돼지와 멧돼지가 서로 교미하여 태어난 새끼는 아주 강력한 ‘파워풀 돼지’가 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이를 ‘호그질라 hogzilla' 라고 부른다.

. 중국에서는 그래서 “집돼지가 화가나면 호랑이도 피한다” 라고 하나 속담도 있다. 이쯤 되면 “음, 내가 좀 돼지” 라고 자랑할만하다. 돼지를 잘못 건드리면 정마 ‘돼지 목 따는 소리’를 낸다. 새끼돼지도 건들면 아주 발광을 하는 것을 본다.

돼지들은 또한 개나 고양이보다도 더 머리가 좋다. 미국의 애모리대 연구팀에 의하면 놀라운 기억력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생긴거와는 다르게 침팬지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돼지와 관련된 문화>


긍정적인 시각
중국에서는 이 동물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며 한국에서도 이 동물이 꿈속에서 만나면 횡재를 한다고 보았다. 돼지가 저금통의 상징이 된 것도 원래 서양의 어떤 은행에서 판촉 상품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나중에 히트를 쳐서 저금하면 바로 ‘돼지저금통’을 연상하게 되었다.

부정적 시각
돼지는 일단 ‘살찐 사람’을 비유하여 사용한다. 일단 살이 많이 찌면 ‘돼지같은 놈’이라는 소리를 한다 또한 영국에서는 호색한이나 변태 혹은 짭새(경찰) 식으로 돼지를 묘사한다. 독일에서는 아주 심각한 욕이다.

북한의 경우도 돼지는 금칙어이다.아마도 이는 자신들의 지도자인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이 돼지같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인민들은 배고파 죽어가는데 저들은 배터져 죽을 놈들”이라는 의식이 한편으로 강하다고 한다.


<종교와 돼지>

이스라엘에 있을 때 돼지는 아주 ‘금물고기’가 된다.

일단 유대교나 이슬람은 극단주의자들이나 근본주의자들이 많아서 돼지를 철저히 금기시한다. 아예 구약성서나 코란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돼지는 굽이 갈라져 쪽발이로되 되새김질을 못하므로 너희에게 부정하니 / 너희는 이 고기를 먹지 ㅁ라고 그 주검도 만지지 말라 이것들은 너희에게 부정하니라 - 레위기 11장 7,8절]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마라. 또한 알라의 이름으로 도살하지 아니한 고기도 먹지 말라. 그러나 고의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먹는 경우는 죄악이 아니라 했거늘 알라는 진실로 관용과 자비로 충만하심이라 - 코란]

원래 이슬람이 종교화되기 전에는 중동인들도 돼지고기를 먹었다. 모하메트가 이슬람을 창시하기전에 사람들에게 설파하였다.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 돼지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술을 찾고, 술을 많이 마시면 여자를 찾게 되느니라. 그리하여 너희들은 먹지 말라” 속설에는 모하메트도 돼지고기 애호가였다고 한다.

유대교에서는 코셔 푸드가 있고 이슬람에서는 할랄 푸드가 있다. 이들이 이렇게 돼지 고기를 금기하는 것은 돼지는 집에서 기르는 정착민이나 농경민의 짐승이다. 그런데 이들은 원래 [노마드 - 유목민들]이다. 그래서 소나 낙타, 양과 염소는 데리도 다녀도 돼지는 데리고 다니지 않았다.

<돼지가 전쟁용도?>

고대 로마에서는 돼지가 전쟁용도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말 그대로 전쟁돼지(war-pigs)라 불렀다.그 한 설에 의하면 정복왕 알렉산더가 인도와 포로스에게 항복을 받아들일때 애를 먹었던 전투 코끼리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그래서 포로스는 이 전투 코끼리를 대항할 비밀 병기로 본국에서 쓰는 전쟁돼지를 소개하였다. 그래서 페르시아의 코끼리 부대랑 전투하여 이기게 되었다고 한다. 바로 코끼리는 돼지가 비명을 지를 때 특유의 소름이 끼치는 울음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겁을 먹는다고 한다.

또한 ‘불타는 돼지’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돼지에게 기름을 발라서 코끼리 부대랑 싸우는데 돼지가 불이 붙으면 마구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다녀서 코끼리들이 무서워서 도망을 갔다고 한다. 돼지는 기름이 많아서 오래 탔을 것이며 덩치 큰 돼지가 불이 붙어서 난리를 치면 6.25때 난리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삼겹살의 유래>

한국에서 최고 인기는 바로 삼겹살이다.
길거리나 골목을 다녀보면 고기집치고 삼겹살이 없는 집이 없다. 그런데 이 삼겹살 사랑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불과 30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태종실록에 보면, “조선 사람들은 돼지 고기를 즐겨하지 않는다” 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여름에 먹는 돼지고기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속담도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돼지고기는 인기고기가 아니었다.

