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은 나오지 않는다.
[개천용 멸종위기]
오늘은 '개천용'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보았다.
카피라이터 출신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개천에서 용나기가 하늘의 별따기를 넘어
하늘의 별달기만큼 어려운 시대가 되어서 그렇다.
오늘 신문기사를 읽다가
나는 [개천용의 멸종]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우리 나라의 경제사령탑을 현재 맡고 있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바로 개천에서 용이 된 사람이다.
용은 큰 물에서 나와야 한다며
너도 나도 서울로 보내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그것은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줄어들지 않았다. 나도 서울에서 공부를 하였던 사람이다.
나도 개천출신이다.
옛날 조선에도 이름하여 [한양러시]가 있었다.
율곡 이이는 강릉 출신이지만,
서울 한양에서 공부를 하고 관직을 받았다.
그는 "말을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아들을 낳으면 한양으로 보내라"라는 말을
했는데, 시대를 보는 눈이 예리한 성리학자였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지금도 in 서울로 가는 것이
신분상승의 길이요, 성공의 길처럼
묘사되어지고, 실제적으로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다시 김동현 현 경제부총리는
개천에서 용난 사례로 유명하다.
그는 11살때 소년 가장이 되었다.
그리고 상고를 나와서 은행에서 일하면서
늦게 야간대학을 다녔다.
그리고 일을 하면서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를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놀라운 탕평인사책이기도 하다.
그런 그를 어느 국회의원이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표현하자. "상당히 부담스러운 말씀"이라고 물리친다.
그럼 노무현 대통령도 부산상고를 나오고 대학을 가지 않았으니 더 개천에서 용난 분으로 판명되어야 한다.
심지어 목포상고를 나오고 대통령이 된 고 김대중 대통령도 개천용의 상징이다.
요즘 개천에서 용이 날 확률은 거의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논문에 의하면 요즘 젊은 계층에서 계층상승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들이 힘이 들어도 외고나 과학고 특목고를 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단 고등학교를 잘 가면 대학도 잘 갈 것이고, 그리고 사회진출도 순적하게 잘 이루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개천용의 멸종위기가 확실히 도래하였다.
나의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머니는 시장에서
야채와 청과를 파는 노점상이 되셨다.
처음에는 가게도 없으셨고, 그저 어느 상가건물의 앞에서 장사를 하셨다. 부잣집 따님이 장사를 하니, 외가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래서 경제지원도 여러 차례 받았다.
심지어 내가 대학에 가서는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다.
어려운 형편에 대학생활을 지속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갈등이 되었다. 그런데 낮과 밥으로 불철주야 달리기를 했다.
공부하고 일하고, 일하고 기도하고
주경야독도 밥멋듯이 했다.
그런데 나의 경우 계층이동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사람다운 대우를 받으려면 공부를 피할 길이 없었다.
한국사회가 그렇다.
아버지가 없으니 아버지의 몫까지 감당해야 하니
나의 20대는 사실상 희망고문의 시기였다.
캠퍼스 라이프도 없고, 연애는 기대도 하지 못했다.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자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그래도 건강하여 버틴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30대 초반까지 계속 공부하고 일을 해 왔다.
지금이야 기반을 닦았지만, 아직도 나는 높은 계층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남들은 학원장이고, 연구소장이며, 대학강의교수면 성공한 것이 아니냐 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배고픈 사람이다. 그리고 높은 자리나 명예도 원하지 않는다.
이제와서 그런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개천에서 용나는 일이
있어지기를 바라는 것을 버려야 한다.
용은 큰 물에서 나야 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면 이미 대한민국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예전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변했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에서 지내는 것이
이상하게 어색하다.
그것도 천안 아산에 내려와 사니가 다행이다.
여기는 아직 개천이 남아 있어서,
작은 용들은 나오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서울이라는 것에 촛점과
표준을 맞추면 지방은 정말 죽을 맛이 된다.
지방은 지방대로 개천에서 용이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젊은이들을 보면 자꾸만 희망을 찾기 힘든 구조로
이 사회가 가고 있다.
솔직히 이를 지켜보는 부모세대도 힘들다. 안정추구하겠다고 공무원 시험으로 러시를 하지만,
이제 이 시험도 안정추구가 아니라,
끝모를 모험추구가 되고 있다.
안정을 바라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모험추구가 안정을 줄 수 있다는 역발상을 할 필요가 있다.
유태인 현대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먼저 사원이 되기보다 사장이 되라]
이것은 역발상이다. 나는 이 말을 이해를 못했는데, 막상 대표가 되어 보니 알겠다. 대표가 되면 대표마인드를 갖는다. 결국 마인드의 문제이다. 벤처정신을 가져야 한다. 지나친 안정추구보다 작은 실패를 겪을 지언정 모험추구를 하는 것이 더 성공에 가까울 것이다.
월급쟁이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월급은 안오르지만 물가와 부동산 그리고 교육비가 너무 올라서 못따라 간다"고 한다. 빚을 일년에 2천씩 지는 친구들도 있다.
이것이 젊은이들이 말하는 [헬조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친구들에게 과감히 버리고 떠나라,
그리고 멀리 여행을 다녀와라,
그리고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해라.
당장은 돈이 안되도, 신은 반드시 너희들을 도와 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다고 했으니....
이제 지긋지긋한 안정추구는 그만해라.
지겹지도 않느냐...
그런 말을 아직 듣는 친구들은 없지만,
최근에 몇명 생겼다.
카페를 차리기도 하고,
컨설팅일을 하기도 하고,
학원을 차리기도 한다.
갈비집을 오픈한 친구도 있다.
갈비집을 오픈한 친구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캘리그라피 20만원 상당히 액자를 오픈 선물로 주고,
20만원어치의 갈비를 먹었다.
그 친구에게 "나이 50이 되면 남자들은 방황한다. 아직 2-3년 남았으니, 큰 방황은 안하고 작은 방황만 하자. 축복한다"
그리고 자립하여 일어설 때까지 홍보도 해주고, 다른 지인들도 끌고 오고, 동문선후배도 끌고 올 테니 열심히 하자고 격려했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야 정말 고맙다. 내가 인생을 헛살지는 않았았구나"
이제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지났다면,
이제는 개천을 정화하여 이 개천에서 소시민으로 잘 살아야 한다.
친구들 사이에는 내가 일종의 멘토역할을 한다.
내 말이라면 이상하게 듣는 경향이 있다. 착각인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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