조선의 양반들은 양념이 된 소고기를 좋아했지 그냥 구워먹는 소고기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고로 양념이 안된 구워 먹는 돼지를 좋아할리 만무하다.

그러나 세계 2차 대전에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한 일본의 영향으로 한국에서 삼겹살을 먹게 되었다는 사실이 있다. 일본인들은 안심이나 등심위주로 먹었는데, 도리어 남은 비계가 섞인 부위들은 일본으로 가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소비가 되었다.

IMF 시대를 깃점으로 하여서 저렴한 삼겹살이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불과 1-2년만에 삼겹살이 ‘고기의 제왕’에 등극한다. 반만년 한국의 고기의 역사에 삼겹살을 즐기게 된 것은 사실 30년 정도이다. <백종원의 미식방랑기 중(中)>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려준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5천년간 자리를 내 주지 않은 것이 있다.바로 쌀밥이다. 쌀밥의 소비량은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어 주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이 뒤집혔다. 쌀보다도 이제는 돼지고기이다. 밥보다 돼지고기를 더 먹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주식(主食)의 1위가 돼지가 된 것이다.


<삼겹살과 건강>

원래 삼겹살은 탄광의 광부들이 자주 먹었다고 한다.
그들은 돼지의 기름이 진폐증 유발을 막고 치료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과학적으로는 아무런 맞는 부분은 없었는데, 그렇게 믿고 자주 비계가 달려있는 삼겹살을 먹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돌판 삼겹살을 먹었다고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을 보니, [삼겹살은 황사, 분진이 많은 일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마시는 먼지 또는 석탄 분진 등을 흡수하여 기관지나 폐의 오염을 막아 진폐증을 예방하며 삼겹살의 지방이 수은, 납 등의 공해물질을 체외로 배출시켜 해독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돼지고기 지방산은 불포화 지방산으로 혈관 내 콜레스트롤의 축적을 막아 혈류를 좋게 한다.] 라고 하였다.

일단 고기를 먹을 때는 [야칠고삼]의 원칙을 지키면 좋다. 야채는 7할로 먹고, 고기는 3할로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아기 돼지 3형제>
나의 자녀들은 모두 나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아기 돼지 3형제이다.

이 이야기는 조지프 제이콥스라는 사람이 지은 것으로서, 전체 줄거리는 어머니로부터 독립한 세 마리의 아기 돼지들은 자신만의 집을 짓기로 하고, 첫째는 지푸라기로, 둘째는 나무로, 셋째는 벽돌로 튼튼하게 집을 짓게 된다. 그런데 어느날 ‘돼지고기맛’을 잘 아는 늑대는 첫째와 둘째의 집을 입김으로 부숴버리고 셋째 집만큼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나중에 굴뚝으로 들어가다가 화상으로 늑대는 죽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서사하는 것은, 동양인들은 풀이나 나무로 집을 지었는데, 서양인들은 벽돌이나 시멘트로 단단한 집을 지었다는 것을 염두해두고 주장을 하는 서양서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동양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이 강하다. 그래서 동양은 미개하고 아둔한 사람들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가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동양도 서양보다 더 대단한 벽돌로 지은 집 이상의 집들을 만들어왔다. 중국의 만리장성이 그러하며, 인도의 타지마할묘당이 그러하며,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그러하며, 한국의 궁궐들과 탑들이 그러하다. 우리도 셋째 돼지처럼 튼튼한 건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서양인들이 오히려 동양을 모르는 것이다. 이제 옥스덴탈리즘이 새로운 역사의 패러다임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나는 제래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돼지는 최고의 가축>

야생동물이 가축화되면서 인류에게 가장 최고의 가축은 무엇일까? 단연 나는 돼지를 꼽는다. 그것은 돼지가 바로 인간의 탐식의 역사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1순위이기 때문이다. 돼지는 원래 식용으로 길러진 것이다. 농사에도 적합하지 않고,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이든 잘 먹는 동물이라는 특징이 가장 큰 특징중에 하나이다.
무엇보다 감금상태에서 가장 번식률이 높은 동물이 돼지이다. 돼지는 4개월만에 약 5-10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돼지는 다산의 상징이며, 풍요의 상징이 된 것이다.


<성서속의 돼지>

성서 사복음서에 나오는 이야기중에 ‘돼지’에 대한 기록이 있다. 그중에서도 나는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둘째 아들’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마을에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재산을 달라고 한다. 그 아버지는 너무나 온유하셔서 아들에게 재산을 나누어준다. 그그 아들은 먼나라로 가서 허랑방탕(虛浪放蕩)하게 산다. 나중에 그 나라에 흉년이 들어 그 아들은 결국 ‘돼지치기 PIGGIST'로 전락한다. 그리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당시 돼지치기는 최하의 직업이었고, 창녀보다 못한 직업이었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직업이다.

또한 거라사(혹은 제라시)라는 곳의 귀신 들린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군대귀신’이 들린 사람이었다. 나중에 예수는 그 청년을 자유케 하기 위하여 군대귀신을 돼지에게로 보낸다. 그당시 2000마리나 해당하는 돼지들이 귀신들려 모두 몰살한다. 돼지 2000마리를 희생하고 청년 하나를 살린 것이다.


<돼지에 대한 나만의 가치있는 생각들>

돼지는 목이 앞으로 굽어서 절대 하늘을 쳐다볼 수 없다.
그런데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드러누우면 돼지는 하늘을 볼 수 있다. 우리도 가끔 땅만 보고 하늘을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 차라리 항복하고 드러누우면 하늘을 볼 수 있다. 돼지는 그래서 우리에게 ‘희망의 동물’이 된 것이다.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

예수가 제자들에게 한 말인데 성서 마태복음에 등장한다.

돼지는 진주의 가치를 전혀 모른다.



그렇다면 돼지에게 진주의 가치를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존 스튜어트 밀이라는 공리주의자는 “배부른 돼지보다는 정말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어라” 라고 하였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돼지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는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어하는게 인간의 현실이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1665’ 라는 작품이 있다. 그녀는 과연 진주의 가치를 잘 알고 있을까? 베르메르는 그 소녀에게 진주를 달아서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그녀를 돼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내가 혹시 진주를 모르고 밟아버리는 돼지는 아닌가” 가정해보자. 만일 나 스스로가 진정으로 그런 돼지임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정말 진주를 돌맹이처럼 취급해 버리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을 진주나 다이아몬드로 가정할지언정 돼지로 가정하지 않는다. 아무리 비유라지만 기분이 나빠진다. 누군가를 ‘진주를 몰라보고 밟아버리는 돼지’라고 속단하고 놀리기보다는 혹시 나 자신이 그런 돼지가 아닌지 짐짓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뉴시스 출처 이미지 - 김혜순 시인



<돼지에 대한 시>

중견시인인 김혜순 시인의 ‘피어라 돼지’라는 시가 있다.

나는 당신의 슬픔, 당신의 눈물, 당신의 불안, 당신의 공포, 당신의 장애가 되려고 길러진다/ 나 없이 세상에서 제일 심심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가 가끔 물었지만 당신은 나를 당신이 되게 하려고 기른다/ 내가 완전이 당신이 되는 날, 예예 주인님 내 염통이 당신에게 가서 인사하는 날을 상상해본다.'('돼지에게 돼지가' 중)
'비오는 밤 비린 돼지 도깨비불이 번쩍번쩍한다/ 터진 창자가 무덤을 뚫고 봉분 위로 솟구친다/ 부활이다/ 창자는 살아 있다/ 뱀처럼 살아 있다.'('피어라 돼지' 중)

시인 김혜순(61)이 열한번째 시집 '피어라 돼지'를 냈다. 1979년 계간 '문학과 지성'으로 등단한 그녀는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혜순은 시적 화자 스스로 몸이 부서지고 변화하며 격렬한 이미지의 연쇄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몸서리치는 새로운 시 언어를 발견하는 데 전력을 다해왔다.
이번 시집에서 '다면체 돼지'의 몸과 입을 빌려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 이 세계의 부패와 폭력, 비참과 오욕의 현실을 거침없이 비판한다. 너덜너덜해진 삶과 사회를 때로는 조롱과 유머, 때로는 격렬한 아픔으로 통과한다.

'아름다움이란 어려운 것, 버크셔 피고/ 아픔은 상상의 필수 조건, 요크셔 피그/ 아름다움을 견디느라 나는 늙고 병들었네, 햄프셔 피고// 첼로 없이 산다는 건 죽음 없이 시를 쓰는 시인과 같은 것, 라지 화이트 피그.'(사라진 첼로와 검은 잉크의 고요' 중)

'손가락 끝에서 붉은 압핀이 쏟아지는 날/ 리듬의 날에 베인 상처가 팔뚝에 팍 팍 팍 그어지는 날/ 상처 사이로 망원경을 집어넣으니 새들의 깃털이 폭설처럼 쏟아지는 날.'('엘피 공장에서 만나요' 중)

'나는 내 몸에 꼭 맞는 일인용 감옥에 살아요/ 나를 피해 내 몸속으로 도망간 소금기둥 같아요.'('일인용 감옥' 중)

시인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기가, 아무것도 소리치지 않기가, 시의 체면을 세워주기가 너무도 힘든 시절이었다"고 전했다.

그녀가 돼지시를 쓴 것은 바로 2011년 돼지 330만 마리를 생매장한 구제역 사건이 그 전환점이었다. 그녀의 시집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에 번역되어 나갔다.
나의 포스팅을 읽고 읽어보시라. 깊은 인간과 돼지에 대한 공감대를 이룰 것이다.

  • 넷플릭스 출처 이미지 - 넷플릭스도 유대인 회사다
  • 다음 출처 이미지 - 돼지가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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